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책을 여행 중 읽었다.
시골마을에서의 여행이었는데
밤이 되자 어둠이 깔리고 소음이 사라졌다.
건물의 간판들과 여러가지 조명들은 도시의 밤을 가만히 두지 않는다.
자동차소음, 가전기기 돌아가는 소리, 이웃들의 생활소음들로 고요라는 단어도 떠올리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이번 여행에서 나는 완벽한 어둠과 고요가 무엇인지 느낄 수 있었다.
이것이 자연 그 자체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어둠과 적막마저 가만히 두지 못하는 우리들은
5000~6000년 이상에 걸쳐 이루어졌을 기온 상승을 산업화로 고작 200여 년 만에 이루어버렸다.
문명의 태동으로부터 산업혁명 직전까지 1만 년 가까운 시간 동안 일어난 지구 평균 기온 상승 폭이 0.8도 정도였음을 감안했을때 말이다.
산업화로 인해 인류는 자연에 의한 기후변화에 영향을 받기만 하는 존재에서, 비록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기후를 바꾸는 주체로 변모했다.
기후에 지대한 영향을 받으며 인류가 태동하고 문명이 발전했으나 이젠 자연을 희생양 삼아 만들어낸 산업화의 편리함에 익숙해져 인간활동이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이제 자연의 반격이 시작된 셈이다.
인간이 만들어낸 온실가스가 일으킨 인위적인 온난화는 되려 식량위기뿐만 아니라 인류가 살 땅조차고 빼앗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인류가 인위적인 기후변화를 일으켰지만, 이를 되돌릴 힘을 갖고 있지는 못하다는 사실이다.
나는 이번 독서를 하며 인간이 범무서운 줄 모르고 까부는 하룻강아지같이 느껴졌다.
범의 콧털을 잡아당기고 간지럽히고,
귀를 깨물고 꼬리를 밟으며,
몸에 올라타고 논다.
화가 난 호랑이를 되돌릴 방법이 없다.
우리는 미래세대에 무엇을 물려줄 수 있을까.
우리는 미래세대에게 어떤 역사로 기록될것인가.
기후변화로 인한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것만큼은 분명한 우리가 기후변화를 되돌릴 순 없지만 속도는 늦출 수 있다.
기후 변화와 함께 일어난 인류의 태동과 문명의 발전, 흥망성쇠의 역사가 참 경이롭고 신비로웠으며 흥미로웠고 ,
인류가 인위적으로 일으킨 기후 변화를 돌이킬 힘이 없는 우리 세대에게 남겨진 숙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할 지 깊은 고민이 되는 독서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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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포스팅은 업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