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11
내 이름?
에드워드
나이?
17
벨라?
나의 사랑 벨라
나?
괴물
난 어둠속에 몇날 며칠을 앉아있었다. 배가 고프지도 졸리지도 않았다. 앨리스와 칼라일이
몇 번이고 방문을 두드렸지만 난 대꾸하지 않았다 앨리스와 칼라일 역시 억지로 방에
들어오려 하지 않았다. 몇 시인지 며칠인지 알 수 없었다. 알고 싶지 않았다. 난 그저
멍하니 앉아 있었다. 내가 누구인지 궁금하지 않았다. 차라리 모르던 때가 그리웠다
“에드워드?”
문 밖에서 앨리스가 조용히 조심스럽게 내 이름을 불렀다. 이번에도 난 대답하지 않았다.
“에드워드..갈증..나지 않아?”
앨리스가 또다시 조심스럽게 말을 했다.
“칼라일이.. 너에 대해 말해주겠데..”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 문인 듯 한 위치에 시선을 옮겼다. 그리고 난 갈등했다
내가 정말 알아도 될까? 과연 내가 나에 대해 알게 되면 그게 과연 나일까?
난 몸을 일으켜 문을 향해 손을 뻗었다 오랜만에 보는 빛에 눈이 아파왔다 앨리스가
문 앞에 팔짱을 끼고 서있었다 그리곤 한숨을 쉬었다
“역시.. 갈증이 심할 것 같았어”
앨리스는 내 손을 잡고 1층 거실로 내려갔다 그곳엔 칼라일이 TV앞 쇼파에 앉아 눈을
감고 있었다. 내가 내려오자 칼라일은 천천히 눈을 떴다. 앨리스는 칼라일이 앉아있는
옆자리에 앉았고 난 칼라일 정면에 앉았다 바닥에 깔린 카펫은 폭신했다 하지만 따뜻하진
않았다. 난 몸을 약간 구부리고 카펫을 바라봤다 칼라일이 약간의 신음 소리를 냈다
“음.. 에드워드? 준비됐니?”
“아니요”
난 칼라일의 질문에 ‘아니요’라고 대답했다 난 준비되지 않았다 알고 싶지도 않았고
칼라일과 앨리스는 길게 숨을 내쉬었다 칼라일은 앞쪽으로 몸을 약간 기울였다.
그는 무릎 위에 팔을 올리고 깍지를 쥐었다 그 손위에 얼굴을 올리고 다시 눈을 감았다.
“에드워드.. 네가 네 자신에 대해 알기위해선 먼저 우리부터 알아야 한다.”
“냉혈인”
내가 낮게 말했다 칼라일을 눈을 뜨고 앨리스를 바라봤다 앨리스는 어깨를 으쓱였다.
칼라일은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 그리곤 이번엔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 에드워드 우린 냉혈인 즉, 뱀파이어다. 네가 그 단어를 알고 있다는 게 조금
놀랬지만 알고 있다니 말하기 쉬울 것 같구나. 네가 알고 있는 냉혈인에 대해 말해주겠니?”
나는 잠시 칼라일과 앨리스의 눈을 보았다.
“그들은 창백하고 차가운 피부 입술을 붉고 아름다운 외모에 황홀한 채취 춤추는 듯 한
우아함 이성을 홀릴 수 있는 섹시함 매혹적인 목소리 빠른 스피드와 힘 두려워하는 건
십자가와 마늘, 그들을 죽이려면 그 심장에 쐐기를 박고 목을 잘라 그 시체를 불살라
버려야 된다고 그게 아니면 햇빛을 받으면 재가 되어 죽는다고..”
“그래 그럼 에드워드 가장 기본적인 것도 알고 있겠지? 우리가 무얼 먹는지에 대해”
칼라일의 질문에 한참을 머뭇거렸다
“..인간의 피..”
칼라일이 살짝 웃어보였다. 그 웃음이 너무 따뜻했다
“그래 맞단다. 하지만 책은 진실이 아니야 네가 봤듯 우린 햇빛 아래 서있어도 재가 되진
않아 그리고 우리 집에는 십자가 장식품이 있으니 십자가를 무서워하지도 않고 마늘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단다. 그리고 우리 집 식구들은 인간을 죽이지 않아. 우린 동물만 사냥해
우린 우리끼리 농담으로 ‘채식주의자’ 라고 부르고 있지.”
그가 약간 재미있다는 듯 웃어보였다
“에드워드 내 나이는 368세란다. 나의 아버지는 목사셨어. 냉혈인의 존재를 없애야 한다며
항상 선두에 서서 그들을 처치하곤 하셨단다. 난 당연히 아버지의 뒤를 이을 샘이었고
그러던 어느 날 나와 아버지 그리고 여러 마을 남자들과 그들을 잡으러 갔었지 그때 난
그들에게 물렸고 도저히 아버지에게 갈 수 없어서 창고에서 고통을 참아냈단다. 고통이
끝나고 심한 갈증으로부터 자제력을 잃지 않으려고 내 팔을 물고 있었어. 그때 내 앞으로
사슴 한 마리가 지나갔지 난 그걸 잡아 피를 마셨어 그 뒤로 난 쭉 200년간을 혼자
살았단다. 동물의 피만을 마시면서 욕구를 통제하는 법을 배웠지. 점차 통제하는 게
쉬워졌고, 지금처럼 난 사람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는 의사가 되어있지 하지만 동물의 피만
마시고 산다는 게 쉬운 건 아니란다. 인간으로 말하면 두부만 먹고 사는 거지. 허기는
줄였지만 만족스럽진 않았어. 그리고 난 외로웠단다. 다른 냉혈인들은 날 이해하지 않았지
내 삶의 방식을 거부 했어 여러 명의 냉혈인들을 설득하고 가르쳤지만 번번이 실패했어.
그때 에스미를 만났단다. 에스미는 임신한 상태였지 병원에서 뱃속의 아이가 죽었다는 소릴
듣고 그녀는 살수 없었어. 그래서 절벽에서 뛰어 내렸단다. 그녀는 내가 일하는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죽어가고 있었어. 난 결정했지 지금 생각하면 난 그녀를 첫눈에 사랑하게 된 것
같아.”
칼라일은 그때의 일을 생각하는지 얼굴에 한가득 미소가 번졌다 그리곤 다시 굳어졌다.
“그리곤 난 그녀를 물었어. 난 멈출 수 없을지 알았어. 냉혈인은 한번 사람의 피를 맛보면
광기가 생긴단다. 누군가를 냉혈인으로 만든다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었어. 난
나 자신을 향해 소리쳤지 외로움을 끝내자고 멈추라고 지금 생각하면 정말 끔찍해. 난
멈췄고 에스미는 그렇게 냉혈인이 되었어. 근데 생각도 못한 일이 벌어진 거야.”
칼라일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에스미의 뱃속에 있던 아이가 살아있던거야 의료진의 오진 이였어. 이건 아직도 풀리지
않은 수수깨끼야. 인간이 냉혈인이 될 땐 몸에 기능들이 멈춰..즉 죽는 거지. 산모가 죽으면
태아도 죽는 게 맞지만 그 아인 살아있었어 그 아이의 심장은 뛰고 있었지. 그리고 정확히
7개월 후 아이가 태어났어. 그 아인 인간이었어. 심장이 뛰고 따뜻하고 살아 있었지.
하지만 그 아이도 내가 에스미를 물었을 때 영향을 받았는지 점차 냉혈인의 특징들이
나타났지 하지만 그 아인 강했어. 엄마인 에스미보다 빠르고 힘이 쌨지. 난 그 아이를
인간으로 키우고 싶었지. 하지만 그 아인 17살이 되던 해 달콤한 피에 유혹에 지고 말았어.
인간의 피를 맛보게 된 거야. 그 후로 그 아이도 늙지 않았어. 17살의 모습을 가지고
107년을 살았단다. 그리고 작년 108번째 생일 때 그 아이가 없어지고 말았어. 그게
그 아이가 2번째로 인간의 피를 맛본 날이었지. 그 아이는 괴로워했어. 자신을 탓했지
나약하다며 괴물이라며 죽여 달라며 애원했어. 나와 에스미는 그 아일 너무 사랑해서 그
아이의 부탁 따윈 들어 줄 수 없었어. 그리고 그 아인 없어졌어. 에스미는 그 날부터
정신을 놔버렸어. 매일 밤마다 그 아일 찾아다닌다며 숲을 헤맸지 지금도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아파 그러던 어느 날 빌리가 병원에 실려 왔지 그곳에..”
칼라일은 말을 잇지 못했다 떨구고 있던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봤다.
“제가..있었군요..?”
“그래 에드워드.. 네가 있었단다.”
복잡했다 내가 정말 냉혈인..뱀파이어?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내 피부는 단단하고 차가웠다 그때 늑대들과 싸울 때 내 힘과 스피드는 그들보다 빨랐다.
그리고 배고프지 않았으며 갈증은 점점 심해졌다. 그리고 심장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에드워드..”
앨리스가 내 옆으로 다가와 손을 잡아줬다. 내 손은 떨고 있었다. 곧 어깨가 떨리고 온몸이
떨려왔다. 나는 눈을 감고 얼굴을 찡그렸다 눈물이 날듯 했지만 나지 않았다.
-
나는 5살 이었다. 아빠 칼라일과 엄마 에스미는 큰 거인처럼 느껴졌다. 그들은 내 손을
잡고 있었다.
“엄마 차가워요”
내가 말하자 에스미는 내 눈을 맞추기 위해 허리를 구부렸다 그리곤 슬픈 듯 미소 지었다.
“미안하다 에드워드 장갑 낄까?”
에스미는 가방에서 두툼한 털장갑을 꺼내 내 손에 끼워줬다 다행이 겨울이라 우릴 이상하게
보는 시선은 없었다. 하지만 장갑을 껴도 내 손은 차가웠다.
그리고 8살이 되어 학교를 다니게 되었다 그날은 부모님 참관 수업이 있는 날이었다.
나의 부모님은 친구들의 부모님과는 많이 달랐다 친구들의 부모님은 따뜻했고 피부에
혈색이 있었다. 하지만 나의 부모님은 차가웠고 창백했다 친구들이 나의 부모님을 놀려댔다
시체 같다며 놀려댔다. 난 그때마다 주먹을 꽉 쥐고 눈물을 흘리며 그들과 싸웠다 그때마다
부모님은 선생님께 머릴 숙이며 사과했다. 하지만 나를 혼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12살이 되었을 때 난 나의 부모님에게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난 나의 부모님이 음식을
먹는 걸 본적이 없었다. 해가 뜨는 날이면 새벽 일찍 하이킹을 가셨었다. 언제나 내가 먹는
모습만 지켜보셨다 그날은 몹시 궁금했다
“엄마 아빠는 왜 식사 안하세요?”
칼라일과 에스미는 서로를 보고 씁쓸히 웃어 보였다 그리곤
“에드워드 우린 스페셜 다이어트 중이란다”
그때는 그냥 그렇게 믿었다 칼라일과 에스미는 다이어트를 안 해도 충분히 아름다웠는데..
14살이 되었다 중학교에 입학을 했다 나의 부모님이 다른 부모님과 다른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난 내색하지 않았다 칼라일과 에스미는 나의 부모였고 그들은 날 세상의 어떤
사람보다 사랑했다 나 역시 그들을 너무 사랑했다
16살 땐 나의 부모님이 아닌 내가 점점 이상해지는 듯 했다 반 친구들 보다 달리기와 힘이
유별나게 빠르고 쌨다. 그래서 운동부에 스카웃 제의가 많이 들어왔다 내가 들어오면
학교의 우승은 따 논 상태라며 날 설득했지만 난 운동보단 음악이 좋았다
그리고 17살이 되던 날 우린 케이크위에 17개의 초를 꽂고 식탁에 모여 있었다. 칼라일과
에스미는 내가 초를 끄기만을 기다렸다 난 초를 끄기 전 소원을 빌고 ‘후’하고 불었다
촛불은 꺼지고 에스미가 불을 켰다 칼라일이 선물이 있다며 2층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처음 보는 소녀와 같이 내려왔다. 그녀는 나의 부모님과 같은 창백한 피부에 짧은 검은
단발머리를 하고 있었다. 그 검은 머리위에 빨간 리본이 매어 있었다.
“에드워드! 17번째 생일을 축하한다! 그녀는 앨리스야! 너의 누나란다!”
칼라일은 앨리스를 소개했다 나보다 한 살 많은 누나라 했다. 나는 기뻤다 부모님이 하이킹
을 가는 날 나 혼자 있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너무 기뻤다. 나의 부모님과 나의 사랑스런
누나는 밤이 되자 시내로 놀러 갔다. 사람들은 붐볐다. 거리의 내온사인은 내 정신을 홀랑
빼갔다. 너무 즐거웠다 그러다 부모님과 나의 사랑스런 누나를 놓치고 말았다. 나는 길을
해매다 어디에선가 달콤한 향기가 났다 난 참을 수 없는 유혹적인 향기를 따라 어두운
골목으로 들어왔다. 그 골목 끝엔 작은 공터가 있었다. 그 곳에 허름한 차림에 맨발을 하고 얼굴
이곳저곳엔 때가 묻어 있는 소녀가 있었다, 이제 10살쯤 되었을까? 그 소녀는 양손을
들고 나에게 다가왔다 배가 고팠는지 내 손에 들고 있는 과자봉지를 뚫어 저라 쳐다봤다.
그 소녀가 다가오면서 내 심장은 빨라지기 시작했다 그 소녀와 어울리지 않는 너무
매혹적이고 달콤한 향기가 진해졌다. 그때 바람이 불어 그 소녀의 머리카락을 흩날렸다
난 어느새 그 소녀의 목에 이를 꽂고 있었다. 칼라일과 에스미가 달려왔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내 광기를 멈출 수 없었다.
그렇게 17살 때 난 괴물이란 걸 알게 됬다. 그리고 우린 여러 나라로 거처를 옮기며 살았다
그렇게 107살이 되었다. 그리고 107살이 될 때 까지 내 몸은 자라지도 않았다.
나와 앨리스는 해가 비치는 날이면 하이킹을 갔다. 동물의 피만을 마시며 버텼다. 불만은
없었다. 나름 괜찮았다. 내 107번째 생일 나와 앨리스는 하이킹을 갔다 나는 우리 식구 중
가장 빨랐다. 그래서 인지 치타 같은 빠른 종류의 동물을 주로 사냥했다. 그날도 사냥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앨리스는 신이나 있었다. 매 년 식구들의 생일이 찾아오면
앨리스가 가장 기뻐했다 모든 생일 파티를 준비하고 선물을 준비하고 행복해 했다. 지겨울
만큼 세월이 흘렀지만 앨리스는 아이디어가 좋은지 매년 다른 파티와 장식을 했다 앨리스가
파티 때 쓸 물건을 사기위해 시내에 내렸다 앨리스는 파티 용품을 파는 가게로 들어갔고
난 음반 가게를 찾아 갔다. 그게 실수였다 난 그 음반가게에서 나오는 여자의 향기에 취 해
그녀의 뒤를 쫒았다 이미 자제력을 잃은 상태였다 그녀가 어두운 골목으로 들어서자 난
그녀의 목을 물었다. 화가 났다 100년이란 세월을 참고 참았다. 나 자신을 믿었다. 하지만
난 오늘 나를 배신했다. 칼라일에게 죽여 달라 애원했다. 물론 칼라일은 거절 했고
난 그대로 집을 나와 숲으로 달렸다 비가 왔다 그리고 난 기억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