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내내 즐기는 취미 52 - 이 계절 마침 맞은 꾸미기와 선물 만들기
클레어 영스 지음, 서나연 옮김 / 니들북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남 발 만도 못한 손이지만 손을 꼼지락 거리는 걸 좋아한다.

미친 듯이 손뜨게에 매달려 집이 쓰레기장이 되어가는지 아이들이 영양실조에 걸렸는지 모를 정도로 몰두할 때도 있고  퀼트를 한 답시고 손가락 마디마디마다 핏방울이 송글송글 맺혀 바느질을 하는건지 혈서를 쓰는 건지 모를때도 있고 재봉틀로 무얼 만들어 건답시고 집이 무당집 저리 가라 싶을 정도로 너풀너풀 정신없을 때도 있다.

 

다윗의 반지 글귀처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무얼 오래 진득히 할 수 있는 염색체가 부족하니 한 때 미친듯이 열중하다가 어느 순간 언제 그랬냐는 듯 확 접고 다음 신이 강림할 동안은 조용하다 다음신의 접신이 이루어지는 순간 미친듯이 또 몰두하다 그만두는  불상사가 반복되어왔다.

이러다 보니 아이들도 남편도 내가 무얼 한다고 하면 '또 얼마나 가겠어?' 하는 표정이다.

 

나도 안다.

내가 인내와 끈기가 부족하고 그 중 제일 부족한 것이 재주라는 걸!ㅠ

의욕은 앞서는데 감각과 기술이 따라주지 않으니 의도한 바대로 작품이 나와 주질 않고 내 작품에 대한 실망감이 크니 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지고 만다는 걸.

그래도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어떤 걸 보면 얼마만한 수준의 실력으로 도전해하 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내가 할 수없는 것이라는 걸 이제는 안다.

 

[일 년 내내 즐기는 취미52]는 이런 나에게 딱 맞는 책이다.

고난이도의 기술 없이도 따라 할 수있고 한 가지만 파고드는 매니아적 취미가 아니라 두루두루 조금씩 여러분야의 소품들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책이었다.

달 별 행사에 필요한 소품 위주로 소개해 두었는데 재료도 우리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천이나 종이, 점토 같은 거라서 부담없이 편하게 만들 수 있는 작품이 많은 것도 좋았다.

* 내가 만든 엄지손가락 개똥쥐빠귀 카드*

 

나처럼 손이 남 발 만 못해도 충분히 따라 할 수 있도록 도안도 잘 되어 있고 만드는 방법도 자세히 나와 있어 초보자도 쉽게 따라할 수 있고 응용할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좋았다.

한 단계를 하고 나면 다음 단계를 도전해야하는 깊이의 작품이 아닌 일상생활에서 쓰다가 실증나면 다시 만들면 되는 만들기 쉽고 값싼 재료들로 할 수 있는 작품이 많다는 데도 점수를 주고 싶었다.

 

이렇게 응용하면 또 다른 분위기를 낼 수 있구나 싶은 종이 물고기, 꼭 한 번 만들어 아이에게 선물로 주고 싶은 실내화, 낡은 옷에 수를 놓으면 새 옷이 될 것 같은 수놓은 카디건,수 자체만으로도 간지가 느껴지는 신발주머니, 쉽게 만들 수 있으면서도 정성이 느껴지는 종이카드...

유용하고 생활에 필요한 소품들이 52가지나 소개되어 있어 눈으로 보는 즐거움도 빼 놓을 수 없었다.

 

있어보이고 수준 높은 작품을 만들어 보리라 기대하는 사람에게는 너무 평범한 작품들과 쉽게 만들 수 있는 작품들이 많아 실망할 수 도 있지만 무언가 만들고 싶은 피가 흐르는 초보자들에게 더 없이 반가운 책이다.

 

재주가 메주라 수없이 많은 도전과 실패를 경험한 초보자DIY족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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