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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이기고 자주 집니다만 - 중환자실 간호사가 전하는 속깊은 고백
김혜진 지음 / 미다스북스 / 2024년 12월
평점 :
🩵 #가끔이기고자주집니다만 리뷰
이 책은 단순한 수기라기보다는, 작가님이 걸어온 우울 극복의 기록이자 동시에 독자들에게 전하는 다정한 편지이다. 책 속에는 작가님이 직접 겪은 아픔과 그 과정을 통해 배운 것들이 솔직하게 담겨 있고, 그 사이사이에 병에 대한 이해를 돕는 설명과 대처 방법이 함께한다. 덕분에 글이 무겁게만 다가오지 않고, 현실적인 도움이 되는 안내서처럼 읽혔다.
특히 정신건강의학과 방문이 낯설거나 두려운 이들에게 작가님의 경험담은 좋은 길잡이가 된다. “괜찮은 척해야 하는 때라면 더더욱 병원에 갑시다”는 문장은, 스스로 상태를 혼자 판단하고 방치하는 대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도 된다는 용기를 전해준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책 전체를 관통하는 따뜻한 응원과 격려였다. 어떤 날에는 가볍게 산책을 권하고, 그럴 기력조차 없다면 그냥 이불 속에 머물러 있어도 괜찮다고 말해준다. 그 작은 문장들이 독자의 마음을 단단히 붙잡아주고, ‘나도 살아낼 수 있다’는 희망을 북돋워준다.
읽는 내내 나도 작가님을 응원하고 싶어졌다. 그리고 동시에 내 마음속의 작은 상처들과도 다정히 마주할 수 있었다. <가끔 이기고 자주 집니다만>은 결국, 버텨내며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건네는 위로의 손길이었다.
✍ 나의 마음에 와닿았던 글귀들
❝ 우울증은 ‘우울한 기분’이나 ‘흥미/즐거움의 상실’을 포함하여 2주 이상 증상이 지속될 때 진단을 내릴 수 있다. ❞ — p. 19.
우울감과 우울증은 같지 않다
❝ 괜찮은 척해야 하는 때라면 더더욱, 병원에 갑시다. 스스로의 상태를 혼자 진단내리지 말아요. ❞ — p. 25.
병원 무서워 말아요☺️
❝ 비오는 새벽, 짧은 편지
오늘은 새벽부터 비가 오네요. 저는 오랜만에 쉬는 날이라서 기분이 나쁘지 않습니다. 당신은 오늘 어떤 하루를 보낼 계획이신가요? 만약 특별한 계획이 없다면, 조심스럽게 집 주변을 산책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나도 알지 못했던 내 주변의 삶이 녹아 있는 곳 말이에요. … 그럴 기력조차 없다면 포근한 이불에 잠겨도 좋아요. 그저 잔잔히 행복한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 — p. 63.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아보라는 따스한 편지
❝ 저를 다시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고장난 인간입니다. 그럼에도 살아가고 있어요 ❞ — p. 127.
고장난 인간이어도 괜찮아. 하지만 하루하루 잘 살아가고 있고, 살아내고 있어 :)
❝ 세상에서 내가 제일 우울한 것 같았지만 그건 아니었다.
타인에게 말하지 못할 우울이더라도, 스스로에게는 솔직했으면 좋겠다. 다만 당신에게 바라는 하나는 언젠다는 털고 일어나주었으면 하는 것. 아무 길바닥에나 퍼질러 앉았다가도 준비가 되면 다시 천천히 걸으면 된다는 걸 알았으면 한다. ❞ — p. 158.
나만 힘든 거 아니야, 다른 사람들처럼 그저 찬찬히 살아내면 돼
❝ 당신이 잔잔히 행복하길 바란다. 늦은 오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보이는 노을이 예쁘다는 이유로 느릿하게 걸을 수 있는 평안을 갖기를. 멈춰서서 사진 한 장 찍을 수 잇는 여우를 가질 수 있기를. 무엇보다 당신이 누군가에게 행복을 빌어줄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겠다. ❞ — p. 155.
잔잔한 응원의 메시지
❝ 당신 또한 버텨내는 인생일지라도 가끔은 완연하게 웃을 수 있는 날이 있기를. 살아내는 당신, 안녕하기를. ❞ — p. 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