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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 해 간 날 - 레벨 1 ㅣ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박서진 지음, 김재희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3년 9월
평점 :
직장맘이라 항상 그날 해야할 숙제를 전날 저녁에 적어놓고 체크를 해주고 있어요.
이렇게 적어놓으면 연우는 하나씩 숙제를 하고 동그라미 표시를 하지요...
퇴근 후 숙제를 하나도 하지 않고 놀고 있을때 저는 연우부터 혼내고 봅니다.ㅠㅠ
왜 안했는지...시간이 안되서 못했는지...이유를 들어보지도 않고 말입니다.
연우의 입장에서 조금만 이해해주고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준다면 다 이해되는일
그냥 넘길수도 있는 일인데 저는 그걸 용납해주지 않아요...


숙제 해 간 날에 나오는 영훈이처럼 이런 저런 핑계라도 말하면 답답하지 않을까요?
연우는 그냥 아무말없이 잔소리를 듣거나 눈물을 뚝뚝 흘리며 한번만 용서해달라고
합니다. 이런 상황이 항상 연우와 제가 반복되는 일들이네요. 하루는 잘하고,
하루는 안해서 혼나고....ㅋㅋ 숙제해간날을 읽어보니 참...많은 생각이 드네요.
숙제 해 간 날은 친한 친구도 없고 공부도 재미없고 급식도 흰우유도 싫어하는 9세
영훈이의 일상생활 이야기예요. 9세 영훈이의 이야기라 그런지 지금 9세인 연우와
공감대가 형성되어 흥미롭게 잘 읽어주더라구요.

지각을 하거나 숙제를 안 해 가면 방과 후에 지겨운 사자소학을 한 시간을 들어야 하는
영훈이...지각을 하고 또 숙제까지 안해가서 아이들 앞에서 숙제를 왜 못했는지에 대해
지각을 왜 했는지에 대해 발표를 하게 되었어요.

영훈이는 떠돌이 개 둥글이를 만난 이야기, 놀이터에서 혼자 시소 타는 아이를 만난
이야기, 배고파서 라면 끓여 먹은 이야기, 숙제를 하려고 하는데 위층의 쿵쿵 소리에
화가 난 이야기, 10층 아줌마가 와서 뛰지 말라고 협박해서 스트레스 받아 풀려고
게임을 한 이야기, 그리고 진짜 숙제를 하려고 하는데 낮에 놀이터에서 만난 여자아이가
자꾸만 생각나 한숨도 못 잔 이야기까지...모든 이야기로 핑계를 대다가 결국 자신의
잘못 때문임을 알고 반성하고 숙제 대신 다른 뭔가를 보여달라고 선생님이 말씀하시자
일기장을 꺼내 읽었는데 일기발표가 바로 숙제였다는 걸 알게 되었다...또, 놀이터에서
만난 오빠라고 부른 여자아이가 옆반이란걸 알게 되었고 영훈이는 이제 학교생활이
즐거울 것만 같이 기분이 좋아지는 내용이예요.

" 누구를 탓하거나 핑계를 대서는 안된다. 그것은 앞을 보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다. "
이 문장이 참 오래 오래 생각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 핑계...핑계에 대해 연우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어요. 핑계는 거짓말과 같아 한번 핑계를 대기 시작하면
끝이 없이 핑계를 말하게 만드는것 같다고 말하네요... 참 이렇게 기특하게 생각하는
아이에게 소리만 지른 제가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네요.
이 책은 저학년 아이들의 심리를 세심하게 헤아리고 아이들의 입장을 잘 풀어놓아
아이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해주고, 어른들에게는 우리아이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하게
하고 반성하게 되는 시간을 갖게 해주는 책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