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또 뭔가 강자를 우롱하는 그런 글쓰기인가?
책모임에서 뒤늦게 알려준 책제목은 <서민적 글쓰기>였다.
베테랑 영화가 떠올라 눈살을 찌푸렸다.
영웅들은 영화에서 강자를 한방에 날려버리고 삐뚤어진 역사가 시원하게 응징된다.
깨갱 소리도 못하고 숨죽이고 사는 현실속의 서민을, 더 초라하게 만든다
<서민적 글쓰기>도 또 강자를 우롱하는 그런 글쓰기인가? 라는 예상으로 나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얼굴이 굳었다.
그 블로그를 더 읽으니 그제서야 웃음이 피식 나왔다.
서민은 작가의 이름이었다.
예상을 빗겨간 기분 좋음은 언제나 그렇듯 두배 더 웃게 된다, 내 얼굴은 활짝 펴졌다.
일단 예전에 기생충 어쩌고 저쩌고 했던 책소개글을 읽었던 기억이 났다.
한권 읽어볼 만하다고 느낀 건 기생충부터가 특이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웃고 시작한 책,,,
책은 부담이 없었다.
좀 못생긴,,,앞표지는 정말 교수인가 싶을만큼 빈티가 좔좔했다.
비호감이 일 정도였다.
책은 쉽게 쓰여 있었다.
그러나 저항감이 아니든 것은 아니었다.
역시 서울대 교수 그것도 의대,,,생은 나와는 너무나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외모 콤플렉스와 소심함은 양념처럼 보였을 뿐이다.
경향신문 한계레 신문 칼럼을 쓰는 사람이면 대단한 사람이지 않은가?
그 거리감에 아득해져서 잠깐 그들만의 수혜,,,대하듯 열등감과 저항감으로
책을 그냥 쑥 훑어내렸다.
사실 글쓰기에 대해 이전에 읽은 두책은 나에게 굉장했다.
한장씩 한장씩 아껴 먹듯이,,,또는 일부러 하루에 소량씩만 읽어나갔다. 나에게 주는 부적처럼
동기부여가 될 수 있도록 느릿느릿 읽어나갔다.
이만교의 <글쓰기 공작소>는 출판언어가 어떤지를 처음 알려준,,,생각지도 못했던 여러가지 구체적
기술과 표현 방법을 알려주는 놀라운 책이었다.
최옥정의 <소설수업>은 매일 매일 자신을 격려해라 자신의 경험을 써라고 속삭대는 그 울림은 나를 울컥하게 만들었다. 감동이었다.
그런 전문 글쟁이의 글에 비해 <서민적 글쓰기> 책은
감정과 언어를 다루는 맛은 좀 떨어졌다.
곰살맞으면서 통쾌하고 웃기기는 했지만 뭔가 내 저 밑바닥까지 들어와주진 못했던 점에 대해 나는
좀 깔보면서 책을 읽어나갔다.
그러다가 내가 아하~ 라고 무릎을 치게 된 건
한계레 칼럼 이야기 할 때였다.
((자신을 낱낱이 고해바치는 솔직함...))은 이 책의 가장 큰 묘미다.
진솔하고 자신의 실패담을 그대로 노출하는 용기
다시는 글을 쓰지 않겠다는 절필 절망감
마태우스를 파헤쳐서 내놓는 부분에선 정말 내가 봐도 낯이 뜨거웠다.
작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가 잘한는 줄 알고 깝치다가 발견하게 된 나의 낯뜨거운 경험과 맞닿아서
나는 작가에겐 미안하지만
정말이지 내가 다 부끄러웠다.
더 이상 남이 아니고 내일이 되버렸다.
그런 부분들에서 나는 작가가 너무나 운이 좋다는 생각을 내려놓게 되었다.
작가가 이런 부분에서
역시 나는 실패담을 좋아하나보다.
바닥까지 내려가는 이야기를 좋아하나보다.
또한 김연아 이야기 부분도
다른 기사와 비교하여 자신의 글을 내놓는 그 베짱의 이상함에 대해
나는 와락 작가가 불쌍하고 못나보여서 좋다.
그러나 돌려깎기,,는 최고다
윤창중 이야기와 썰렁함 이야기는 정말 서민적 글이 어떤 마력인지 확 와닿아서 근질근질
웃음이 삐져나오는데 나중엔 최불암처럼 터지고 말았다.
당장 나의 행동을 바꾸어놓은 것은
그러니까 내가 책을 절반 정도 읽은 상태에서 나는 벌써 변하고 싶어졌다.
알라딘 서재와 예스 24시 서재 블로그를 당장 둘러보았다.
한참동안 말이다.
거기서 서평단 모집을 눈여겨 보고 댓글로 신청도 했다.
그리고 평소 책읽는 사람들,,,을 새롭게 만나고 싶었는데 예스 24 알라딘 파워 블로거를 잘 이용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였다.
글쓰기를 이제까지는 나혼자만 써왔는데
나와 관심사와 동기가 비슷비슷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몸을 끌고 가고 싶어진다.
그리고 좀 더 일기를 독서 감상문을 더 더 열심히 써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누가 아랴 응큼한 생각이 아니드는 것은 아니다
서민처럼 누군가 출판사에서 나를 픽업할지도 모른다는,,,그런 앙큼한 생각도 아니하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 글쓸 기회를 무조건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서민의 편집장 경험도 아주 재미나다
어쩌면 나는 좀 정체되어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좀 더 어떤 장치를 늘려야겠다는 생각을 하도록 부추기는 책이다.
이 책은 뭔가 나를 좀 더 적극적으로 좀 더 공개적인 기회를 가져보도록 부추긴다.
오늘은 여기까지 기록
마저 책 읽고 다시 글을 써야겠다.
참 한마디만 더 ,,,
글쓰기,,,라는 엄청난 목표를 향해
조금씩 더디지만 끈덕진 서민의 발걸음은 오물딱 조물딱 꼼지락댐으로 조금씩
커져가는 그런 생태다 이런게 오지다.
어쨌든 서민적 글쓰기는 더 재밌어지고 있다.
은근 바람직한 삶이라는 냄새가 훅 끼쳐오고 있다.
이런 걸 세글자로 줄여 말하면 반갑다,,,
드디어 책을 다 읽었다.
몸이 근질거려진다
독서 서평을 좀 더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몰려온다.
내가 알지도 못했던 사람들이 이렇게 기가 막힌 글들을 쓰고 있다니 책속에 소개되는 여러 사람들을
보며 나는 부지런히 메모를 해두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나는 방송을 그만 두게 된 이야기가 흥미롭다.
<< 글을 쓰고 있노라면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
이 부분은 정말이지 글쓰기에 대한 기분을 한마디로 축약해놓은 말이다.
그리고 부추긴다. 독자를 글쓰기의 세상으로 끌어당긴다.
영화 <베테랑>에 나오는 황당한 서민 영웅 말고
책 서민적 글쓰기에 나오는 서민의 끈덕짐이 더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