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34(완결)



내 이름?

에드워드 컬렌

나이?

108

벨라?

나의 태양 나의 공기 나의 전부 벨라



 

 

“벨라...제발 벨라..”


 

벨라의 숨소리가 점점 작아지고 있다. 결국 난.. 벨라를 구할 수 없다. 결국 난..

벨라를 죽일 것이다. 꿈이 아닌 현실 이었다. ‘그것’이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웃어 댔다.


 

“흑.. 에드...워..드.."


 

벨라의 눈에서 눈물이 쏟아졌다. 제발 벨라.. 벨라의 심장 소리가 작아지기 시작했다.


 

“벨라..미안해 벨라..”


 

난 벨라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벨라의 온기가 사라지고 점점 차가워 졌다. 벨라는

감기는 눈을 뜨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눈동자로 나를 찾고 내 모습을 눈으로 어루만져

주었다. 벨라의 눈에선 눈물이 계속 쏟아져 나왔다.


 

“에..드워..드..”

“그만말해 벨라.. 칼라일..칼라일..!”


 

난 칼라일을 불렀다. 시선은 벨라에게 고정된 체로 칼라일을 불렀다. 칼라일은 나에게

뛰어왔고, 벨라의 손목을 잡았다. 그리곤 입술을 깨물었다.


 

“에드워드..”


 

칼라일이 말을 잊지 못했다. 난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제발..칼라일..”

“미안하구나..에드워드..”

“아....아!!!!!!악!!!!!!!”


 

난 벨라의 품에 내 얼굴을 묻고 소리를 쳤다. 진작.. 벨라의 말을 듣고 그녀를 변화시켜

주지 못 한 걸 후회했다.


 

“사..랑해...에드...”

“나도 사랑해 벨라..미안해 벨라...”


 

벨라가 희미하게 웃었다. 벨라가 숨을 쉬기 위해 신음을 흘렸다. 그리고 벨라는 더 이상

눈을 뜨지 못했다. 나의 벨라.. 난 결국 벨라를 지켜내지 못했다. 결국 내 손으로 벨라를

죽이고 말았다. 나의 모든 것을 내 손으로 끝내고 말았다. 내 눈은 황금색으로 빛이 났다.

그 풀리지 않던 갈증은.. 벨라로 인해 멈췄다. 참을 수 없었던 욕구는 이제 아무렇지도

않았다. 하지만 가슴은? 마음은? 나는? 사랑하는 여인을 내 손으로 죽인 파렴치한 살인자

저주받은 뱀파이어, 용서 할 수 없는 에드워드 컬렌. 그게 지금의 나였다. 난 차갑게 식은

벨라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차가운 벨라의 볼에 키스를 하고, 파랗게 식어버린 벨라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벨라의 하얗게 질린 목엔 선명한 나의 이 자국이 있었다. 난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멍하니 벨라만 바라보고 있었다. 차라리 내가 벨라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랬다면, 벨라는 지금 쯤 행복 했겠지? 지금 쯤 숨을 쉬며, 학교에 가고, 공부를 하고,

친구들과 함께 있었겠지? 나만 만나지 않았더라면.. 난 왜 이렇게 불행만 안고 다닐까?


 

“에드워드..”


 

앨리스가 다가왔다. 살며시 내 어깨를 감싸 안아줬다. 앨리스의 어깨가 가늘게 떨렸다.

난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처참한 결과를 나았다. 벨라를 살리기 위해 이별을 택했지만,

그건 결코 답이 아니었다. 내 선택이 어떻든 벨라와 난 서로 없으면 살지 못했다.

나의 이기적인 생각이 결국 벨라를 끝으로 몰아냈다. 난 다시 벨라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벨라.. 곧 따라갈게..”

“에드워드!”


 

내 말을 들었는지 칼라일이 소리쳤다.


 

“약속 했잖아요..칼라일.. 내 ‘소원’을 들어 줘야죠.”


 

난 벨라에게 시선을 때지 않았다.


 

“난 벨라 없인..살 수 없어요. 알잖아요. 칼라일..”


 

난 고개를 들어 칼라일을 바라봤다. 이미 결정했던 일이다. 망설일 필요 없었다. 이미

벨라는 떠났고, 나에게 ‘영혼’이란 게 존재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난 벨라를 따라 가야만 한다.

난 ‘괴물’이 되고 싶지 않다. 아마 ‘각성’을 하게 되면 자제력 따윈 없어질 것이다. 그리고

벌써 내 몸은 변하고 있었다. 벨라의 피를 마시는 순간부터 ‘그것’이 뛰쳐나오고 있었다.

몇 분 후면 늦는다.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그것’을 막고 있는 게 전부였다.


 

“칼라일.. 몇 분 후면 난 ‘각성’해요”


 

내 말에 칼라일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난 삐딱하게 웃었다. 언젠간 벨라가 내게 말한 적이 있었다.


 

‘에드워드 난 네 삐딱한 웃음이 좋아..’


 

수줍게 말하던 벨라의 모습이 떠올라 나의 심장을 찔렀다.


 

“에드워드..”

“제발..제발요!!”


 

내가 소리 질렀다. 제발 칼라일.. 내 ‘소원’을 들어줘요..


 

“그걸로 되겠니? 넌 그걸로 만족해?”

“로잘리.. 미안해.. 난..더 이상 살고 싶지 않아..”

“우린 널 죽일 수 없어!”


 

옆에 있던 재스퍼가 소리쳤다. 인간들이 만들어 낸 ‘전설’처럼 빛에 타 죽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심장에 말뚝을 박는 것만으로도 죽을 수 있다면 얼마나 간단할까?

하지만 그건 ‘전설’에 불과 했다. 우린 그렇게 간단히 죽지 않는다. 그래서 난 나의 ‘가족’

에게 부탁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들어 주지 않을 것이다. 난 눈을 감았다.


 

“칼라일.. 난 ‘각성’하면 내 ‘가족’을 제일 먼저 죽일 것이에요.”


 

내 말에 칼라일은 고개를 끄덕였다. 내 어깨를 잡아주던 앨리스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나에게 그런 끔찍한 걸 시킬 샘이에요?”


 

칼라일이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다짐 한듯 눈을 감았다.


 

“고마워요 칼라일..그리고 모두에게 미안해요”


 

난 벨라를 살며시 눕혔다. 그 옆에 나도 따라 누었다. 벨라는 잠든 듯 편안한 표정이었다.

난 벨라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 눈을 감을 순 없었다. 벨라의 모습을 한 시라도 놓치기

싫었다. ‘죽음’이라는 순간에도 난 벨라의 모습만을 바라보고 싶었다. 나의 벨라..






 

 

 

 

 

 

 

세 가지는 아주 확실했다.


 

첫째, 나는 뱀파이어였다.


둘째, 얼마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지 나로선 알 수 없지만 나의 일부는 벨라의 피를

갈망하고 있었다.


그리고 셋째, 나는 돌이킬 수 없이 무조건적으로 벨라를 사랑하고 있었다.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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