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은 사다리 타기
강신일 외 지음 / 아임스토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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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이 책은 2021년부터 한겨레 아카데미와 씨네21이 주관한 '리더들을 위한 명리수업'에 모인 7명의 수강생들이 강의로 그치지 않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엮어 만든 책이다.

광고회사, 공학박사, 증권사, 변호사, 카피라이터, 한겨레신문 노조위원장, 일본과 싱가포르 등 해외 기업 경력자 등 다양한 일을 하고, 했던 7명이 명리학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독자에게 공감을 일으킨다.

맨 처음에 나온 강신일씨의 이야기는 휘몰아치듯 나의 내면을 들쑤셨다.

사람은 누구나 앞길이 보이지 않을 때, 익숙하지 않은 방향으로 가야 할 때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기 마련이다. 나 역시 그랬다. 그저 내 인생이 어떻게 흘러갈지, 무엇을 더 준비해야 할지 알고 싶었다. 이 작은 호기심이 ‘명리학’을 배우게 했다.」

강신일님의 이야기처럼 안좋은 상황이 생기면 많은 사람들이 미래를 알기 위해, 내 선택이 옳은지 알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할지 알기 위해 그외에도 다양한 이유로 심리적 위안을 찾는다.

누군가에겐 그 위안이 종교가 될 수도 있고, 또 누군가에겐 '사주'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뭔가 아쉬움이 있고 부족하다고 느끼는 경우 “2% 부족하다”는 말을 습관적으로 사용한다. 어떤 일이나 기대에 못 미칠 때나 일 처리가 미흡할 때 지적 반 농담 반으로 자주 언급되기도 한다. 그래서 2% 부족은 아쉬움과 서운함을 담고 있는 숫자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대체로 완벽에 가까워지려는 욕구가 강하다. 그래서 98%라는 높은 성과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남은 2%를 채우기 위해 쉼 없이 질주한다. 부족함에 대한 미련과 집착이 결국 자신과 타인에 대한 불만족으로 이어지거나, 애써 이루었던 98%마저 무용지물이 될 때도 있다.」

제일 공감이 가고 위로와 위안이 된 이야기는 강안나님 이야기다.

학생일 때도 졸업 후 직장인이 되었을 때도 조금만 더 잘 할 수 있었을텐데 하고 자책하거나, 주변에서도 조금 더 좋은 방향이 있지 않을까? 좀 더 성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하며 채찍질한다.

하지만 회사에서 학교에선 완벽을 추구한다고 생각한다.

여러 설문에서 나온 결과를 보면 일 못 하는데 착한 상사보단 성격 더러워도 일 잘하는 상사를 원하는 것 처럼.

완벽하지 않음을 인정하는 것은 패배가 아니라, 인간다움을 인정하는 것이다. 인생의 여백을 받아들이는 것은 삶의 자연스러운 부분이며, 이를 통해 우리는 더 여유롭고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다.」

그렇게 좀 더 좀더를 외치다 보니 어느새 개성 없는 '검정 롱패딩'같은 사람이 되고 있다고 느껴졌다.

그렇게 '검정 롱패딩' 무리 속에서 튀지 않고 묻혀서 어울리라는 분위기와 나의 개성을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충돌이 생겼을 때 김대중님의 글을 읽었다.

비슷하지만 다른 경험을 한 나를 되돌아 봤다.

회사를 위해 나를 위해 그리고 같이 일하는 동료를 위해 했다고 했던 나의 행동은 나를 회사의 문화에 어울리지 못하는 '아웃사이더'가 되어있었다.


나는 직장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 간의 약속을 존중하지만, 동시에 개인의 선택권 역시 중요한 가치로 여겼다. 각자가 자기만의 방식으로 팀에 기여하고 좌화를 이루는 것이 조직의 힘을 키우는 데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나의 이런 믿음과 행동이 때로는 이질적으로 보일 수 있음을 알고 있었지만, 나만의 기준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렇게 처신했을 뿐이었다.

김대중님이 추구한 방향과 내가 추구한 방향이 다르지 않았지만 결과가 다른 이유를 생각해봤다.

제일 다르게 느낀 점은 존중과 이해였던 것 같다.

김대중님은 상대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이야기 했지만, 되돌아보니 나는 '내 생각은 이런데 이게 옳은 것 같아. 앞으로 그렇게 해줬으면 좋겠어.' 가 더 강했던 것 같다.

회사에 어울리지 못한 건 결국 나의 태도가 아니었을까? 하며 나를 되짚어 볼 수 있었다.

꼭 직장생활이 아니더라도 일이 잘 안풀렸을 때 누군가에게 기대게 되는 마음, 조급한 마음이 너무 잘 드러나서

나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과거 친구들과 유명하다는 점집에 가서 사주를 본적이 있다.

태어난 시를 정확히 몰라서 대략적인 시와 생년월일로 봤었다.

그때 선생님께선 나의 관상과 사주를 봐주시며 돈이 밖으로 새는 관상이 아니며 평생 돈으로 걱정 할 사주는 아니라고 말을 해주셨다.

그 말을 듣고, 몇일 뒤 어처구니없게도 내 인생에서 가장 큰 돈을 잃었다.

그 이후로 사주를 보지 않았었다.

이 책을 읽고 생각해보니 그때 당시 나는 내 사주가 돈이 새지 않는 다고 하니 잃을 것도 없겠지! 라고 생각하고

그냥 흐르는대로 따라간 것이 아닐까 싶다.

나는 정해진 운명이 있다고 믿지는 않는다.

정말 운명이 있다면 내가 돈을 잃지 않았을거라고 생각한다.

운명은 내가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떻게 걸어나가냐에 따라 결정된다.

내 사주가 이렇다, 내 관상이 이렇다. 하고 그냥 맹목적으로 믿으며 흘러가면서 사는 건 위험하다.

이 책의 여러 저자들의 이야기처럼 인생의 여러 선택의 순간이 왔을 때 어떤 선택을 할지 그리고 명리학을 통해 자신을 한번 더 되돌아 보기 좋은 시간이었다.

나중에 정확한 시를 들고 사주를 다시 한번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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