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18
내 이름?
에드워드 컬렌
나이?
108
벨라?
나의 사랑 벨라
나?
뱀파이어
난 볼보가 주차 돼 있는 쪽으로 천천히 걸었다.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곧 비가 올 듯
싶었다. 난 한참을 그 자리에 서있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생각이 내 허락 없이 머리로
쏟아져 들어왔다. 그때 에릭의 생각도 내 머리로 흘러 들어왔다. 드디어 벨라에게 고백
하고 있는 걸까? 에릭의 긴장한 모습이 그려졌고, 벨라의 생각을 찾아봤지만 찾을 수
없었다.
‘친구..’
흠..벨라가 거절을 한 걸까?
‘이런! 꼭 이런 분위기에 저런 불량배들은 꼭 나타나는 것 같아! 벨라를 지켜야해!’
뭐? 불량배? 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게 틀림없었다.
‘무서워! 도망치고 싶어! 하지만 벨라가! 벨라를 지켜야해! 아파!’
난 아무생각 없이 달리기 시작했다. 숨을 들이켜고 벨라의 향기를 따라 갔다. 자제력을
잃을 위험이 있었지만 지금은 벨라가 위험했다. 곧 작은 공터가 눈에 보였다. 벨라 위에
남자가 올라 타 있었고 그 남자는 곧 벨라를 때리기 위해 손을 치켜들었다. 그리고 벨라를
치기 전 그 남자의 손목을 잡았고 곧 그 남자는 손목을 잡고 뒹굴었다. 그러자 에릭을
때리고 있던 두 남자가 내게 다가왔다.
“이 새끼 뭐야!”
곧 두 남자는 내게 달려들었고 난 가만히 서 있었다. 쇠파이프가 내 머리위로 떨어지자 난
팔을 들어 쇠파이프를 막았다. 쇠파이프는 내 팔에 흠칫하나 남기지 않았고 내 팔 모양으로
움푹 휘어져 있었다. 그 걸본 두 남자는 멍한 시선으로 한 발짝 물러섰다 그러자 옆에 있던
남자가 재킷 주머니에서 칼을 꺼내 들었다.
“날 자극 하지 마.”
내가 칼을 든 남자에게 말했다. 그리고 칼을 든 남자는 벨라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난
벨라의 앞에 섰고 칼을 움켜잡았다. 내 빠른 행동에 칼을 든 남자는 눈이 커졌고, 난 칼을
잡은 손에 약간의 힘을 주어 칼을 부러트렸다. 내 눈동자는 검은색으로 변해있었다.
부러진 칼을 들고 있는 남자는 천천히 뒤로 물러났다. 그 남자의 생각이 들려왔다. ‘괴물’
난 피식하고 웃음이 새어 나왔다.
“꺼져..”
내 말에 그 두 남자는 뒤도 안돌아 보고 달리기 시작했다. 이내 두 남자는 보이지 않았고
난 천천히 벨라를 때리려 했던 남자에게 걸어갔다. 용서 할 수 없었다. 이 남자만큼은 용서
하고 싶지 않았다. 그의 나머지 손목도 분지르고 싶었다. 아니? 그의 머리통을 깨 부스고
싶었다. 다신 그런 더러운 생각이 내 머릿속으로 들리지 않게끔 부서 버리고 싶었다.
그 남자는 내 발 끝에 엎드려 살려달라고 애원을 했다. 난 그의 얼굴을 발로 차버렸다.
자제력을 끌어올려 최대한 살살 찼지만 그 남자의 코에선 피가 터져 나왔다. 난 다시 그자
에게 다가갔다. 그 남자는 얼굴을 부여잡고 바닥에서 뒹굴었다. 난 그 남자의 멱살을 잡고
들어 올리자 그 남자의 가랑이에서 물이 쏟아져 내렸다.
“더러운 놈”
난 그자의 얼굴을 보고 낮게 중얼 거렸다. 그리곤 그대로 벽을 향해 던졌다. 쾅 소리와
함께 벽이 무너져 내렸고 그 남자는 곧 정신을 잃을 듯 숨을 헐떡였다. 난 머리를 쓸어
올렸다.
“어떻게 죽여줄까?”
난 한쪽 입 꼬리를 올렸다. 그때 벨라가 달려와 뒤에 나를 끌어안았다.
“에드워드.. 그만..이제 그만..”
“아니 난 저 더러운 인간을 죽여야겠어.”
“그만.. 이제 괜찮아 에드워드..”
벨라의 괜찮다는 말에 화가 어느 정도 사그라졌다. 거칠던 호흡도 진정이 되었다. 난
기절해 있는 에릭을 업고 벨라의 손을 잡고 뒤도 안돌아 보고 그 더러운 곳을 빠져 나왔다.
나의 걸음은 빨랐고 벨라의 점점 거칠어지는 숨소리가 들렸다.
“에드워드! 천천히!”
벨라가 소리쳤다. 난 벨라의 손을 놓고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다시 돌아가 그 남자를
죽이고 싶었다. 난 주먹을 있는 힘 것 쥐었다.
“벨라 아무 말이나 해줄래? 내가 돌아가지 않게”
“손 다치지 않았어?”
“응 다치지 않았어.”
“어떻게 다치지 않았지?”
“다시 돌아가고 싶은걸? 다른 말을 하는 게 어때?”
“아니 난 알고 싶어. 넌 분명히 맨 손으로 칼을 부러트렸어! 상처 하나 없이”
난 아무 말 없이 걷기만 했다. 이내 볼보 앞에 도착했고 에릭을 뒷좌석에 눞였다.
벨라가 보조좌석에 앉고 우리는 말없이 에릭의 집에 도착했다. 그의 부모님이 기겁을 하며
에릭을 방으로 옮겼다.
“데려다 줄 태니까 타”
벨라는 조금 멀리서 나를 쳐다봤다.
“어떻게 한 건지 알려줄래?”
“하..벨라 넌 충격 받은 것뿐이야.”
“아니! 난 분명히 봤어 보통 사람은 그렇게 빠르거나 칼을 부러트리지 못해”
난 벨라를 바라봤다. 벨라는 여전히 대답을 요구하는 눈빛이었다. 날 두려워하진 않았다.
난 숨을 길게 내쉬고 머리를 쓸어 올렸다. 벨라에게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까? 아마
알게 되면 기겁을 하며 도망가겠지? 차라리 그게 좋은 방법일지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아. 진실을 알고 싶을 뿐이야”
벨라가 내게 한발자국 다가왔다.
“고맙다고 하고 잊어 줄 수 없어?”
“고마워”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벨라는 고맙다고 말했다.
“잊어줄 순 없는 거야?”
벨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난 차문을 열고 시동을 걸었다.
“그럼 실망을 좀 해야겠군 벨라”
난 그대로 벨라를 남겨둔 채 차를 몰아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불안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난 침대에 누웠다. 그 남자들의 생각들이 떠올랐다. 그들은 벨라를
생각으로 범했다. 생각뿐이었지만 참을 수 없었다. 역시 그들을 죽이지 못 한 게 화가 났다.
벨라를 지켜주고 싶었다. 하지만 동시에 벨라를 해칠 수 있었다. 난 침대에서 일어나
오디오를 켰다. 드뷔시의 달빛이 흘러 나왔다. 요샌 이 음악 외엔 듣는 것이 없었다. 벨라가
생각났다. 난 그대로 주저 않았다. 가슴이 아파왔다. 나도 에릭 같이 뜨거운 피가 흐르고
따뜻한 숨을 쉬고 눈물이 흐르는 인간이고 싶었다. 이 답답한 마음을 풀어버릴 만큼 소리를
지르고 눈물을 흘리고 싶었다. 하지만 난 눈물을 흘릴 수 없는 뱀파이어다. 인간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