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리얼 종이접기 - 사실에 가까운 종이접기로 두뇌를 계발하고 예술적 창조성을 키운다 리얼 종이접기 1
후쿠이 히사오 지음, 민성원 옮김, 장용익 감수 / 에밀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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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무얼 만드는 일은 집중을 요구한다.

집중하지 않으면 내가 생각했던 모습과 다른 엉뚱한 모습이 나오거나 망쳐서 새로 공든 탑이 무너지는 걸 봐야하기 때문이다.

일상의 거의 모든 일들을 손이 거들지 않은 일이 없지만  생각해 보건데 우리가 창작이라는 이름으로 손을 움직여 최초로 무언가 만들어 볼 시도를 한 건 아마도 종이 접기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어린시절 딱지치기를 생각해 보시라.)

재료도 흔하고 손 만 있으면 다른 도구가 필요치 않고 만들어 가는 재미도 있다. 실생활에 쓰이기도 해 실용성도 있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들 방과후 교실에 종이접기 프로그램은 가장 인기 높은 프로그램 중 하나다.


우리 아이도 예외는 아니라서 종이접기 프로그램 수강신청을 해 달라고 하도 졸라서 (나는 영어회화 반이나 컴퓨터 자격증 반을 신청했음 싶었지만..ㅠ) 울며 겨자먹기로 이번 분기만 이다 하며 울며 겨자먹기로 신청했다.

처음엔 이런 저런 어디선가 본 듯한 것들을 만들어 오더니 날이 갈 수록 점입가경 오, 놀라울 손! 이었다.

내가 알고 있던 종이접기의 세계가 아니었다. 

"이런 것도 종이로 만드는 게 가능 했구나!" 싶은 작품들 이었다.

재료만 종이지 우리가 생각하는 모든 것들이 다 가능해 보였다.


그리하여, 종이접기 세계에 푹 빠진 아이는 학업과는 더욱 멀어지고 뒤늦게 소근육 발달에 힘을 쏟는 아이가 되었다.

한가지 더, 집중력이라는 걸 잘 모르는 아이였는데, 뭔가에 몰두하는 경이로운 모습을 보고 만 나는 종이접기 교실에서 컴퓨터나 영어로 옮기라는 말을 꺼낼 수 없게 되었다.


납작한 종이공룡은 그만!

[놀라운 리얼 종이접기] 책은 이 즈음의 우리 아이의 눈을 또 한번 반짝이게 했던 책이다.

학교에서 선생님의 도움과 설명으로 만들었던 작품들에서 익힌 노하우를 접목해 하나씩 동물을 접었는데, 나는 당췌 무슨 말인지 몰라 속수무책이었지만, 아이는 제법 정확한 설명으로 나를 가르친다.

이런일도 있구나...나는 괜히 흐뭇해하는데 아이는 계속 답답하다고 나한테 소리치는 상황이 반복,반복.


근데, 정말 좀 어려웠다.


 

아무튼, 만드는 내내 아이는 답답해 하고 나는 헤매고 우여곡절 끝에 완성한 공룡이다.

책처럼 위풍당당한 공룡은 아니지만, 나름 만족스러운 스테고사우르스 되시겠다!!^^


아이가 남에게 가르치는건 정말 힘든일이라는 걸 알았다고, 선생님 마음이 조금 이해가 된다고 했을 때, 나는 또 한 번 웃었다.

그리고, 중간 중간 손가락을 꼼지락대며 아이와 나눈 이런 저런 학교 이야기, 친구 이야기를 듣게 된 것도 좋았다.

나를 가르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걸 은근 으쓱해 하는 아이 얼굴을 보는 것 또한 좋았고.


종이접기는 단순히 종이접기로 끝나지 않는다는 걸 아이와 종이접기를 하며 깨달았다.

우리가 공룡을 접는 그 한 시간 동안 이루어 낸 것들을 적어 보자면,

1. 집중력

2.디테일한 손끝 놀림

3.대화

4.상대방에 대한 역지사지의 이해

5.타자에 대한 새로운 발견

6.돈독해지는 관계

7.성취감


한차원 업그레이드된 종이접기 책으로 아이와 나 사이도 한차원 업그레이드된 시간이었다.

아이와 나는 서로 답답해하며 이해하며 이 많은 동물들을 다 접어 보기로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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