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19
내 이름?
에드워드 컬렌
나이?
108
벨라?
나의 사랑 벨라
나?
뱀파이어
다음 날 에릭은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당연했다 적어도 갈비뼈 두 개 정도는 부러 졌을
것이다. 나는 앨리스와 로잘리 에밋을 내려주고 생물실이 있는 건물로 천천히 걸어갔다.
비가 조금씩 내리더니 이네 굵은 빗줄기로 바뀌었다. 건물 문 팔에 벨라가 서있었다.
난 벨라를 그냥 지나쳤다. 그러자 벨라가 나의 팔을 잡았다.
“놔”
“설명 안 해 줄거니?”
“너에게 설명할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데?”
“네가 말 안하면 떠들고 다니겠어.”
난 벨라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리곤 한쪽 손으로 내 머리를 쓸어 넘겼다.
“과연 누가 네 말을 믿어주기나 할까?”
“넌 비겁해”
“고마워 벨라”
난 벨라의 팔을 뿌리치고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벨라가 내 옆으로 달려와 같이 걸었다.
“너 정체가 뭐야?”
벨라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정체라? 저주받은 뱀파이어? 벨라에게 이렇게 말하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악당”
난 그렇게 말하고 교실로 들어갔다. 곧 수업은 시작했고 벨라의 표정은 궁금증이 가득했다.
내가 자리에 앉자마자 제시카의 수다는 끊이지 않았다. 에릭이 왜 다쳤는지 물었다. 난
모른다고 말했고 벨라에게 물어보겠다며 수업이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제시카 였다.
언제나 점심시간은 괴로웠다. 에밋과 로잘리는 어느덧 서로 먹여주겠다며 장난을 치고
있었다. 그리고 앨리스가 나를 향해 묘한 웃음을 지었고 곧 손을 움직였다.
“앨리스 하지마”
“앗! 아쉽다! 어떻게 안거야?”
내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설마 에드워드! 능력이 돌아온 거야?”
“응 어느 정도”
“와우..그거 재미없겠는 걸?”
에밋이 낄낄거렸다. 능력이 돌아왔지만 1년 전엔 꾀 통제를 했었다. 듣고 싶은 생각만
들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식당에 있는 모든 사람의 생각이 통제 없이 흘러 들어왔다.
난 손가락으로 이마를 살짝 긁었다. 하지만 정말 이상한 건 벨라의 생각은 들리지 않았다.
난 벨라를 바라봤다. 내 시선을 느꼈는지 벨라도 나를 바라봤다. 벨라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 그리곤 이내 벨라가 얼굴을 찡그리곤 획 돌렸다. 피식. 나도 모르게 웃음이
흘렀다. 하지만 이내 한숨을 내쉬곤 손에 들고 있던 사과를 반으로 잘랐다 그리곤 앨리스의
입에 살며시 넣어 줬다. 앨리스는 울상을 지으며 꾸역꾸역 씹어 넘겼다. 난 그런 앨리스를
보고 신나게 웃었다. 내 웃음소리에 식당에 있던 학생들의 시선이 쏟아졌다.
‘에드워드가 웃었어.’
‘와 에드워드의 웃음소리 너무 멋진 걸?’
‘그가 뭐 때문에 웃은 거지?’
‘알 수 없는 아이야’
난 숨을 길게 내쉬고 의자에서 일어섰다. 내 쟁반엔 음식이 가득 남아 있었다. 식당
밖으로 나오니 비는 그쳐있었다. 상쾌한 바람이 불었다. 그 바람은 내 뺨을 어루만지곤
이내 내 뒤로 사라졌다. 난 그 상쾌한 바람에 매료되어 그 자리에 한참이나 서 있었다.
오늘은 왠지 기분이 좋았다. 오늘은 제발 아무 일 없이 지나갔으면 좋겠다.
하늘이 내 마음을 오랜만에 알아줬다. 학교에선 아무 일도 없었다. 난 주차장으로 가기 전
도서실로 발을 돌렸다. 칼라일의 서제에 있는 책은 거의 다 읽었다. 밤엔 자지 않으니 하는
일 이라곤 책을 읽고 음악을 듣는 것뿐이었다. 도서실에서 책을 고르고 있었다. 책장
모퉁이를 지나자 벨라가 서 있었다. 제발 아무 일 없길 바랐지만 역시 하늘은 내편이
아니었다.
“뭐가 그렇게 궁금하지 벨라?”
“네 정체”
한숨을 내쉬었다. 머리가 다시 아파왔다. 뱀파이어가 편두통 이라니 이상하잖아?
“넌 뭐라고 생각하는데?”
내 질문에 벨라는 머뭇거렸다. 눈을 빙글빙글 돌리더니 이내 내 눈과 마주첬다.
“정의의 사도?”
“풉! 하하하”
나도 모르게 배를 잡고 웃었다. 그런 내 반응이 못 마땅한지 벨라는 인상을 썼다.
“뭐가 웃기지?”
“이 시대에 정의의 사도? 벨라 난 그렇게 착한 놈이 아니야”
“그럼 날 왜 구해준거지?”
“그 상황에선 너 같으면 그냥 지나가겠어?”
“넌 날 구하지 말았어야 했어! 그랬으면 후회 따위 하지 않았잖아!”
“내가 널 구한 걸 후회한다 생각해?”
“응! 넌 지금 후회하고 있어!”
후회한다? 맞다 난 후회중이다. 그 남자들을 죽이지 못한 걸 후회중이다.
“맞아 벨라 난 후회중이야. 내가 널 구하지 않았다면 넌 지금처럼 날 쫒아 다니지도
혼자 공상에 빠지지도 않았겠지?”
벨라가 씁쓸하게 웃었다. 난 벨라에게 살며시 다가갔다. 벨라가 살며시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벨라 등 뒤엔 벽이 였다. 난 살며시 벨라 뒤에 있는 벽을 손으로 짚었다. 벨라의
숨소리가 약간 빨라졌다. 난 피식하며 입 꼬리를 올렸다. 벨라의 향기는 달콤했다. 여전히
참을 수 없을 만큼 유혹적 이었다. 예전처럼 자제력이 흔들리진 않았다. 꾀 강해 진건가?
하지만 갈증이 천천히 몸속에서 올라오고 있었다.
“장난치는 거라면 그만둬”
“그러지”
벨라가 숨을 몰아쉬었다. 난 벨라를 등지고 빠르게 주차장으로 향했다. 위험했지만
즐거웠다. 어쩌면 벨라 앞에서 이성을 잃지 않을 수 있다는 기대가 생겼다. 하지만
이내 그 생각을 지워버리기 위해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차에는 앨리스와 에밋
로잘리가 불만이 가득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오늘은 앨리스가 예견한 데로 날씨가 아주 밝았다. 이런 날이면 우리 가족은 사냥을 했다.
우린 사람들에게 의심 받지 않기 위해 쓸 때 없는 캠핑 용품을 챙겼다. 오늘 앨리스는
유난히 들떠 있었다. 미래에서 무언가를 본건지 기다린다며 우릴 재촉했다. 우리는 곧
등산로에 도착했고 한쪽에 차를 세워두곤 이내 달리기 시작했다. 익숙한 공터가 눈에
들어왔다. 우리의 눈동자는 검게 변하기 시작했고 나와 에밋은 내기를 했다. 누가 더 빨리
많이 사냥 할 것인가에 대해 앨리스와 로잘리는 그런 우릴 한심하게 처다 보았고, 칼라일은
에스미의 어깨를 잡고 부축해 주었다. 곧 나와 에밋은 달렸다. 에밋의 힘은 쌨지만 스피드
는 이 중에 가장 빨랐다. 곧 에밋은 뒤처졌고 난 곧 나타난 검은 곰을 향해 손을 뻗었다.
“한 마리!”
에밋을 향해 소리치고 날카롭게 공격하는 곰의 손을 피해 목을 물었다. 그리곤 곧 에밋의
목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난 질세라 다음 사냥감을 찾아 달렸고 곧 사슴이 눈앞에 들어
왔다. 난 사슴을 잡고 에스미를 향해 달렸다.
“에드워드! 그건 내기에 끼는 거 아니야!”
에밋이 소리쳤다. 난 피식하고 웃었다. 에스미 앞에 곧 도착했고 난 에스미 앞에 사슴을
풀어 놨다. 에스미는 빠른 속도로 사슴을 붙잡았고 사슴을 품에 꼭 안고 쓰다듬어 줬다.
사슴은 에스미의 서늘한 손길에 벌벌 떨었다. 난 에스미에게 웃어 보이고 다시 공터를
벗어나 숲으로 달렸다
“두 마리!”
에밋이 소리쳤다. 쳇! 난 나무를 집고 꼭대기로 올라갔다. 나무 꼭대기에서 내려 보자
숲의 북쪽에서 버팔로 무리들이 때지어 달리고 있었다. 난 버팔로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버팔로 무리 왼편에 붙었고 한 마리씩 사냥하고 있었다. 그때 내 뒤쪽에
남자 하나가 따라왔다. 인간이 아니었다. 그는 뱀파이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