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감정적인 사람입니다 - 이성을 넘어 다시 만나는 감정 회복의 인문학 서가명강 시리즈 30
신종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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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서가명강 시리즈 30권이 출간되었다. 이 시리즈의 서른 번 째 주인공은 바로,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하여 서울대 공부법, 엉덩이 공부법을 소개한 신종호 교수님이다. 우리는 보통 '감정적이다'라는 말을 부정적인 의미로 해석한다. 이런 표현이 혹여나 '감정'이라는 개념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기에 필자는 이 책을 통해 '감정적'라는 말을 재정의한다. 『저, 감정적인 사람입니다』는 '나는 왜 이렇게 감정적일까?'라며 근심하는 사람들에게 감정적인 건 전혀 이상한 게 아니며 자연스러운 거라고 타일러 주는 따뜻한 책 같다.

근대에 이르러 과학이 크게 진보함에 따라, 근대 철학에서는 이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인간 이성의 위대함이 강조되던 시대에 '감정'은 열등한 것이라 치부되기도 했다. 여기서 우리는 질문할 수 있다. 우리에게 이성이 더 중요할까, 감정이 더 중요할까? 어쩌면 '감정'은 통제해야 할 대상일 뿐이며, 그대로 표출했다가는 사회적 낙인이 찍힐 것 같은 걱정의 대상인 된 듯하다. 이에 대해 저자는 이성과 감정의 중요성을 저울질하는 질문은 마치 엄마가 좋냐 아빠가 좋냐의 질문처럼 가치 없는 질문이라고 한다. 우리에게 있어서 이성과 감정은 모두 우리 삶을 정의하는 중요한 요소이며, 특히 감정과 정서가 우리의 심리와 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우선 필자는 감정과 정서의 개념을 명확히 정리하여 구분한다. 감정은 '어떤 대상에 개인이 갖고 있는 일반적인 느낌 상태'를 뜻하고, 정서는 '특정 한경 자극에 의해 유발되어 일시적으로 유지되는 기분 상태'를 말한다. 그간 나는 이 용어들의 구분에 신경쓰지 않았는데, 알고보니 감정은 '정서'와 '기분'을 포괄하는 개념이라고 한다! 이를 토대로 생각해 보면, 우리는 살아가며 여러 환경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많은 자극을 받곤 한다. 우리는 살면서 필연적으로 정서를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정서를 잘 조절하고 표현하는 것은 나 자신을 위해서나 사회적 활동을 위해서도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 책에서는 이를 '정서 조절 능력'이라 칭하며 그 중요성을 강조한다. 저자는 효과적으로 정서를 조절하는 방법과 우리가 지양해야 할 잘못된 정서 조절 방법을 알려 준다.

이 책에서 '집단 정서'를 다룬 3부가 특히 인상 깊다. 집단이 공유하는 정서가 긍정적일 수도 있고 부정적일 수도 있다. 그러나 편견이나 차별 같은 부정적 정서가 집단 내에서 공유된다면, 그로 인해 발생할 부정적 결과 또한 커지기 마련이다. 그 예로 히틀러의 선동으로 인한 제2차 세계대전, 소수 집단에 대한 차별과 혐오 등이 있다. 그런데 특정 집단이나 대상에 대한 편견의 기저에는 불안이나 분노, 혐오나 공포 등의 정서가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정서, 특히 집단 정서가 개인의 사고와 행동에 크나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눈여겨 봐야 한다. 혹여 나는 편견을 가지며 누군가를 마음 속으로 배척하고 있진 않을까? 편견의 기반에는 부정적 정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유념하며 스스로를 점검하고 성찰할 수 있었다.

『저, 감정적인 사람입니다』는 감정에 대한 오해를 풀어주고, 우리가 지향하는 '행복'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 책이다. 더불어 집단의 관점에서 정서를 살펴 보며 차별과 혐오 같은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도 숙고할 수 있게 해주었다. 이 책을 읽고 여러 유익한 통찰을 얻은 것 같아 기분이 좋다. 감정과 정서를 느끼는 한 사람으로서, 모두에게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본 리뷰는 21세기북스의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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