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 공부 비타민 - 보기만 해도 공부하고 싶어지는
한재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바야흐로 평생학습의 시대다. 스마트폰을 통해 세계 명문대학의 명강의를 쉽게 들을 수 있고, 작은 도시의 평생학습원에도 다양한 분야의 강좌가 마련돼 있다. 그런데 나처럼 나이는 먹을 대로 먹은 사람에게는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다. 접근성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동기부여가 어렵기 때문이다. 누가 공부하라고 강요할 일도, 그렇다고 어떤 공부를 가지고 당장 생계에 이용해먹을 수도 없다고 생각하니 절박함이 없다. 이 책 뒤표지에는 “공부할 마음만 있고 정작 하지 않는 당신을 위한 책!”이라는 말이 보인다. 그렇다. 이 책은 나를 위한 책이다. 반갑고 또 반갑다.

 

책의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하루에 한 꼭지씩 읽을 수 있도록 삼백예순다섯 가지 지침이 수록돼 있다. 그렇지만 앉은 자리에서 한 번에 쭉 읽어나가도 무방하다. 이 책이 지닌 가장 큰 미덕은 명쾌한 정리와 전달이다. 저자는 자신이 읽은 일화들, 공부하는 과정에서 느낀 것들을 최대한 압축해서 잘 전달해 준다. 그동안 좋은 일화를 모아놓은 책들은 많았지만, 공부에 자극이 되는 일화들을 이렇게 잘 전달해 주었던 책은 없었던 것 같다. 글이 잘 나오지 않아도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있자는 규칙을 만들었다는 하루키, 부두 노동자로 살면서도 도서관에서 독서와 사색을 계속한 끝에 사상가의 반열에 오른 에릭 호퍼의 일화 등은 내 각오를 새롭게 한다.

 

학습방법에 관한 구체적 지침도 유용하다. 그런 지침들이 인상 깊은 문장으로 전달되어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다. 마치 의미 없는 암기의 비효율성을 경계하며 “장기 기억의 문지기는 대단히 바빠서 의미 있는 기억부터 입장을 허락한다”는 대목만 보아도 그렇다. 거기다 이러한 학습방법에 명확한 출처를 밝히고 있어 더 미덥다. 세바스티안 라이트너라는 독일 작가가 했다는 “‘집중’은 지금 기억하고 싶은 바로 ‘이것’을 외울 때까지 생각한다는 의미다.”는 말을 통해 열심히 공부한다는 것에 관해 말하는 부분도 뜻 깊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인용하며 잠을 줄이는 방법을 소개하는 대목처럼 당장 실험해 보고 싶은 것들도 많다. A4 용지 한 장을 16등분한 카드를 이용한 암기법도 당장 실천해 보려고 한다.

 

무엇보다 마음가짐에 관해 말하는 대목들이 가슴에 와 박힌다. “모든 공부는 기본적으로 독학이다. 궁극적으로 모든 것은 혼자서 파악해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근본적으로 필요하다.” 이런 대목을 읽으며 남이 쉽게 가공해준 지식을 탐하려는 내 자신을 반성한다. “‘하늘을 감동시킬 정도로 열심히 하는 사람은 반드시 할 수 있다’는 믿음”을 말하는 대목, “창을 들고 사자와 마주 선 마사이 족처럼 전련을 다해 집중하”라는 대목에서도 한참을 생각했다. 우리는 늘 ‘열심히’ 하고 ‘집중’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냥’ 열심히 집중해서 공부하는 사람과 ‘하늘을 감동시킬 정도로’ ‘전력을 다해’ 집중해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의 결과는 같을 수 없을 것이다. 공부를 ‘모르는 부분을 알아가는 게임’이라고 생각해보라고 권하는 대목도 신선하다. 정말이지 공부를 내가 모르는 부분을 하나라도 더 알아가는 게임이라고 여긴다면 공부가 지긋지긋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이 책에 아쉬움이 아주 없는 건 아니다. ‘365’라는 숫자에 책의 구성을 맞추다보니 어쩔 수 없었던 것 같지만, 비슷한 이야기를 반복할 때가 종종 있다. 그렇지만 이 책을 옆에 두고 읽으려는 사람에게는 저자의 반복이 오히려 유익할 것이다. 나도 이 책을 통해 끊임없이 수그러드는 공부 의욕을 북돋울 작정이다. 이 책에는 학습 동기를 자극하는 말이 거의 다 들어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 책을 읽고도 당장 공부를 시작하지 않는다면 영영 공부와는 이별해야 마땅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제 내게 남은 것은 이 책의 귀한 지침들을 실천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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