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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의 습격 - 모두, 홀로 남겨질 것이다
김만권 지음 / 혜다 / 2023년 12월
평점 :
♡2024년 열일곱번째 책♡
✒별다섯개도 부족할 만큼 유익하고 좋았던 책❤
제목만 보고 이상적이고 철학적인 책일줄 알았는데 지극히 현실적이고 정치, 경제, 사회, 환경 등을 아우르는 내용으로 편협한 내 사고를 넓혀주는 책이었다.(이런 책 완전 좋아)
통계나 연구, 자료에 기반해 많은 현대인들이 외로움을 겪고 있는데(사회문제가 될 정도로) 그 원인과 현상, 그리고 그에 대한 대응책을 다루고 있다.
사실과 정보에 기반한 내용뿐만이 아니라 읽어가면서 마음의 울림까지 주는 문장들이 가득했다.
뜻하지 않게 문장 곳곳에서 위로를 받았다는ㅜㅜ
✒완전 게으른 나를 바로 움직이게 하는 동력 중에 하나는 나 자신의 ‘쓰임‘이다. 누군가가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면(호구로써가 아니라 정말 진심으로) 그것이 설사 작은 일이라도 거기서 보람과 기쁨을 더 나아가 어쩔땐 삶의 의미를 느끼기도 한다. 그런데 요즘 그런 느낌을 못 느끼고 있어서 좀 슬프다. 아니 ‘외롭다‘.ㅜㅜ
✒이 책에서는 이 이유로 그래서 더욱 마음에 와닿았다.
현대인 특히 젊은 세대들이 외로움(우울증)을 많이 느끼는데 그 원인을 ‘디지털+능력주의‘에서 찾고 있다.
디지털 기술이 만들어 낸 초연결망은 오히려 타인과 (대면적으로) 멀리 떨어진 채 혼자 살아도 괜찮다는 생각을 들게 하고 그것이 사람들과의 연결과 결속이 아닌 고립과 은둔을 만들어내고 있다.
뿐만아니라 디지털 기술은 중간 숙련의 일자리 대신 크라우드 노동자(데이터에 텍스트 라벨을 붙이는 저임금 노동자), 배달, 심부름, 청소, 운전 등과 같은 저소득 직종의 일자리를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빈부격차와 분배에 있어서의 차별도 더욱 심해지고 있다.
그리고 능력주의 사회(특히 학교, 대기업, 정규직 등 많은 곳에서 시험의 불합격으로 평가되는 우리나라에서)에서는 소수의 사람(합격자, 정규직) 외에는 모두 실패자로 만들고 그것을 사회의 책임이 아닌 자신의 책임으로만 돌림으로써 결국 그들을 사회에서 소외시키고 만다.
요즘에는 여러 직종에서 사람대신 인공지능으로 대체되고 있는데 여기서 사람들은 자신의 ‘쓸모없음‘을 느끼게 된다.
현대 사회에서는 능력도 세습이 되는데(자식에 대한 교육투자 등) 그것을 오로지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리고 무능력하다고 탓하는 것이다.
타인의 도움을 바랄 수도 없고 도움을 주지도 않는 각자도생의 시대에 사람들은 점점 고립되어가고 외로워져간다.
✒이 책은 외로움을(더 심각해지면 우울증) 더이상 개인의 문제로만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얘기하고 있다. 외로움은 개인적일뿐만 아니라 사회구조적인 문제이기에 모두가 함께 풀어가야 하는 문제라고 보고 있다.
그래서 저자는 모든 이들이 성공하지 못해도 존중받고 자존감을 지키며 보호받을 수 있는 그런 세계를 바라고 있다.
마지막 장에서는 그런 세계를 만드는데 몇 가지 대응책을 제시하고 있다.
정리하자면, 외로움은 이미 관계의 단절이 일어났다는 점에서 타자의 상실을,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다는 점에서 자아의 상실을, 마지막으로 세계 속에 존재하는 의미를 잃어버린다는 점에서 세계의 상실을 연속적으로 동반하는 거죠. - P40
크라우드 노동의 문제는 단순히 임금이 낮다는 데서 그치지 않아요. 이와 관련된 연구를 보면, 크라우드 노동자들을 사람으로 보지 않고 마치 하나의 기계 부속품처럼 여기는 회사나 고용인의 태도도 심각한 문제라고 해요. 이들을 이렇게 대하는 이유는 크라우드 노동의 중요성을 인정하는 순간 제대로 보상을 해야만 하기 때문이에요. - P144
사람들이 어떤 편견도 없는 과학의 산물이라고 생각하는 인공지능도 인간의 편견으로 가득한 데이터를 학습했기에, 그 안에는 인간의 편견이 고스란히 녹아 들어가 있어요. - P153
지난 몇 년 동안 기업뿐만 아니라 소비자까지 노동자들을 감시하는 일에 동참하게끔 시스템이 발전되어 왔어요. 우리가 배달 음식을 시키거나, 택시를 타거나,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한 다음 남기는 별점이 대표적인 사례예요. 이런 별점 시스템이야말로 기업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동하는 사람들을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는 엄청나게 효율적인 수단이라고 생각해 본 적 있나요? -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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