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무
바두르 오스카르손 지음, 권루시안 옮김 / 진선아이 / 2021년 1월
평점 :
나무
바두르 오스카르손 지음 / 권루시안 옮김
진선아이

제이 그림책포럼 이벤트에 당첨되어 바두르 오스카르손 작가님의 『나무』를 보았습니다. 토끼 밥과 친구 힐버트가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밥은 나무를 보며 '저 나무 너머에 뭐가 있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 번도 나무 너머에 가본 적이 없어요.
그림책에는 큰 당근을 손에 꼭 쥐고 있는 밥, 망토를 하고 있는 밥의 친구 힐버트, 나무가 나옵니다. 과연 나무 너머에 무엇이 있을까요?


토끼 밥은 저 나무 너머에 무엇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하지만 한 번도 그곳으로 가보지 않아요. 친구 힐버트를 길에서 만나 나무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물어봅니다. 힐버트는 나무 너머에 가봤다고 이야기합니다. 나무 너머엔 나무랑 개랑 동물뿐이라고 이야기하지요. 재미없어서 더 먼 곳에도 다녀왔다고 이야기해요. 세계여행도 해보았다고 이야기합니다. 밥은 너무 놀라 자신의 당근을 떨어뜨립니다. 힐버트의 이야기를 듣던 밥은 이상한 점을 발견합니다. 항상 힐버트는 이곳에 있어요. 어떻게 세계여행을 갔는지 의아해 합니다. 힐버트는 세계여행을 하늘 높이 날아서 갔다 왔다고 이야기하지요. 무척 빠르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면서 망토를 들어 나는 시늉을 해 보입니다. 그래도 밥은 힐버트의 이야기를 믿지 않아요. 밥은 힐버트에게 한번 날아보라고 합니다. 하지만 힐버트는 금방 날고 와 힘들어서 안된다고 이야기합니다. 둘은 말없이 있다가 헤어집니다.

큰 당근을 꼭 쥐고 있는 토끼 밥은 위험한 일보다 현실에 적응해 사는 걸 좋아하나 봅니다. 나무 너머엔 무엇이 있는지 궁금해하지만 절대 가보지 않지요. 위험을 감수하지 않지요. 현실을 살아가는 어른들의 모습인 거 같았습니다. 상상의 세계에 빠져들기엔 현실 세계에 더 많은 것들이 있어요. 바쁘기도 하고요. 나무 너머를 바라보지만 그곳에 가기를 꺼려 합니다. 토끼 밥을 나무 너머로 가지 못하게 하는 건 무엇일까요? 나무 너머에 가면 당근을 빼앗길까 봐 못 가는 걸까요? 나무 너머까지 당근을 들고 가기엔 너무 무거운 걸까요? 나무 너머에 가려고 시도조차 하지 않아요. 생각만 하지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토끼 밥입니다. 현실에 안주하며 살고 있는 나의 모습을 보는 듯합니다.
힐버트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걸 좋아하는 듯합니다. 나무 너머에 갔는지 가지 않았는지 모릅니다. 토끼 밥에게 나무 너머를 지나 세계여행까지 다녀왔다고 합니다. 날기까지 하지요. 힐버트를 통해 아이들을 봅니다. 아이들은 현실에 존재하지만 종종 미지의 세계에 들어가 놀기도 하지요. 마음껏 하늘을 날기도 하고, 세계여행도 다니지요. 그리곤 다시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아이들은 순수하고 아름다워요. 욕심도 없지요. 그런 마음이 부럽습니다.
토끼 밥과 힐버트 둘의 세계는 다르지만 어떤 게 정답이 되진 않는 거 같아요. 토끼 밥은 현실에 충실하게 살아가며 자신의 당근을 지키고, 키우며 잘 살아갈 겁니다. 힐버트는 미지의 세계와 현실을 오가며 멋지게 살아가겠지요. 보통은 사람들은 힐버트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가끔 힐버트 같은 멋진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바두르 오스카르손의 깔끔하고 여백이 넘치는 그림을 보며 무한한 상상이 더해지는 듯합니다. 그림을 보며 정말 나무 너머에 미지의 세계가 펼쳐질 거 같아요. 재미없는 세계일 수도 있고, 다이내믹한 재미있는 세상이 펼쳐질지도 모릅니다. 어떤 세계가 보이시나요? 토끼 밥과 힐버트처럼 멋지고 재미있는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시길 바랍니다.
※ 본 도서는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