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싱키 로카마티오 일가 이면의 사실들 (리커버 특별판)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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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편 하나와 단편 세 개.
먼저 중편 「헬싱키 로카마티도 일가 이면의 사실들」캐나다의 한 대학생은 -작가의 분신으로 보이는- 에이즈로 죽어가는 절친 폴을 위해 새로운 이야기를 구상한다. 서로 연도별로 세계사적 사건 하나씩 발췌하고 어느 대가족 집안과 연결시키는 것. 정작 그 가족 이야기는 가뭄에 콩나듯이 나오는 게 함정. 마텔의 처녀작이자 실험작. 서서히 죽어기는 폴의 모습이 특유의 담담한 필체로 써내려간다.
「미국 작곡가 존 모턴의 <도널드 J. 랭킨 일병 불협화음 바이올린 협주곡>」은 가장 얀 마텔다운 작품이다. 좀 지리해질 때쯤 터지는 한방. 참호 속 명품을 작곡하는 배나온 술주정뱅이 존 모턴의 심드렁한 말투가 예술이다. 조셉 콘래드의 소설 속 인용도 그럴듯하다.
「죽는 방식」은 참신함 외에 얻는 것 없어 보인다.
「비타 애터나 거울 회사:왕국이 올 때까지 견고할 거울들」역시 독특한 구조. 거울 만드는 상자로 진짜 거울을 만드는 손자와 할머니. 끝없이 혼자 떠들며 어쩌구 저쩌구 남편을 추억하는 할머니와 손자의 단편적인 생각은 따로 다루어진다. 진짜 거울을 완성하고 느껴지는 따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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