공원에서 웅진 세계그림책 213
앤서니 브라운 지음, 공경희 옮김 / 웅진주니어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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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에서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 공경희 옮김

웅진주니어



『공원에서』는 네 사람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공원에서 이루어지는 네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찰리의 엄마, 찰리, 스머지 아빠, 스머지가 공원을 어떻게 대하는지 사람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하는지 그린 그림책입니다. 하나의 그림책에 4가지의 이야기가 들어있습니다.

나무로 둘러싸인 길에서 두 명의 아이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붉은 나무들이 아이들을 덮칠 것 같이 가득 차있습니다. 나무 밑의 아이들은 그런 나무들 아랑곳하지 않고 이야기를 주고받습니다. 붉게 물들어 하늘과 주변을 덮고 있는 나무들과 아무렇지 않는 아이들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좋은 집처럼 보이는 곳에 살고 있는 찰리의 엄마는 반려견 빅토리아와 찰리를 데리고 공원으로 산책을 갑니다. 빨간 모자를 쓰고 부츠를 신고, 스카프에 장갑까지... 한껏 치장을 하고 나가는 찰리의 엄마입니다. 찰리의 모습도 단정합니다. 반려견 빅토리아도 깔끔한 개의 모습입니다.

빈틈이 없어 보이는 찰리 엄마는 세상이 너무 무서운 곳입니다. 더러운 개가 다가와도 싫습니다. 공원에서도 주변을 돌아보지 않습니다. 눈을 꼭 감고 벤치에 가만히 앉아 걱정 가득한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찰리가 말괄량이 어떤 아이와 같이 있는 모습을 보고 큰소리로 "찰리!"하고 부릅니다. 그리곤 집으로 돌아갑니다.



스머지의 아버지는 실업자이십니다. 밖으로 나가 일자리가 있나 살펴보러 나갑니다. 스머지와 개를 데리고 공원으로 갑니다. 가는 길은 삭막하기 그지없습니다. 가로등의 불빛은 꺼져있고, 거지도 보입니다. 나무의 가지들도 앙상하게 겨울을 연상시킵니다. 어깨가 축 처져 있는 아버지는 공원에서 신문을 보며 앞날을 걱정합니다. 아빠의 상황에서 희망이라곤 보이지 않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스머지가 기운을 나게 합니다. 가는 길 내내 즐겁습니다. 주변의 환경도 바뀌었습니다. 가로등은 꽃으로 되어 불이 환합니다. 사람들은 춤을 추고 있어 미래의 밝음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찰리는 엄마와 공원으로 산책을 나갑니다. 외롭고 소외되어 있는 찰리는 빅토리아가 친구가 놀고 있는 모습을 물끄러미 보며 자신도 재미있게 놀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스머지를 만나지요. 아이들은 미끄럼틀도 타고, 구름사다리에도 매달리고, 나무에도 올라가며 신나게 놀아요. 엄마의 부르는 소리에 집으로 가지요. 스머지와의 신나는 놀이를 다시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자꾸 공원을 돌아봅니다.



스머지는 아버지를 즐겁게 해주고 싶어 공원으로 가자고 합니다. 반려견 앨버트는 벌써 빅토리아 옆에서 알짱거립니다. 빅토리아 주인은 엄청 화를 냅니다. 그러다 찰리를 만나게 됩니다. 처음엔 겁쟁이 같았지만 좋은 애 같다고 생각합니다. 둘은 나중에 편해져서 더 신나게 공원에서 놉니다. 한바탕 신나게 놀고 난 후, 찰리에게 꽃을 선물 받습니다. 집으로 가져온 꽃을 컵에 꽂아 둡니다.




아이들은 찰리의 엄마가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말합니다. 공원에서 혼자 가만히 앉아있고, 찰리를 친구와 놀지 못하게 한다면서요. 찰리와 스머지가 친구가 되어 다행이라 말해요. 둘이 다시 만나 놀 수 있는지 물어봅니다. 자주 산책을 나가니 둘이 만나 수 있을 거라고 했답니다.

근심과 걱정이 많은 어른들과 달리 아이들은 천진난만합니다. 같은 또래의 친구에게도 스스럼없이 다가가 친구가 됩니다. 찰리의 엄마는 빨간 모자를 쓰고 있습니다. 『빨간 모자』그림책에 나오는 빨간 모자처럼 세상이 늑대들만 가득한 위험한 곳이라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한시도 찰리를 자신의 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합니다. 꼭꼭 싸매고 있는 옷이며, 한치 흩어짐이 없는 엄마의 모습에서 여유란 없어 보입니다. 답답하고, 앞뒤가 꽉 막혀있습니다. 그래서 찰리는 항상 엄마의 그늘에서 지내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친구도 사귀지도 놀지도 못하게 엄마가 항상 보호하고 있으니까요. 엄마는 찰리가 나쁜 무리와 놀다 나쁜 물이 들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외로워 보이는 찰리는 친구 스머지를 만나 다행입니다.

일자리가 없어 가난하게 살고 있는 스머지의 아빠는 누가 봐도 없어 보입니다. 앞으로의 날들이 걱정이 많은 아빠는 일자리를 찾아보려고 신문을 펼쳐 봅니다. 사회에서 쓸모가 없다는 느껴지는 순간 좌절과 경제적 어려움이 닥치게 됩니다. 소외되고 외로운 아빠의 무게가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그런 아빠를 기쁘게 해주고 싶어 공원으로 나가자고 하는 딸 스머지입니다. 딸로 희망이 보이는 아빠는 집으로 가는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찰리와 스머지는 공원에서 만난 친구입니다. 모든 것이 경계의 대상인 엄마 밑에 자란 찰리. 앞이 보이지 않는 실업자 아빠와 함께 살고 있는 스머지. 두 친구 자신의 처지가 어떤 모습인지, 친구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상관하지 않아요.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다가가 친구가 됩니다. 그리고 신나게 놀이를 합니다. 역시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경계를 무너뜨립니다. 친구와 함께하면 무엇을 해도 재미있습니다. 평소 할 수 없다고 생각한 일도 거뜬히 해냅니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자기 세계로 받아들이는 아이들입니다. 찰리가 건넨 공원에서 꺾은 꽃도 소중해 집으로 돌아와 컵에 꽂아 두는 스머지를 봅니다. 삭막한 세상에 꽃과 아이들이 있어 다행입니다.




※ 본 도서는 출판사에게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저의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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