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태어나줘서 고마워

태어나줘서 고마워 - 고위험 임산부와 아기, 두 생명을 포기하지 않은 의사의 기록
오수영 지음 / 다른 / 2020년 5월

내가 오랜만에 읽은 책인 "태어나줘서 고마워"를 리뷰해볼까 한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알 것이다. 이 책은 슬기로운 의사생활 속 채송화의 롤모델이자 드라마 이우정 작가의 롤모델인 서울삼성병원 산부인과 교수인 오수영 선생님이 지은 책이다. 수십년간 산부인과 진료를 보며 다양하게 있었던 일들을 책으로 엮었다. 내가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팬이라서기도 했지만, 출산을 경험한 후 정말 아기에게 '태어나줘서 고맙다'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기에 망설임없이 이 책을 고르게 되었다.

책 속으로 들어가보면 대학병원 산부인과 교수로써의 삶은 매우매우 바쁘다. 물론 다른 의사들 또한 마찬가지겠지만 대학병원 산과는 특히나 고위험 임산부들이 몰리는 곳이기 때문에 1분 1초가 중요한 산모들이 많다. 이로인해 저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많은 시간을 병원에서 보내게 되고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새벽에 자다가도 병원으로 향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또한 중요한 약속이나 일정이 있을 경우에도 급한 콜을 받으면 총알택시를 타고 달려가는 일도 많은데 이 책에서 이런 내용들을 보면 의사란 정말 사명감 없인 이 일을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는 힘들게 임신이 되었어도 임신 유지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나이가 많을수록, 체구가 작고 마를수록, 또는 비만일수록, 난임 기간이 길수록, 여러번의 시험관 시술을 한 임산부일수록 산과적 합병증이 증가한다고 한다. 특히 이 책의 배경은 대학병원이기 때문에 고위험 임산부가 많아서 입원을 해야하는 사례가 많은 경우다. 임신 상태에 있을 때 몸이 좋지 않은 산모는 태아를 위해 절대안정을 해야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경우는 의사의 지시대로 무조건 입원을 해야한다. (하지만 의사 선생님 말을 듣지 않고 입원을 이런저런 이유로 미루는 산모들도 많은데 그런 산모들은 집에서 무슨 이벤트가 발생하면 태아와 산모가 위험에 처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 정말 앉아있는것도 하면 안될 정도로 열 달 간 아기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엄마들이 많다. 옛말에 '임신이 대수냐, 너만 애 낳았냐, 애낳고 밭도 갈았다' 이런 말들은 현대시대엔 어울리지 않기에 요즘 이런 말을 쓴다면 무식하단 소리를 들을 것이다. 2010년 <더랜싯>에 게재된 논문엔 2008년 181개국에서 약 34만 명의 모성 사망이 발생했다고 나온다. 즉 이 말은 승객 250명을 태운 항공기가 매일 3-4대씩 추락해 승객이 모두 사망한 수와 비슷하고 모성사망이 90초당 1명씩 발생하는 것과 같다. 이 정도로 임신과 출산이 가진 위험성이 크다.

또한 주위사람들 말들로 인해 피해보는 사례도 나온다. 어른들은 운동을 잘해야 아기를 순산한다고 한다.(나 또한 임신기간중 이 이야기를 엄청 많이 들었었다..그런데 담당 의사선생님께선 무리하게 움직이지 말라고 항상 말씀하셨다.) 이 책엔 만삭에 주위사람 말들로 인해 많이 걷기운동을 하다, 출산 후 약 두 달 간 정상적으로 보행하지 못하는 산모도 나오고 계단 운동을 하다 태반조기박리가 되어 사산된 경우도 나온다. 주위에서 하는 말들보단 담당 의사 선생님의 말을 듣자!!!!는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느낀점은 참 많다. 그 많은 느낀점 중 단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생명은 정말 소중하다."라는 것이다. 책에는 다양한 분만 사례가 나온다. '탯줄을 네 번이나 목에 감고 나온 아기, 네쌍둥이, 만성신부전 산모, 중증도 이상의 심각한 심장질환을 가진 산모, 기형아인걸 알고도 출산하는 산모' 등등.. 한 생명이 정상적으로 태어나기까진 엄청난 확률이라는걸 여러번 강조해서 말한다. 모든 임산부와 태아를 기본적으로 정상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365일 교통사고가 100퍼센트 발생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단다. 우리 모두가 이렇게 정상적으로 태어나는 것 자체가 우리에겐 귀하고 감사한 일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엄마의 뱃속에서 태어났기에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무엇보다도 이 책의 인세는 출생 전후 염색체 이상을 진단받고 삼성서울병원에서 태어나 치료받는 아이들의 치료비로 전액 기부된다고 하니 모두가 읽어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