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10
내 이름?
에드워드
나이?
17
벨라?
나의 사랑 벨라
나?
????
“후..”
긴 숨을 내쉬었다. 곧 여름이지만 포커스의 날씨 특성상 밤공기는 차가웠다. 그 공기가
내 코를 지나 패로 들어왔다 상쾌하고 차가웠다. 그러나 거북스럽지 않았다. 정신은 맑았다
기분은 좋았고 몸은 가벼웠다 나를 향해 달려오던 제이콥은 내 바로 앞에 멈춰있었다
낮게 몸을 숙이고 굵게 크르릉 소리를 냈다 앨리스를 공격하던 두 마리의 늑대도 지금은
공격을 멈추고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큭..”
웃음이 나왔다. 난 한손으로 내 얼굴을 가렸다 하지만 웃음이 새어나는걸 막진 못했다
“큭..큭..하..하하하!”
나는 배를 부여잡고 웃기 시작했다 기분이 날아갈 듯 했다. 앨리스를 공격하던 늑대들은
제이콥의 옆으로 재빨리 점프했다. 그 셋..아니 세 마리는 낮게 으르렁 거렸다 그리고
제이콥을 제외한 두 마리가 나에게 달려왔다 난 살며시 몸을 틀어 피했다.
“재미있군?”
내가 그들을 향해 말했다. 난 앨리스에게 다가가다 앨리스의 팔과 다리엔 늑대의 이빨
자국이 가득했다 하지만 피는 나지 않았다 내가 손을 내밀어 앨리스를 일으켰다
“에드워드..?”
앨리스가 조심스레 내 이름을 불렀다 난 앨리스를 향해 고개를 갸우뚱하고 살짝 입 꼬리를
올렸다 그리고 난 회색늑대에게 달려들었다.
“깨갱!”
회색늑대가 비명을 지르며 제이콥 뒤쪽에 있는 나무에 부딪쳤다 난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너무 즐거웠다. 뭔가 잊고 지냈던 즐거움이 내 가슴에 가득했다.
“크르릉..”
제이콥이 날 바라보고 경계의 소리를 냈다 난 제이콥을 향해 몸을 틀었다 그때 검은늑대가
나에게 달려왔다
“소용없어..”
난 살짝 옆으로 틀어 발을 들었다 그대로 검은늑대의 머리를 향해 발을 내리 꽂았다.
검은늑대는 ‘컥’ 소리와 함께 땅에 쳐 박혔다.
“하하하하! 소용없다고 했잖아?”
난 검은 늑대의 머리에 발을 올려놓고 비볐다.
“날 화나게 하지 말았어야지!!”
난 검은 늑대의 가슴에 내 손을 박았다 검은 늑대의 심장이 만져졌다 심장은 뜨거웠고
빠르게 뛰고 있었다. 난 그대로 손을 움켜쥐었다. 피가 내 얼굴에 튀었다 검은늑대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역시 늑대인간의 피는 냄새가 구리군..”
난 검은늑대의 심장을 제이콥의 발 앞으로 던졌다 피가 묻은 손을 검은늑대의 털에
닦아냈다 피가 묻지 않은 손으로 머리를 쓸어 올렸다 난 다시 한번 숨을 들이마셨다
아까와 같이 상쾌하진 않았다 늑대인간의 역겨운 냄새가 났기 때문이다 제이콥과
회색늑대는 내 밑에 있는 검은늑대의 시체를 바라봤다 그들의 눈엔 두려움과 살기가
함께 뒤섞였다 난 그 둘에게서 시선을 돌리고 하늘을 올려다봤다 비가 오려는지 구름이
가득한 검은 하늘이었다. 마음에 들었다.
“제이콥? 이제 그만 돌아가는 게 어때? 난 아직 널 죽이고 싶지 않아”
내가 낮게 중얼거렸다. 이 재미있는 게임을 빨리 끝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이콥과 회색늑대는 내게 달려들었다. 소용없는 짓! 제이콥은 내 머리를 향해 회색늑대는
내 다리를 향해 달려들었다 난 움직이지 않았다 그들은 날 해칠 수 없을 테니까
그들의 이빨이 내 몸에 닫기 전에 이미 그곳에 난 없었다. 난 재빠르게 제이콥의 뒤로 돌아
그의 목덜미를 잡았다 회색늑대는 그대로 바닥에 얼굴을 박았다 난 제이콥을 잡고만 있었다
제이콥은 발버둥 쳤다. 하지만 역시 소용없었다.
“제이콥.. 내 말 끼를 못 알아듣는구나? 난 널 죽이고 싶지 않다고..큭큭”
제이콥은 나를 노려봤다. 난 입 꼬리를 살짝 올리고 그대로 제이콥을 던져버렸다
제이콥은 공중에서 한 바퀴를 돌아 안전하게 바닥에 착지했다 흥미로웠다.
“호~ 제이콥.. 조금 제법인 걸? 하지만 그것도 한번 뿐이야!”
난 제이콥을 향해 빠르게 달려갔다. 그때 내 앞에 칼라일이 나타나 내 손을 잡았다
“에드워드! 정신 차려!”
칼라일의 목소리에 난 멈춰 섰다. 그리고 난 그대로 의식을 잃었다.
-
눈을 떴을 땐 아무것도 없는 하얀 방이었다. 난 그 방 한가운데 누워있었다
그리곤 내 앞에 나와 똑같이 생긴 내가 나타났다
“당신 누구야?”
내가 나를 향해 소리쳤다 내 모습은 나를 향해 천천히 걸어왔다 그는 미소 짓고 있었다.
“나? 1년 전의 너야”
-
“헉!”
눈을 떴을 땐 밤이었다. 또 얼마나 잠이 든 걸까? 난 잠들기 전의 일을 생각했다
그건 내가 아니었다. 그때 온몸이 뜨거워지면서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있는 듯 했다.
날 몰아내고 누군가 내 몸을 조정한 것 같았다. 나와 같은 모습을 한 ‘그’일 꺼라 생각했다
난 천천히 침대에서 일어나 거울을 향해 걸어갔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창백했다. 눈은
황금빛이었다. 입술을 새 빨겠고 눈 밑엔 그림자가 짙게 내려와 있었다. 난 손을 들어
거울 속에 비친 내 얼굴을 만져봤다. 차가웠다. 내가 아닌 거 같았다
‘쨍그랑’
난 그대로 주먹을 들어 거울을 깨버렸다 손엔 상처하나 없었다. 늑대를 죽이고 제이콥을
공격한 ‘그’는 나였다.
“으아아악!”
난 소릴 질렀다. 용서 할 수 없었다. 내 자신에게 화가 났다. 심장은 뛰지 않았다
눈물도 흘릴 수 없었다. 난 괴물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