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2
무라카미 류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호밀밭의 파수꾼」의 무라카미 류 버전이랄까? 다른 점은 시종일관 유쾌하다는 것이다. 읽는 내내, 너무 재미있어 누워 발을 동동거리며 킥킥거렸다, 하면 거짓말이고, -이런 식의 글쓰기를 박민규 소설에서 보고 참신하다 생각했었는데 이제 주인이 누구인지 알았다- 입꼬리가 살짝 올라갈 정도는 됐다.
무조건적인 권위에 용납할 수 없었던 야자키 겐 -류의 작중 인물-은 여자 친구에게 잘 보이겠다는 일념 하나로 학교 바리케이드 봉쇄를 단행하고 페스티벌을 벌인다. 그 과정이 리얼하기는 커녕 만화처럼 비현실적이지만 나무랄 사람은 없을 듯 하다. 통통 튀는 주인공도 흥미롭고 랭보,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 웨스 몽고메리 등의 시대의 아이콘들과 작중 인물의 이미지 설정을 겹치게 배치한 점 또한  흥미롭다.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에서의 마약, 섹스, 폭력 같은 어둡고 부정적인 미군 문화 -검은 새- 마저도 이 책에선 햇빛에 뽀송뽀송하게 말린 듯 독소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아무래도 어린 시절 이 때의 경험이 무라카미 류 문학의 원류를 이룬 점은 분명해 보인다. 「69」라는 제목만 보고 나처럼 야릇한 상상을 하신 분,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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