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 하우스 - 나무 위의 집
코바야시 타카시 지음, 구승민 옮김 / 살림 / 201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무 위의 집에서 살고 싶은 상상을 해 보지 않고 유년을 보낸 사람이 있을까?

밀림을 휘젓고 다니던 타잔이 살던 나무집을 보며 (만화 영화였지만) 아나콘다가 수시로 출몰해 내 가정의 평화를 위협한다해도 저런 집에서 한 번쯤 살아 봤으면..싶은 생각이 든 건 아직도 철이 덜 들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트리 하우스는 주거의 목적이라기 보다는 치유에 중점을 두어 만드는 집에 가깝다는 게 내 생각이다.

우리가 상상했었던 어린시절의 내 공간 ,동심으로 돌아가보고 픈 마음, 자연과 한 뼘 더 가까워지고 싶은 힐링의 마음들이 모여진 총합체가 트리하우스 아닌가 싶다. 

보고 있는 것 만으로도 우와, 싶은 힐링의 기운이 스민다.

 

'이탈로 칼비노의 나무위의 남작'을 생각했다.

달팽이 요리가 싫어 아버지와의 말다툼 이후 나무위에서 살기로 마음을 먹고 난 뒤, 한 번도 땅에 발을 디디지 않고 살았던 코지모. 그는 소설속에서 이렇게 말했다.

" 땅을 제대로 보고 싶은 사람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만 한다."

나무위에 집을 짓고 살고 싶은 마음은 어쩌면 땅을 제대로 보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 된 것일지도 모른다고 .

 

트리 하우스의 원조는 높은 곳에 집을 지고 살아가는 코로와이 족의 풍습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지상에서 46미터나 높은 곳에 올라가 집을 짓고 산 코와이족의 집은 이슬아슬 하다 못해 위험해 보이기조차 한다.

날마다 번지점프대에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이기도 하겠고 롤러 코스트에 올라 앉아 있는 기분이 들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건 나무위에 집을 지을 마음을 가진 그들의 발상은 매력적이고 아름답다. 숲과 바람, 나무와 하늘을 가장 가까이 느낄 수있는 주거지를 만들기로 마음먹었다는 건 경이로운 혁명이다. 

 

 


 "문명을 버리고 숲으로 돌아가자."고 외치는 히피들과 베트남 반전 운동을 계기로 나무위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원조가 되어 트리 하우스문화가 전세계적으로 번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에는 이렇다 할 트리 하우스가 없다는 건 기후나 생활조건이 안 맞는 이유도 있겠지만, 우리는 그동안 너무 먹고 살기에 급급해 동심이나 낭만에 가까워지기엔 너무 각박한 삶을 살아 온 까닭인 듯도 싶어 안타깝다.

 

이런 책이 소개 되었다는 것 만으로도 우리나라에도 트리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고 트리하우스에 살고 싶은 욕망이 분출되고 있는 결과인 듯해 반갑고 기쁘다.

도시의 랜드마크가 된 마천루만 자랑이 될 게 아니라 숲에 지어진 트리 하우스도 그 고장의 랜드마크가 되어 자랑거리가 되고 마음까지 치유받는 사례가 생기길 진심으로 바란다. 

 

세계 각국에 지어진 트리 하우스를 소개하는 내용을 살펴보면 아무도 오지 않던 산 속 공원이 명소로 거듭나고 병마와 장애에 맞서 싸우는 아이들의 꿈의 상징이 되기도 하며 죽은 딸의 꿈을 이루어 주기 위해 트리 하우스를 짓기도 한다.

어떤 이유로 지어졌던 간에 트리 하우스를 보는 사람도 지은 사람도 모두 마음이 풍요로워 진다는 것이다. 내가 꿈꾸고 있던 집을  눈 앞에 보는 기쁨, 트리 하우스는 우리에게 다시 동심으로 회귀할 수있는 통로를 열어주는 상징물이자 메세지라 여긴다.

 

 

책 후미에 첨부된 트리 하우스를 만드는 법은 트리 하우스는 영원히 동심 속에서만 존재할 수있는 먼 건축물이 아닌 마음만 있으면  한 번 도전해 보아도 좋을 꿈의 실현임을 직접 느끼게 해 준다.

건축에 문외한 인 사람이라도 그림을 보다보면 '아, 이런 과정을 통해 집이 만들어 지는구나' 알 수 있다.

집을 짓는 기본적인 지식을 갖춘 사람이라면 평생을 두고 내 손으로 지은 집 하나 마련하고 픈 욕심을 풀어 낼 수있는 가장 낭만적이면서도 순수한 동기가 될 수 있는 집이 아닌가 싶다.

 

조용한 호숫가의 통나무 집을 꿈꿔 왔던 내가 트리 하우스를 접하고 나서는 나무위의 집에서 살아보는 게 또 하나의 꿈이 되었다.

쓸려가는 바람소리, 쏟아지는 별빛, 날아가는 새와 구름, 나무 자체에 기대어 있는 편안함과 위로.

이 모든것이 하나로 집약된 결정체가 트리 하우스라 말하고 싶다.

 

동심으로의 회귀와 삶의 낭만, 영혼의 치유를 한꺼번에 누릴 수 있는 트리 하우스는 자연과 사람이 함께 숨 쉴 수있는 가장 좋은 건출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