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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자의 안녕한 하루
뤼시 린드만 지음, 다니엘라 코스타 그림, 장한라 옮김 / 도토리별 / 2026년 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루이자의 하루는 아침 일찍 자신을 깨우러 온 엄마와 함께 시작됩니다. 여느 가정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일상의 풍경이죠. 스스로 옷을 갈아입고 학교에 가며, 하교 후에는 엄마와 동물원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집에 돌아와서는 아빠가 만들어준 달콤한 크레페를 먹고, 다 함께 보드게임을 즐기다 평온하게 잠이 듭니다.
평범하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루이자네 가족. 이들에게 살짝 다른 점이 있다면 루이자의 부모님이 앞을 볼 수 없다는 사실뿐입니다. 장애를 결핍이 아닌 하나의 '삶의 방식'으로 그려낸 이 책을 추천합니다.

이 책을 추천하는 3가지 이유
1. 장애를 강조하기보다 '일상'을 먼저 보여준다는 점
이 그림책은 부모님의 시각 장애를 특별한 결함으로 묘사하거나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습니다. 그저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아이를 사랑하고, 요리를 하고, 여가를 즐기는 '부모님'의 모습을 담백하게 보여줍니다. 장애라는 안경을 벗고 한 가족의 삶 자체를 바라보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2. 사회적 시선을 아이의 유쾌한 방식으로 꼬집는 점
동물원에서 오랑우탄을 구경하던 루이자와 엄마를 한 할아버지가 빤히 쳐다봅니다. '동정' 혹은 '호기심' 섞인 어른의 불편한 시선을 느낀 루이자는 당황하는 대신, 할아버지를 향해 익살스러운 오랑우탄 흉내를 내버립니다. 아이의 무구한 대응에 도망치듯 자리를 피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은, 우리 사회가 약자를 대하는 태도를 되돌아보게 합니다. 아이들에게는 편견 없는 태도를, 어른들에게는 반성의 기회를 주는 대목입니다.
3. 진정한 사랑은 눈이 아닌 '마음'으로 닿는다는 것
우리가 누군가를 깊이 사랑할 때, 굳이 눈으로 확인하지 않아도 그 존재를 온전히 느낄 수 있습니다. 루이자의 부모님은 보이지 않아도 아이의 발자국 소리 하나로 오늘의 기분을 알아차리고, 손끝에 닿는 온기만으로도 루이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이해합니다. 사랑은 외형이나 시각적 정보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향해 열려 있는 예민한 감각과 마음의 결에서 완성된다는 사실을 일깨워 줍니다. 보이지 않기에 오히려 더 세밀하게 서로를 살피는 루이자 가족의 모습은, 바쁜 일상 속에서 정작 소중한 이들을 '제대로' 보지 못하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진정한 관계의 의미가 무엇인지 묵직한 울림을 전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