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22


 

내 이름?

에드워드 컬렌

나이?

108

벨라?

나의 사랑 벨라


 

난 내 품에 잠든 벨라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어느 샌가 내 입가엔 미소가 번져 있었다.

난 이렇게 편하고 좋은 걸 멀리 했을까? 벨라에게 상처를 준 게 너무 미안해 졌다.

하지만 앞으로가 걱정 이었다. 내 주위에는 아직 인간을 사냥하는 뱀파이어 들이 있었고

난 에릭 처럼 따뜻한 몸을 가지고 있지도 않았고, 벨라가 해주는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도

없을뿐더러, 벨라와 함께 잠을 잘 수도 없었다. 그냥 옆에 있어 주는 것 외엔 할 수 없었다.


 

“에드워드..”


 

벨라가 중얼댔다. 난 벨라가 일어난 줄 알고 벨라의 얼굴을 바라 봤으나 잠꼬대였다. 피식.

내 품에 안겨있는 이 순진하고 유혹적인 천사는 무슨 꿈을 꾸고 있을까? 난 벨라의 콧등을

손가락으로 살짝 건드렸다. 내 손이 차가웠는지 살짝 인상을 찡그리더니 이네 편안한 표정

을 지었다. 벨라가 사랑스럽다. 이 세상에 봐왔던 어떤 것 보다 사랑스럽고 아름다웠다.

나만의 천사 벨라..


 

“큭 굿모닝 벨라?”


 

벨라가 부스스한 머리로 멍하니 날 바라보고 있었다. 난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 그만

웃음을 터트렸다. 벨라는 그러고도 한참을 멍하니 있더니 벌떡 일어나 화장실로 뛰어

들어갔다. 샤워하는 소리와 양치하는 소리가 들렸다 간간히 물건이 떨어지는 소리도 함께.

벨라는 덜 말라 물이 떨어지는 머리에 수건을 얹고 청바지에 흰색 블라우스를 단추를 2개

쯤 풀어놓고 허둥지둥 방으로 들어와 문을 살며시 닫았다. 난 벨라의 팔을 잡아 당겨

침대에 눕히곤 그 그 위에 올라탔다. 물론 벨라가 무겁지 않게 팔과 다리로 내 몸을

지탱했다.


 

“에드워드! 이게 무슨!”


 

벨라는 작게 속삭였다. 난 벨라의 젖은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벨라 넌 정말 유혹하는데 소질이 타고 난 것 같아”

“뭐?”


 

벨라가 얼굴을 붉키며 내 시선을 피했다. 난 벨라의 턱을 조심스레 끌어 당겼다.


 

“벨라 네가 자꾸 잊어버리는 것 같아 말하는데..”


 

벨라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천천히 벨라의 입술을 맛보았고, 천천히 벨라의 혀를

맛보았다. 벨라의 숨은 거칠어 졌고, 내 숨도 조금씩 거칠어 졌다. 그리곤 벨라의 입술에

내 입술을 때지 않은 채로 말했다.


 

“나도 남자야”


 

벨라가 키득거리며 웃었다. 난 벨라를 일으켜 주고 창문으로 다가갔다.


 

“어디가 에드워드?”


 

난 창문에 반쯤 걸터앉고 장난 끼 가득한 웃음을 지었다.


 

“어제랑 똑같은 옷을 입고 갈순 없지? 이래 봐도 킹카 소리 듣는다고?”


 

난 벨라의 웃음소리를 듣고 창문으로 뛰어 내렸다. 귓가로 스치는 바람 소리가 상쾌했다.

공기는 가벼웠고, 내 마음은 사랑에 벅차올랐다. 108년간 이렇게 괴로웠던 적도 행복한

적도 없었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 받는 건 기분 좋은 거였다. 더 빨리 벨라를 사랑

해주지 못한 게 너무 미안했다. 난 순식간에 집에 도착했고 회색 스프라이트 정장 바지와

흰색 셔츠를 입고 회색 가디건을 걸쳤다. 그리곤 1층으로 내려와 전신 거울을 한번 보고

구드를 신자 뒤에서 에밋이 나타났다.


 

“오호라~ 에드워드 드디어 사랑에 진거야? 앙?”


 

난 에밋을 바라보고 씩 웃었다.


 

“아 로잘리와 내기 했는데 내가졌네!”


 

에밋이 콧방귀를 끼곤 내 어께에 팔을 둘렀다.


 

“에드워드 벨라 행복하게 해줘”


 

에밋의 말에 난 고개를 끄덕이고 은색 볼보를 몰고 벨라의 집 앞으로 갔다. 때마침 벨라가

집 밖으로 나오고 있었다. 벨라가 손을 들고 뛰어왔다. 난 벨라가 탈 수 있게 보조석 문을

열어 주었다.


 

“에드워드 난 네 속도가 적응이 안되”

“걱정마 곧 될꺼니까”



 

학교에 도착 했을 때 모두의 시선은 우리를 향해 있었다. 벨라는 어색한지 연신 내 뒤로

숨었다. 난 벨라의 손을 잡고 내 옆으로 끌어 당겼다. 그리곤 벨라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모두 우릴 쳐다봐”

“모두 보라지? 어차피 난 지옥행인걸.”


 

벨라가 웃었다. 어차피 뱀파이어는 저주받은 존재 어차피 지옥행인거 죄 하나 더 짓는다고

달라진 건 없었다. 벨라만 웃어주고 벨라만 행복하다면 그거면 된 거다.


 

“에드워드! 벨라!”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에밋, 로잘리, 앨리스, 재스퍼가 손을 흔들었다. 사실

재스퍼는 인상을 쓰고 있었다. 에밋과 로잘리가 달려왔다. 앨리스는 재스퍼가 힘들어

한다는 걸 알고 한 발자국 정도 떨어져 있었다. 에밋이 벨라를 안았다.


 

“야호! 비운의 여주인공 이사벨라 스완! 안녕! 난 에드워드의 형 에밋이야!”


 

에밋이 벨라를 품에서 놔주면서 윙크를 했다. 로잘리는 그런 에밋을 한번 째려보곤 벨라와

악수를 했다.


 

“하이 벨라 반가워! 난 로잘리”

“안녕 벨라! 난 앨리스야 옆은 재스퍼 잘 지내보자”


 

앨리스가 벨라의 뺨에 키스를 했다. 재스퍼는 여전히 인상을 찡그린 체 손을 살짝 들었다.

난 내 가족들과 벨라의 어색하지만 정겨운 첫 대면에 만족스러웠다. 약간은 걱정이 들긴

했지만 기분은 매우 좋았다. 나와 벨라는 손을 잡고 생물 실에 들어섰다. 역시 시선이

몰렸다. 반 학생들의 생각이 모두 흘러 들어왔다.


 

‘얌전한 고양이 부뚜막에 먼저 올라 간다드니!’

‘에드워드가 아까운걸?’

‘에드워드 이 도둑놈!’

‘부럽다 부러워’

‘아침부터 저런 염장을?’


 

난 그 모든 생각을 싹 무시했고 내 자리로 벨라를 데려갔다. 제시카가 미리 앉아 있었다.


 

“제시카 미안한데 자리 좀 양보해 줄래?”


 

내가 정중히 부탁했다 제시카는 겉으론 웃고 있었지만 속으론 벨라에게 온갖 욕을 했다.

난 제시카를 향해 살짝 웃어줬다. 제시카의 마음이 한결 풀렸다.

점심시간에도 우린 함께였다. 난 벨라가 먹을 점심들을 쟁반에 챙겨왔고, 벨라는 너무

많다며 투정을 부렸다.


 

“벨라 난 볼륨 있는 여자가 좋아”


 

내 말에 벨라는 인상을 찡그렸다.


 

“흥 그럼 제시카와 잘 해보시지?”


 

벨라의 토라진 모습은 너무 귀여웠다. 그래서 자꾸만 놀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난 한쪽

입 꼬리를 올려 웃었다.


 

“농담이야 벨라. 내 눈엔 너 만큼 유혹적이고 도발적이고 색시한 인간은 없어”

 

“에드워드 그만 나 체하겠어.”


 

내가 배를 잡고 웃었다. 그렇게 평화롭고 즐거웠다. 요샌 무서울 만큼 행복하기도 했다.

모든 걸 잊고 지낼 만큼 시간은 빠르게 흘렀고, 벨라도 점점 나의 차가운 피부에 익숙해

지고 있는 듯 했다. 내 손길에 예전같이 놀라는 일도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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