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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속삭임 ㅣ 노는날 그림책 42
모르간 벨렉 지음, 박재연 옮김 / 노는날 / 2026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여름이라는 계절 속에서
우리는 참 다양한 모습의 물을 만납니다.
지붕 끝에서 똑-똑-똑 떨어지는 빗방울,
바위 사이를 졸졸졸 흘러가는 냇물,
깊은 나무 뿌리로 스며들어 초록 잎사귀까지 퍼져나가는 빗물,
그리고 새벽녘 가벼운 연기처럼 피어오르는 물안개까지.
아이의 첫 기관 여름방학, 문득 그날의 장면들이 떠오릅니다.
우산도 없이 아이 손을 잡고 마음껏 빗속을 거닐던 날,
물놀이터에서 시원하게 물보라를 일으키며 꺄르르 웃던 날,
뙤약볕 아래에서 얼음 동동 띄운 음료를 함께 삼키던 순간,
그리고 달리는 차창 밖으로 길게 흘러내리며 흔적을 남기던
투명한 물방울들까지.
아이와 차곡차곡 쌓아온 그 여릿하고도 강렬한 추억들이
책 속 아름다운 화폭 위에 고스란히 담겨 있어,
읽는 내내 이 여름이란 계절을 회상하였습니다.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
1️⃣ 색연필로 채워 넣은 따스하고도 감각적인 여름의 온도
색연필 특유의 결이 고스란히 살아있으면서도,
‘정말 색연필만으로 그려낸 걸까?’ 싶을 만큼
감각적인 여름의 느낌이 가득합니다.
재료 본연의 포근한 온기 덕분에
무더위 대신 기분 좋은 청량함이 느껴집니다.
올여름이 다 지나가기 전, 혹은 스쳐 지나간 여름을
다정하게 추억하며 아이와 마주 앉아 읽기 좋습니다.
2️⃣ 매 페이지마다 마주하는 한 편의 예술 작품
책장을 넘기고 또 다시 들춰볼 때마다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참 근사한 예술 작품집 같다'는 점입니다.
레플리카로 출시된다면 몇 장이고 사서
집안 곳곳에 붙여두고 싶을 만큼요.
이 그림책은 마치 여름의 햇살을 가득 머금고 있는 듯합니다.
내리쬐는 볕뿐만 아니라
피부에 반사된 햇빛, 나뭇잎 사이로 부서지는 햇빛,
유리 잔을 투영해 반짝이는 빛까지
다양한 조도를 감각적으로 전달합니다.

3️⃣ 아이의 눈높이와 어른의 추억을 이어주는 다정한 이야기
누구나 가슴속에 품고 있을 여름의 조각들을 불러일으킵니다.
저 역시 나의 어린 시절과
내 아이와 함께 만든 수많은 여름날이 겹쳐지더군요.
특히 창문에 기다란 궤적을 그리며 흘러내리는
빗방울 장면에서 오랜 시간 시선이 머물렀습니다.
어릴 적부터 차창에 붙은 빗방울의 이동 경로를
가만히 바라보는 것이 습관이 되었지요.
이제 ‘올여름엔 또 어떤 추억을 아이에게 선물할까?’
설레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는 부모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