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브르 식물기
장 앙리 파브르 지음, 조은영 옮김 / 휴머니스트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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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렸던 책 잘 받았습니다. 좋은 책의 펀딩에 참여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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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보다 : 여름 2023 소설 보다
공현진.김기태.하가람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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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린 세 편의 단편이 모두 좋았다. 관심이 가는 새로운 작가 세 명을 알게 되어 좋았고 그들의 다른 소설(몇 편 없다는 것이 아쉽지만)과 앞으로의 소설들이 기대된다.

#공현진 #어차피세상은멸망할텐데
#김기태 #롤링선더러브
#하가람 #재와그들의밤

"전 죽고 싶다거나 죽으려고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거든요. 그런데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게 이상해요. 그럴 수가 있는 걸까요." - P29

"아 근데. 나는 사랑이 좀 하고 싶다."
엘. 오. 브이. 이. 그게 뭔데. 나는 사랑이 뭔지도 모르면서 하고 싶다고 말하네. 웃겨. 아주 웃겨. 리아는 사랑이란 우리가 관성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고 넓고 깊다며, 눈을 뜬 자에게는 도처에 존재하는 것이라 했다. 왜 사랑을 성애(性愛)에서만 구하려고 하니. 우리는 신을 사랑할 수도, 계절을 사랑할 수도 있지. 조카의 해맑은 웃음에서, 동네 빵집에 진열된 갓 구운 빵에서, 뜻밖에 가뿐하게 눈뜬 아침 이불 속에서 듣는 새들의 지저귐에서 사랑을 발견할 수 있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야. 그게 성숙이라고. 리아가 와인을 콸콸 마시며 지론을 펼칠 때 맹희는 "그거 3만 5천 원짜리다"라고 타박하면서도 친구의 존재에 소중함을 느꼈고, 그 소중함 역시 사랑의 일종이라는 데에 고개를 주억거렸다. - P69

새로운 사랑을 위해서는 새로운 사람이 되어야 할 수도. -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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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밖의 모든 말들
김금희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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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공을 날아 이동하는 장거리 여행자 같은 새들이 아니라 아파트 화단 어딘가에서 마주친, 아주 짧게 날아 먹이를 구하고 날갯짓을 하고 금세 내려앉는 새들처럼. 무언가를 많이 얻고 멀리 가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야. 우리는 그렇게 최소의 방법으로 의외의 나를 구해낼 수 있지. 다행히 생각들이 조금씩 바뀌었어. 그러니까 내가 이 일에서 완전히 마음이 떠났다기보다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버거웠다는 것이고 이 일을 이제 하고 싶지 않다기보다는 이 일을 건강하게 잘하고 싶다는 마음에 가깝다고. 물론 당신은 정말 이 일이 즐겁지 않을 수도 있어. 그렇다면 당신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떠나야겠지. 하지만 그렇게 결론 내리기 전에 세밀하게 마음을 조정해보는 시간을 갖길. 우리가 조용히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동안만은 다른 어떤 방해도 없이 오직 당신 자신만이 있기를 바랄게. 우리에게 또다시 주어진 일 년이라는 시간은 누구도 아닌 우리만의 차지이니까. - P155

죽음이 어떻게 다루어지는가는 어떻게 사는가 만큼이나 중요하다. 죽음을 덮거나 피하지 않고 진정으로 애도할 수 있는 사회 그럴 수 있도록 사회의 공기를 조성하고 충분히 슬퍼하고 분노할 수 있게 하는 사회. 그런 사회에서만이 삶은 소중하고 의미 있는 것이 된다. 죽음이 고유해질 때 우리 모두는 숫자 속에 숨은 익명이 아니라 고유한 개인이 되어 여기서 살아나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안녕이라고 말하지 못한 이별들은 은폐되거나 덮이는 것이 아니라 기억되고 말해져야 한다. 그런 비극이 우리 삶과 얼마나 가까운 것이 될 수 있는지를 지금 또다시 보고 있기 때문에, 더이상은 겪고 싶지 않은 무참한 고통이기 때문에. - P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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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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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가 서로에게 의도하든 의도치않든 상처를 주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안타까웠다.
상대방에게 진심을 끝내 말하지 못해 결국 어긋나 버리는 관계들.
읽으면서 등장인물들이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돌아보니 남일 같지가 않아서 어쩌면 그들처럼 어긋난 관계는 어긋난 채로 두는게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떤 일이나 관계에서는 용기를 내어 말하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안다. 특히나 가까운 사람에게는.
이야기들은 결핍, 체념과 상실, 외로움, 배신, 분노의 감정을 느꼈지만 마지막에서는 책 제목과 같은 ‘아주 희미한 빛‘이 느껴지기도 했다.
우리는 서로 상처받기도 하고 의존하고, 미워하고 또 사랑하고, 분노하거나 성찰하기도 하면서 그렇게 살아가겠지.
오히려 상처를 주는 강렬한 빛보다 희미한 빛 속에서 살아갈 이유를 찾게될지도.

이기적인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차라리 이런 일을 몰랐던 때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이제 세상은 그럭저럭 잘 굴러가는 곳이라고 생각했던 시절로 돌아갈 수가 없게 되어버렸다고. 당신은 희영처럼 강한 사람이 아니어서, 화가 나서, 그러나 무력해서 속이 부식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P68

그때 할머니 모습이 잊히질 않아요. 말로 일격을 가하고 싶으면서도 겁먹은 게 제 눈에는 보였거든요. 씨발년아, 라고 할 때는 목소리가 작아지면서 꼭 울 것 같았어요. 욕도 못하는 사람이 최대치의 욕을 한 거죠. 할머니를 생각하면 그 기억이 자주 떠올라요. 저를 지키려는 매 순간순간이 무서웠을 것 같고, 용기를 냈어야 했을 것 같고. 세상 소심한 사람이 막, 씨발년이라는 말도 해야 했고.
선배.
......
말해줘서 고마워요. - P103

방화문을 닫듯이 마음을 닫아버리면 나는 언제나 내 마음의 불길로부터 안전했다. 하지만 그해 봄에는 그 문이 더는 내 힘으로 닫히지 않았다. 슬프다거나 괴롭다는 감정보다도 내 마음 하나 제대로 조종하지 못하는 나 자신에 대한 분노가 먼저 일었다. 처음에는 눈물조차 나지 않았으니까. 책을 읽고 산책하고 샤워하고 음악을 듣고 운전하고 수영하고 일에 몰두하고 심호흡을 하고 일기를 써도, 그렇게 내 마음을 ‘정상화‘할 수 있는 모든 버튼을 누르고 조종간을 건드려도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마침내 내가 속수무책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자 마음은 한밤중에 전소한 헛간처럼 무너져내렸다. 대가를 치르는 거라고, 그럴 만하다고, 고개를 떨어뜨린 채 나는 그렇게 믿었다. - P258

마이클은 자신을 몰랐고 자신이 살아온 시간을 몰랐다. 하지만 그 순간, 자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그애가 오히려 자신보다 자신을 더 많이 이해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 건 무슨 이유였을까. - P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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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매일을 헤엄치는 법 - 이연 그림 에세이
이연 지음 / 푸른숲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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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신이 없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했다.
내가 책임질게.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해.(전자책기준 p.25) - P25

인간은 필요한 무언가가 없어서 괴로운 게 아니라
필요 없는 게
삶을 어지럽혀서 괴로운 거라고 생각해.
이럴 때는 청소가 필요해.(전자책기준 p.27)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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