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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부기의 1024가지 학교 가는 길 ㅣ 웅진 우리그림책 134
김지영 지음 / 웅진주니어 / 2025년 2월
평점 :
🎒 아직은 학교가는 길이 무서운 1학년 어린이에게 추천합니다!
🎒 1학년 수학 : 한 자리 수 덧셈과 연계하여 수학적 흥미 유발 가능해요!
1학년 아이들은 처음 다녀보는 학교라는 공간에 적응하는 게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 병설유치원에 다녔던 아이들을 제외하면 1학년의 시선에서 보는 학교는 너무 크고, 사람도 너무 많고, 시끌벅적 무서운 곳이다. 그래서인지 넘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살면서도 학교에 혼자 못 오고 1학년 2학기까지도 부모님 손을 잡고 등교하는 아이들도 많다.
끄부기는 엄마와 함께 등교하다가 처음으로 혼자 등교하게 된다. 항상 엄마랑 가던 그 길, 한 길로 가다가 친구를 만난다. 친구와 함께 엄마랑 가던 길이 아닌 새로운 길, 바로 지름길로 등교하는 끄부기. 그 과정에서 동굴도 지나고, 폭탄길도 지나며, 놀이터, 건물들을 지나 결국 1024개로 늘어나버린 길 속에서 끄부기는 길을 잃고 만다. 간신히 친구들을 만나 다시 학교로 향하는 끄부기! 다음날 엄마는 꼭 한길로 가라고 당부하지만 끄부기는 결국 또다시 지름길로 가버리고 만다.
1학년 담임을 하다보면 아이가 1분이라도 지각하면 신경이 곤두선다. 혹시 넘어진 건 아닐까, 길을 까먹었나? 울면서 오는 건 아닐까, 혹시 나쁜 사람이?! 온갖 생각이 들어서 바로 학부모님께 연락해보면 "네에?! 우리 아이 출발한지 한참 됐는데요?" 놀라시는 경우가 있다. 한 5분 정도 지각한 1학년 꼬마 학생, 왜 늦었냐고 물으니 꽃도 구경하고 나비도 구경하고 새도 구경하느라 늦었다고 한다. 8살짜리의 대답을 듣고 황당하면서도 정말이지 너무 깜찍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끄부기도 딱 그런 1학년 아이 같다. 등굣길에 오만상상을 다하며, 보도블럭 색깔을 골라 밟으며, 횡단보도를 건널 땐 용암을 피하듯 흰 색만 밟으려고 점프를 하는 1학년 아이. 거기에 수학까지 자연스럽게 더해지니 너무 흥미진진하고 사랑스러운 책이다.
1학년 아이들은 끄부기의 마음에 훨씬 잘 공감하며 읽을 것 같다. 동시에 끄부기처럼 학교 가는 길이 재미있을 수 있다는 걸 느끼고 학교에 대한 긴장감을 낮출 수 있다. 1학년 아이들과 꼭 함께 읽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