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그림책과는 다른 감성과 분위기를 지닌 책!내 안의 욕구를 따라서만 행동하면 어떻게 되는지 독특하게 풀어낸 책!동시에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는 책이라 독후활동으로 토의하기 좋은 책!내가 가져본 그림책 중 제일 예쁜 표지를 지닌 책이다. 표지를 보니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속 '멘들스' 케이크 포장상자가 떠올랐다. 대체 어떤 내용을 품고 있을까 궁금했는데 내용은 내 예상과 사뭇 달랐다."어서오세요.여러분의 완벽한 식사를 위한 곳,레스토랑 핑크입니다."시작과 끝을 함께 보면 이 책의 독특함이 와닿는데, 첫 장면은 잘 정돈된 깔끔한 레스토랑 풍경을 담고 있지만 마지막에는 엉망진창이 된 레스토랑을 보여준다. 상반된 두 장면에서 똑같이 우리를 환영하는 레스토랑 지배인. 손님들이 다녀간 후 레스토랑이 엉망이 된 게 마치 늘상 있는 일인듯 싶다.레스토랑 핑크를 방문한 손님들은 '고객 맞춤형 식사'를 제공받는다. 주문서에 메뉴와 특별요청 사항을 적어서 내는데, 레스토랑은 그 요청사항을 그대로 들어준다. 온갖 고객들의 요구를 다 들어주게 되면서 고객들 사이에 갈등, 다툼, 혼란 등이 발생하며 레스토랑에 난리가 난다. 하지만 지배인을 비롯한 레스토랑 직원들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 이 그림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일까? 아이들에게 어떤 교훈/깨달음을 주고 싶었을까? 처음에는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 잘 안 느껴져서 어떤 의도로 쓰인 책일까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다가 책 맨 뒷장에 있는 작가의 말을 보았는데 모든 게 이해되었다. 자신이 원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해야 직성이 풀리는 아이들이 있다. 어릴수록 그렇다. 저학년의 자기중심적 사고방식은 자연스러운 발달단계에 따른 특성이다. 그렇지만 자기중심성이 과한 아이들이 있다. 그런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모두가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할 때 어떻게 될지를 아이들의 시각에서 쉽게 그려질 것 같다. 말로는 설명해주기 어렵고, 그렇지만 꼭 짚고 넘어가야하는 부분이고, 하지만 자칫 잔소리로 여겨질 수 있는 부분인데 이 책은 아이들이 자기중심적 태도가 과해지면 어떤 문제가 생길지 쉽게 이해할 수 있게 그려냈다. 처음에는 작가의 의도를 잘 찾지 못해 책이 조금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이렇게 인상 깊은 그림책도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자기중심성이 강한 저학년 아이들(특히 1학년 1학기에)과 이 책을 함께 해석하고 토의하며 읽을 수 있는 중학년 아이들에게 추천합니다. 중학년 아이들에게는 주문서를 함께 고쳐보며 어떤 조건을 붙이면 좋을지 생각해보는 활동도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