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20
내 이름?
에드워드 컬렌
나이?
108
벨라?
나의 사랑 벨라
나?
뱀파이어
나를 쫒아오던 뱀파이어는 곤 내 다리를 잡고 자신의 뒤쪽으로 던졌다. 난 공중에서
한 바퀴를 돌아 바닥에 낮게 엎드렸다. 그리곤 가슴에서 끌어올린 경고의 음을 울렸다.
내 앞에 있는 남자는 에밋만큼 키가 컸지만 마른 근육이 붙어있었다. 피부는 역시나
나와 같이 창백했고 머리는 금발이었고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었다. 그의 옷은 중세시대
에서나 볼 수 있는 카키색 제복을 입고 있었고 갈아입은 지 오래 됐는지 이곳저곳 해진
대가 많았다 하지만 그의 온 몸에서 흐르는 기품은 해진 옷 따위가 가릴 수 없었다.
그는 갈증이 심한 듯 눈동자 색은 깊은 검은 색 이었고 내 시선을 피하지 않은 체
정면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바람이 불어 제복을 입은 남자의 머리를 휘날렸고 난
그 바람에 몸을 실어 그에게 주먹을 날렸다. 그 남잔 가볍게 내 주먹을 피하고 어느새
내 등 뒤에서 나의 목을 잡았다. 난 몸을 숙였고 그의 몸 안쪽으로 들어가 주먹을 날리려는
순간 앨리스가 그 남자와 나 사이에 파고들었다.
“안되! 멈춰 에드워드!”
앨리스의 말에 제복을 입은 남자는 내 목을 놨고 나 역시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경계의
눈초리는 풀지 않았다. 앨리스가 제복을 입은 남자에게 다가갔다.
“기다렸어”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아가씨”
제복을 입은 남자는 앨리스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앨리스의 손에 입을 맞추었다.
그의 이름은 재스퍼 헤일 이었다. 앨리스와 재스퍼는 처음 만나는 게 아닌 듯 서로
마주보고 한참을 이야기 했다. 재스퍼 헤일 그는 1844년 텍사스 주 휴스턴에서 태어났다.
그는 태어나자 부모님께 버림 받았고, 여러 곳을 입양을 다녔다 했다. 입양아라면 쉽게
따돌림을 받고 괴롭힘을 받았지만 언제나 재스퍼 주위엔 친구들이 가득 했다. 양부모님의
권유에 1861년 17살이 되던 날 그는 군대에 입대를 해서 그의 특별난 재능 덕분에 다른
경력 많은 동료들보다 계급이 높아졌고 마지막으로 참전한 전쟁터에서 큰 부상을 입고
숲에 들어갔다 뱀파이어를 만나 그를 변화 시켰다 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혼자 사람을
사냥하고 다니다 알 수 없는 끌림에 이곳 까지 오고 그토록 그리던 앨리스를 만났다 했다.
물론 앨리스와 재스퍼는 이번이 초면이다. 하지만 앨리스는 미래에서 여러번 재스퍼를
봐왔다고 했다. 재스퍼는 운명적인 끌림이라 말을 했다. 그렇게 재스퍼는 갑작스레 가족이
되었고 채식을 하기 시작했다. 몇 백 년 동안 인간을 사냥해온 터라 약간은 힘들지만
앨리스가 함께 있다면 문제없을 거라 말했다. 그 둘을 그렇게 순식간에 사랑에 빠졌다.
그날 저녁 내 침대로 돌아온 나는 기분이 묘했다. 에밋과 로잘리, 앨리스와 재스퍼, 칼라일
과 에스미 모두에게 사랑하는 자가 생겼다. 난 결코 가질 수 없는 걸 사랑하게 되었고
부러웠다.
다음날 재스퍼는 아직 학교를 갈 수 없다는 결론이 났다. 아직 재스퍼가 인간들 곁에
있는 건 위험했다. 재스퍼도 인정했다. 우린 재스퍼를 집에 남겨두고 학교로 출발했다.
오늘도 포커스는 습기가 가득하고 추웠다. 물론 우린 추위는 느낄 수 없었다. 항상
주차하던 곳에 주차를 하고 생물실이 있는 건물로 걸어갔다. 그때 옆에서 누군가 날
잡았다. 벨라일까 하고 뒤를 돌아봤다. 처음 보는 여자였다. 동양인 인 듯 검은 머리에
고동색 눈동자를 지니고 있었다. 그 여자에게 내 시선이 멈추자 얼굴이 점점 붉어졌다.
이내 내 손에 핑크색 봉투를 쥐어주곤 건물 반대편으로 뛰어갔다. 편지 내용은 읽지 않아도
이미 그녀의 생각은 내 머릿속에 들어와 있었다.
‘뱀파이어에게 러브레터라니?’
피식하고 웃음이 나왔다. 나 같은 괴물이 뭐가 좋다고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난 그녀에겐
조금 아주 조금 미안하지만 편지를 쓰레기통에 버렸다. 그리고 바로 건물로 들어섰다.
또 다시 내 팔을 누군가 잡았다. 뒤를 돌아보니 벨라였다.
“너 요즘 나한테 부쩍 관심이 많다?”
내가 비꼬았다. 그녀의 손엔 쓰레기통에 버린 편지가 들려 있었다.
“잘난 에드워드씨? 내 마음 짓밟는 것도 모자라서 에나의 마음까지 밟으시려고요?”
에나? 그 편지 준 여자의 이름이 에나인가? 난 벨라의 손을 뿌리쳤다.
“네가 상관할 바가 아닌데 벨라?”
“아 그래? 미안하게 됐네?”
“벨라? 얼마나 네게 상처를 줘야 나에게 관심을 끊어줄래?”
“웃기지마 에드워드 난 네가 생각하는 그런 약해빠진 여자애가 아니야”
“큭.. 알아 모시겠습니다”
난 벨라의 손에 들어있는 편지를 받았다. 그때 벨라의 손과 살짝 스쳤다. 벨라는 흠칫
놀랬고 나 또한 같이 놀랬다.
“에드워드 너 왜 이렇게 차?”
“내가 좀 차가운 남자잖아? 그러니까 더 다치기 전에 다가오지 마”
난 그렇게 둘러대고 교실로 들어갔다. 벨라는 수업 시간 내내 나만 바라봤다. 난 벨라의
생각이 궁금해 벨라에게 집중을 했지만 들리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서 더 답답했다.
역시나 시간은 빨리 지나 갔다. 그 후로 며칠 후 재스퍼도 같이 학교에 다니게 됐다.
아직까진 힘든지 항상 재스퍼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다행이 칼라일이 교장에게 부탁해
앨리스 옆에 붙어 있게끔 허락을 받았다. 하지만 누군가 피를 흘리면 재스퍼는 이성을
잃을 것이다. 늘 불안했지만 재스퍼는 꽤 잘 버티고 있었다.
그 날은 야회 미술시간이 있는 날 이었다. 학생들은 제각각 친구들과 그림을 그리러
흩어졌다. 난 미술 도구를 대충 숨겨놓고 학교 구석에 있는 창고에 누워 있었다.
작게 휘파람을 불며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렸다. 그때 창고의 문이 삐걱 소리를
내며 열렸다. 난 몸을 일으켰다. 벨라였다. 벨라는 손을 들어 살짝 웃어 보였다. 피해야
할지 있어야 할지 고민을 했다. 그때 벨라가 내 앞에 다가와 앉았다.
“가지마.”
벨라가 낮게 말해다.
“벨라 난 가야해 너와 같이 있을 수 없어”
“왜? 내가 널 잡아먹기라도 하니?”
내가 피식하고 웃었다.
“왜 그렇게 날 피하는 거야?”
벨라가 물었다. 상처받은 표정이었다.
“우린 친구가 될 수 없어”
“왜지? 그냥 예전처럼은 아니지만 친구로 어울리면 안 돼?”
“벨라 난 너의 친구가 될 수 없어”
벨라의 볼이 부풀어 올랐다. 난 벨라와 친구가 될 수 없다. 그건 잔인하니까. 나에게 있어
그건 어떤 고문보다 끔찍하고 괴로울 것이다.
“난 너와 친구가 되고 싶어”
벨라가 애원하듯 말했다. 난 잠시 무언가에 홀린 듯 벨라의 뺨을 손으로 쓰다듬었다.
벨라가 차가운지 움찔 댔지만 난 그대로 벨라의 뺨을 손으로 감쌌다. 벨라가 나를
바라봤고 나 또한 벨라를 바라봤다. 만약 정말 만약에 신이 있다면 내 모든 걸 가져가도
좋으니 벨라만.. 벨라만 주시면 안 될까요? 감히 이 저주받은 몸뚱이가 이 순결하고
아름다운 벨라를 가지면 안 되는 걸까요? 이렇게 애절하고 마음 아픈데 감히 이 천사를
더럽히면 안 되는 걸까요?
“에드워드?”
벨라가 내 이름을 불렀다. 난 눈을 감고 숨을 들이켰다. 벨라의 향기는 치명적 이었다.
그게 신이 내게 주는 답변이었다. 이 저주받은 몸뚱인 이 순결하고 아름다운 천사를 가질
자격이 없었다. 난 벨라 뺨 위에 있던 손을 힘없이 떨어뜨렸다. 그때 벨라의 손이 내
뺨 위로 올라왔다. 난 눈을 번쩍 떴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벨라의 입술이 나의 차디찬
입술 위에 포개져 있었다. 벨라는 천천히 입술을 움직였고 벨라의 흔들리는 혀가 내 입술을
핣았다. 벨라의 숨이 거칠어 졌다. 난 벨라의 치명적인 유혹을 벗어 날 수 없었다. 난 이내
벨라를 바닥에 거칠게 눕혔다. 벨라의 입술을 강하고 거칠게 범하였다. 벨라의 혀와
내 혀는 서로를 찾아 강하게 끌어 당겼고 난 벨라의 허리를 내 몸 쪽으로 잡아 당겼다.
나의 입술은 벨라의 입술에서 벗어나 벨라의 목에 다았다. 이내 달콤하고 치명적인 향기가
내 온 몸으로 퍼져갔다. 내 이성은 끊기기 직전 이었다. 내 숨은 턱까지 차올랐고 이대로
있다간 난 돌이 킬 수 없는 실수를 할 것이다. 난 마지막 남은 이성의 끈을 쌔게 붙잡고
벨라를 밀어 냈다. 난 다리를 가슴으로 끌어당기고 머리를 무릎에 묻었다. 진정 하기 위해
숨을 크게 내쉬었다. 벨라가 놀란 듯 다가왔다.
“다가오지 마”
내가 낮게 경고했다. 벨라는 그대로 멈춰 섰다.
“미안해 에드워드”
“네가 날 유혹할 계획 이었다면 성공했어.”
끌어 오르는 화를 억눌렀다. 이 유혹적인 여자를 난 어떻게 해야 할까? 둔한거야?
내 정체를 모른다지만 어떻게 이렇게 겁도 없지? 환장할 노릇 이었다. 혹시 다른 남자
에게도 이런 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벨라는 충분히 유혹적 이었다. 젠장!
“죽기 싫다면 다신 이런 짓 하지 마”
난 자리에서 일어나 창고 문을 열었다. 그리고 숲을 향해 최대한 빠르게 걸었다.
벨라가 뛰어 오고 있었다. 그리고 벨라가 소리쳤다.
“난 네 정체를 알아!”
벨라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