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
밀란 쿤데라 지음, 김병욱 옮김 / 민음사 / 199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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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에 읽은 책이라 자세한 내용은 기억이 안나도 지금까지 나의 동감을 이끌어낸 부분이 있다. 정보 통신의 바쁜 세상에서 느리게 사는 여유를 갖자는 그의 제안도 맘에 들었지만, 주제와는 약간 벗어날 지 모르지만 소설 속에서 그가 말한 목소리의 중요성에 대하여 나에게 새로운 것을 알도록 해준 책이 바로 밀란 쿤데라의 이 책 <느림>인 것이다.
한 인간의 호감과 말에 대한 권위를 부여하는데 있어서 그가 말하는 목소리와 더불어 말하는 속도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짧게 언급하고 있지만, 난 그때 내가 끌리는 사람들에게 어떤 공통점이 있나를 찰나 명확하게 인식을 했었다. 바로 목소리와 말하는 속도! 그것이 삼람들에게 있어 어떤 호감을 이끌어 내는지 작가는 너무도 정확하게 표현을 해 놓아서 맛 좋은 음식을 먹은 듯한 만족감을 느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현대에서 그렇게 느리게만 살 수는 없는 것처럼, 그가 왜 18세기의 낭만주의의 완연한 삶을 숭배하는지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흥분과 감상, 감동 뒤에 오는 것은 일말의 허탈이라는 것을 역사는 우리에게 잘 알려주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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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음식 백가지 1
한복진 지음 / 현암사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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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읽는 중이지만 너무나도 놀랍고 소중한 책이다. 그리고 내가 찾던 바로 그 요리책이기도 하고 소중히 간직하며 자손대대로 물려주며 알아야 할 책이라고 생각된다. 갓 결혼하여 막상 음식을 장만하려고 했을 때 그 흔하디 흔한 요리책이 별 도움이 되질 못했던 경험이 있다. 우리 음식에 대한 기본적인 상차림 음식들이 빠지고 그저 하나 하나의 요리들이 나열되어 있는 요리책에서 그 중 하나를 선택하여 만들어 보기란 그리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 책의 제1부에서는 우리가 먹는 밥, 죽, 면, 탕, 국, 찌개, 떡, 과자, 음료, 저장 음식 등 두고 두고 보면서 매일 매일 먹어야 하는 것들로 꽉 짜여져 있다. 비지찌개, 순두부 찌개, 된장 찌개, 청국장 찌개와 같이 우리가 매일 먹고 있지만(지금은 서구화된 식단으로 인해 꼭 그렇지도 않지만) 막상 초보자가 하기는 어려운 음식들이 자세한 요리법과 함께 나와 있다. 단순한 요리책의 차원을 넘어 음식의 역사와 철학을 함께 말하는 책인 것이다. 정말 가족의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신토불이 음식의 정통 조리법을 배울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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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도 힘이 된다
지성수 지음 / 나눔터 / 199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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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이 출간된지 좀 시대가 지난 후에야 이 책을 일게 되었다. 아마 동시대에 읽었다면 더 큰 감동이 밀려왔으리라. 하지만 양귀자님의 그 어떤 소설보다도 간결하게 내 마음을 파고 들은 소중한 소설이 되었다. 그 후 '박하사탕'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나는 다시 이 소설을 생각했다. 이유는 바로 고문장면 때문이었다.

'슬픔도 힘이된다'는 단편을 읽으면서 나는 얼마나 전율하고 무서웠는지 모르겠다. 마치 내가 고문현장에서 고문을 당하는 것 처럼, 그리고 내가 그 상황이라면 나는 과연 정신적으로 이겨낼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끊임없이 나를 괴롭혔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면서 소설을 읽었던 느낌이 배가 되어 나는 잠시나마 끔직한 기분에 사로잡혀 어쩔줄을 몰랐었다. 후... 여러가지 시대 상황을 담고 있으며 간결하고 신들린 듯한 그녀의 문체를 볼 수 있는 소설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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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
양귀자 지음 / 살림 / 199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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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그런적이 있었던 것 같다. 이 남자를 사랑하는 것 같기도 한데 계속 만나자면 불행해질 것 같기도 하고. 겁 많은 어린 시절 선택이 주어졌다는 것은 그래도 감사해야 할 일이었지만 무엇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백퍼센트의 확신과 이성만으로 해결되는 것은 없다고 나중에야 어렴풋이 감을 잡은 것도 같았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인간이 유토피아를 건설할 수 없다고 했다. 그 이유는 인간의 마음속에는 행복을 지향하는 것 만큼 불행을 갈망하며, 행복의 절정에 있는 순간에 다시 나락에 떨어지고 불행해지는 것을 자신도 모르게 지향하게 된다고. 그래서 이 세상에 인간의 낭만적인 유토피아를 건설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에 얼마나 위배가 되며 불가능한 것인가를. 사회를 개혁하려는 세력들은 터무니 없는 말이라고 하겠지만, 그리고 좀 위험하지만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 바이다. 그런 맥락에서 이 소설을 보는 내 의문은 그리 심오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그럴수도 있다는. 주인공의 선택하지 않은 사람과의 결혼이 꼭 행복하리만은 없는 것 아니던가.

인간이 추억에 빠져 판단이 흐려지는 것은 우리가 모두 경계해야 하는 것 이겠지만 어떤 것을 선택해도 인생은 그리 변하지 않는 다는 것이 내 관점이다. 그렇지만 수동적이진 않다. 어차피 정해진 운명이라면 이렇게도 덤비고 저렇게도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떨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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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은 우리의 밥이다
정재환 지음 / 현재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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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늦게 시작하신 학업에 열중하고 계시다는 소식을 들은 것 같은데 이런 책들까지 내시고 정말 훌륭하십니다.

정재환씨가 쓰신 책들중에서 처음으로 읽어 보았습니다. 솔직 담백하게 써내려가신 글들에서 얼마나 우리말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계신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평소에 저도 텔레비전에 나오는 자막이나 출연자들의 대화 등을 보면서 어처구니가 없는 자막이나 말실수들에 대하여 좀 더 성의 있는 방송을 기대했던 것이 한두번이 아니었답니다. 특히 자막은 그렇게 대충쓰려면 아예 쓰지나 말던가... 할때가 한두번이 아니었었죠. 그런 제 심정들을 대변해 주시는 것 같아서 속시원했던 면도 있었구요. '떼 노은 당상'이란 표현을 '따 놓은 당상'이 맞다고 잘못 방송하신 내용 등을 정직하게 인정하고 다시 정정하는 모습 등에서 다시 한번 우리말에 대한 사랑을 느꼈답니다.

그리고 저도 '기장'이 일본말인줄 알았는데, 순우리말이라니 사용하기 편한 그말들을 적절히 사용해야 겠습니다. 작가의 우리말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에 감사함을 느꼈답니다.다른 방송인들의 말실수들도 많이 지적해 주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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