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라 - 시사만화로 엮은 MB 4년의 현대사
손문상 외 3인 그림, 유한이 글 / 헤르츠나인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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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다! 이런 일도 있었지!˝ 하면서 무지막지한 속도로 읽다가 마지막 페이지에서 울컥했네요. 많은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는 책이 바로 요런 책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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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붙잡는 여자들의 1% 비밀 - 10년차 워킹맘이 욕심 있는 후배들에게
권경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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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가지 조언, 0가지 전략 등 핵심 내용을 군데군데 정리해 놓았는데, 그것만 봐도 저자의 특별한 노하우가 따로 없다는 걸 알 수 있어요.1%비밀이 아닌, 그저 어렵사리 직장생활 하고 있는 여성의 현실을 개괄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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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향한 알싸한 프러포즈 일인시위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1
사이시옷 지음 / 헤르츠나인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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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무엇인가><분노하라> 그리고 <일인시위>는 나에게 한 권의 책처럼 읽혔다. 나는 늘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분명한 답을 찾기를 원했고, 이 세 권의 책은 하나의 목소리로 정답이 될 수도 있는 중요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를 테면 좋은 세상이란 어떤 것인지, 이를 위해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떤 불편을 얼마만큼 감당해야 하는지에 대해.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으며 저자 마이클 샌델이 던지는 무수한 질문에 대답하려 노력하는 대신, 나는 이 똑똑하고 영향력 있는 하버드대 교수가 어디쯤에서 자신의 ‘정답’을 이야기해줄 것인지 안달이 났는데 다행히 마지막에 다시 한 번 독일과 일본, 그리고 미국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그는 정체성에 있어서 개인주의는 틀린 것이라고 자기 의견을 분명하게 밝혔다. ‘독일은 2차 세계대전에 대해 타국에 사과해야 하는가’, ‘일본 역시 한국과 중국에 사과해야 하는가’, ‘미국의 백인들은 조상들이 저지른 흑인 차별에 대해 사과해야 하는가’. 마이클 샌델의 답은 ‘그렇다’였다. 이유는 간단했다. 나는 가족은 물론 사회의 구성원이고 역사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분노하라>는 그동안 내가 ‘정치적’이라는 말에 대해 갖고 있던 부정적인 인식을 어느 정도 걷어내 주었다. 덤으로 논쟁적인 사람에 대한 색안경도 벗어낼 수 있었다. <분노하라>의 저자는 93세의 노인 스테판 에셀로, 레지스탕스 운동의 일원이었던 그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정치적 목적을 위해 논쟁적이 될 수 있는 사람은 세계가 지금보다 나아질 수 있음을 긍정하고 희망하는 사람이란 걸 알았다.

그리고 <일인시위>. 이 책의 서두에서 홍세화는 세상에서 가장 적극적인 사람은 광신자와 사익을 추구하는 자와 극단주의자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공익을 위해 거리에서 일인시위를 벌이는 사람은? 일인시위가 그만큼 용기와 의지가 필요한 일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들은 모두 스테판 에셀처럼 자신의 작은 목소리로 세상이 좀 더 좋아질 수 있기를 희망하고, 마이클 샌델이 말한 정체성과 동일하게도 자신의 문제가 곧 사회의 문제임을 간파하고 있었다. 그들 앞에서 개인의 이익과 공동의 이익을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었다.

물론 그들에게 개인적인 사연은 있었다. 20대의 젊은 아들이 자살했고, 1년간 준비했던 임용고시를 볼 수 없게 되었고, 직장에서 쫓겨났다. 그러나 그들의 요구사항은 그들은 물론이고 삼성에서 근무하는 사람들, 삼성에서 근무하기를 희망하는 사람들, 임용고시 준비생들, 더 크게는 노동자라는 거창한 명칭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일 없는 보통의 근로자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것들이다.

세 권의 책을 읽고 ‘좋은 세상을 누리려고만 하는 걸까’ 하는 의문이 뒤통수를 쳤다. 평소에 프랑스를 동경해 왔는데, 환경미화원이 시위를 하면 한국사람은 길거리의 쓰레기를 보며 시위자들을 탓하고, 프랑스사람은 그 쓰레기를 주워다 정부기관 앞에다 쌓아둔다는 글을 읽었을 때도 ‘역시 프랑스!’라고 생각하고 말았다. 4대강 사업에 분통이 터지고 미국산 쇠고기 문제에 극도의 불안을 느꼈던 것을 떠올려보면 분명 ‘누리려고만’ 한 게 맞다. 프랑스 역시 오랜 논쟁과 시도 끝에 지금에 이른 것인데, 내가 좋은 세상을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은 해보지 못한 것이다.

부당함에 눈감지 않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선 <일인시위>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이 책의 주인공들에게 일인시위는 최후의 수단이었고, 그전에 편지쓰기, SNS 가동, 언론플레이 등의 활동이 있었다. 그러고 보니 폴렛 데일의 <대화의 기술>도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당당한 요구하기의 참고서가 될 수 있겠다.

시위 현장에 나서겠다거나 나서자는 얘기가 아니다. 다양한 의견을 말하고 수용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했는데 이를 위해 불편을 감수할 용의가 생겼다는 것이다. 이 세 권의 책을 읽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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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기회라니? - 두 남자의 멸종위기 동물 추적, 20주년 개정판
더글러스 애덤스.마크 카워다인 지음, 강수정 옮김 / 홍시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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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읽어본 적은 없지만, <마지막 기회라니?>의 표지 문구를 보며 더글러스 애덤스가 엄청 웃기는 작가인가 보다는 기대를 할 수 있었고, 정말 그랬다!

“내가 맡은 역할은 무슨 일이 벌어질 때마다 까무러치게 놀라는 무지한 문외한”이라고 자처하며 코믹 SF작가 더글러스 애덤스는 동물학자 마크 카워다인과 함께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찾아 세계 곳곳으로 떠난다. BBC 라디오 프로그램 제작을 위한 이 여행은 1985년에 시작되어 5년 가까이 진행되는데, 목적지는 마다가스카르, 코모도 섬, 자이르(콩고), 뉴질랜드, 중국 양쯔강, 모리셔스 섬이다.

“일이 이렇게까지 커질 줄은 정말 몰랐다”는 서두의 선언처럼 진지한 자의식 없이 시작된 것처럼 보이는 여정은 시종일관 계속되는 작가의 재치있는 서사에 탄력 받아 책을 읽는 속도에 채찍질을 가하는데, 그와 더불어 지금 이 순간에도 동식물의 멸종화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사실 또한 더해져서 마침내 책장을 덮을 때쯤엔 독자마저도 “이거 참 야단났다는 생각에 등골이 오싹해진다.” 이것이 이 책의 강력한 힘이다.

코믹한 에피소드 하나하나는 불편한 진실과 이어지는데 이를테면 코모도 섬에서 더글러스 애덤스는,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로 제공되는, 염소 한 마리를 줄에 매달려 코뿔소왕도마뱀에게 실어 보내 잡아 먹게 하는 행태를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었는데 이는 희귀종 보호와 맞물려 진행되고 있는 관광 산업의 빛과 그늘과 연결된다. 멸종 위기의 동물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현지인들에게 무작정 환경 보호를 주장하기보다는 경제적 이익이 되는 관광 산업을 위시해야 한다는 현실 말이다.

또한 감동적인 것은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더글러스 애덤스와 마크 카워다인이 세계 곳곳에서 실제로 만난 동물보호학자들이다. 그들은 촉각을 다투며 지금 이 시각 이후로는 영원히 사라질지 모르는 동식물의 종을 놓치지 않기 위해 그야말로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그들은 미친 사람처럼 일에 혼신을 다하는데, 그들이 직면한 문제의 심각성과 그것이 악화되는 속도를 온전히 이해하기 전까지는 조금 심람해 보일 수도 있다. 생태적인 차원에서 모리셔스는 전쟁지역이며, 칼과 리처드를 비롯한 활동가들은 최전방의 전투를 지원하는 야전병원 의사들인 셈이다.”

이동거리가 수만 킬로미터에 이르고 입출국 수속 절차가 결코 용이하다고는 할 수 없는 곳으로만 가는 데다가 관련 공무원들의 관료주의와 최소 세 번 이상은 갈아타야 하는 운송 수단 때문에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 자체가 매우 피곤한 일인 데서 생겨나는 우스깡스러운 상황들도 끊임없이 펼쳐진다.

“그러고도 한참 동안 미끄러지고 자빠지며 파도에 떠밀린 후에야 간신히 마크와 다른 사람들의 손을 붙잡을 수 있었다. 사람들이 나를 얼른 바위 위로 끌어올렸다. 입으로는 물을 뿜고 피를 줄줄 흘려대면서도 괜찮다고, 나는 그냥 어디 조용한 구석에 가서 죽을 테니 아무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

“마오쩌둥이 중국인민공화국의 건립을 선포한 그 자리에 서 있을 때 스피커에서는 <비바 에스파냐>에 이어 <하와이 수사대> 주제곡이 흘러나왔다. 어디선가, 누군가, 또 요점을 잘못 짚었다는 느낌을 털어버리기 힘들었다. 그게 내가 아니라고 장담할 수 없었다.”

한마디로, 실컷 웃다가 뒤통수가 징처럼 댕~ 하고 울리며 뜨끈해지는 느낌이랄까. ‘무척 재밌다, 그렇지만 뭔가 심상치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같은 것.

몸소 다급해지는 체험이 가득한 환경주의 책이자, 멋모르는 비전문가의 날카로운 시선이 친근하고 생생하게 펼쳐지는 사회운동 책. 이 책을 읽고 나서야 내가 독서 행위를 통해 아주 오래전부터 만나고 싶어했던 책이 바로 이런 식으로 교훈적인 책이라는 걸 깨달았다. 나와 유사한 만족감을 얻고 싶어하는 독자들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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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심리학 - 심리학의 잣대로 분석한 도시인의 욕망과 갈등
하지현 지음 / 해냄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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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심리학책다운 심리학책을 만난 느낌!
모처럼 만에 “분석”이 가미된 책을 만났다.

정신과 전문의, 라는 은밀한 느낌을 풍기는 매력적인 직업의 소유자가
나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몸 담고 있는 지금 이곳의 현상들을 분석해 준다는 것이 흥미롭다. 

정신분석학적 해설에 이어, 마지막에 추가되는 저자 자신의 입장 표명은 생각보다 신선한데, 그중에서도 지름신을 이 시대의 미륵불이라고 정의하는 부분에서는 웬일인지 기운이 솟았다. 그래, 맞다! 미래를 위해 희생하기보다 지금 이 순간을 즐기라고 말해주고 있으니깐.    

이밖에도 이 책에는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다가도 가끔씩 다방 커피가 그리워지는 이유, 사주카페를 찾는 사람들의 두 가지 이유, 조직 폭력배는 무서운데 누아르 영화는 보게 되는 이유 등 일상생활에 밀착된 이야기들이 밀도 있게 다뤄진다.       

사실, 이 시대를 “소통의 부재”, “자아의 두 얼굴”, “욕망의 가속도”, “관계의 소용돌이”라고 표현하고 있어 너무 어둡거나 절망스러운 얘기들만 들어 있을 거라 예상했는데 이상하게도 이 책을 읽으면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면서도 우리가 꽤 생기 있게 열심히 살아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아마도 <작가의 말>에 나와 있는 것처럼 저자에게는 비판의 눈초리보다는 동시대 사람들을 이해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 크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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