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ㅣ 삶에서 온 그림책 5
마이클 로젠 지음, 벤자민 필립스 그림, 류수빈 옮김 / 불광출판사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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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포럼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참혹함 너머의 희망을 이야기하는 홀로코스트 실화, 그림책 <그날>
제2차 세계대전, 인류 역사상 가장 어두웠던 홀로코스트의 비극 속에서 
기적처럼 살아남은 생존자의 실화가 담담한 그림책으로 나왔습니다.

이 책은 시작부터 저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첫 책장을 펼치면 마주하게 되는 면지는 온통 차가운 벽돌담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 거대하고 끝없는 담벼락 안에 갇혀 
한 줄기 빛조차 보지 못했을 수많은 사람을 생각하니, 
책을 읽기도 전에 가슴을 짓누르는 답답함과 슬픔이 확 몰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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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이 마음을 뒤흔드는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담담함'에 있습니다. 
주인공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은 비극적인 그날의 기억들을 
담담한 어조로 늘어놓습니다.

 나치에게 끌려가 수용소의 차가운 벽에 갇히던 날.
 하루하루를 견뎌내며 탈출을 위해 비밀스럽게 터널을 뚫었지만, 
끝내 발각되어 더 깊은 절망의 땅으로 실려 가던 일.
 또다시 목숨을 건 탈출을 감행했지만, 결국 사랑하는 아버지와 헤어지게 된 일.

몰아치는 수많은 사건과 깊은 아픔들을 토해내지 않고 
차분히 풀어놓는 서사 구조가, 
읽는 이의 마음을 더 먹먹하고 아프게 파고듭니다.

그러나 이 그림책이 우리에게 건네는 것은 슬픔만이 아닙니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절망 속에서도 하루하루를 묵묵히 견뎌내고, 
서로의 손을 잡으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그리고 그 끈질긴 삶의 태도는 시대를 넘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잔잔한 위로와 단단한 힘을 전해줍니다.



홀로코스트라는 거대하고 무거운 역사적 비극을 
아이들에게 처음 들려줄 때, 부모로서 고민이 깊어지기 마련입니다. 
이 책은 그 참혹함 자체에 매몰되기보다, 
인간이 가진 '살고자 하는 의지'와 '끝내 피어나는 희망'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 나눌 수 있게 해주는 참 고마운 그림책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역사의 아픔과 함께, 인간 존엄의 위대함을 심어주고 싶을 때 
꼭 함께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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