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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을 다하면 죽는다 ㅣ 총총 시리즈
황선우.김혼비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2023년 아흔 두번째 책♡
아니 두분다 글을 왜 이렇게 재미있게 쓰시는거지!! 읽으면서 혼자 쿡쿡거리며 웃었다는^^
집에 여분의 시계가 없어서 급하게 벽에 걸린 커다란 벽시계를 가지고 미팅을 갔다는 에피소드, 말(단어)실수하는 에피소드, 화환문구 에피소드, 장염-북토크 에피소드, 슬램덩크의 작가인 ‘정상웅‘ 등등 읽으면서 웃음이 빵빵 터졌다
공감가는 글들, 위로가 되는 글들, 유머러스한 글들로 가득해서 작가님 두 분의 다른 책들도 궁금해져서 서점장바구니에 다 넣어놨다^^
농경 사회에서 체득적으로 축적되었을 이런 지혜와는 거리가 먼 현대인으로서도, 다시 날씨 앞에 한낱 연약한 존재임을 실감하는 요즘입니다. 나중에 올여름을 돌아보면 무엇보다 잔인했던 폭우와 행정부의 납득할 수 없는 대응(혹은 무대응)이 떠올라 씁쓸할 것 같습니다. 그럴 때는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사람들이 밉습니다. 얄미운 게 아니라 아주 강렬하고도 치열하게 밉습니다. 2022년 9월 1일 황선우 드림 - P57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치열하게 싸워야 하듯 일상의 항상성을 지키려면 계속 변화를 주어야 합니다. 2022년 10월 3일 황선우 드림 - P75
슬픔은, 그리고 기억은, 아무리 없애고 싶어도 박혀 있는 것이니까요, 가시처럼. 2022년 11월 27일 김혼비 드림 - P104
백수린 작가의 산문집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슬픔 앞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겪고 있는 감정과 타인의 감정이 끝내 포개지지 않는다는 사실에 더없이 예민해지고, 슬픔이 단 한 사람씩만 통과할 수 있는 좁고 긴 터널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 P112
소중한 이의 죽음을 겪고 있는 사람의 슬픔은 고유한 것이어서 어떤 위로의 말도 뭉툭하게 미끄러지며 둔하게 비껴갈 뿐이겠지만, 그래도 우리는 영원히 유창해지지 못할 언어로 서툴게나마 이런 것들을 서로 묻고 답해야 할 거예요. 가끔은 입을 닫고 가만히 거기에 같이 있어줄 수도 있겠죠. 터널 속으로 같이 들어갈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빠져나올 때까지 지켜봐주면서요. 2022년 12월 13일 황선우 드림 - P112
"솔직히 나는 내가 이런 걸 신경쓸 줄은 정말 몰랐거든? 근데 옆집에서 화환 둘 자리 모자라다고 우리 쪽에 양해를 구하면서 자꾸 자리 넘어 들여놓는데, 그때부터 화환 적은 게 왜 이렇게 속상하냐? 누구네는 화환이 넘쳐 나는데 우리는 화환이 모자라니까, 가시는 길에 뭔가 모자라는 것 같아 쓸쓸하고 오는 손님들한테도 아버지 초라해 뵈는 것 같아 마음 쓰이고. 사실 화환 그거 뭐라고, 진짜. 다 쓰레기만 되는 건데......" . "그럼 내가 집에 가서 화환 보낼까? 두 개 보낼까?" - P119
선우씨가 지난 편지에 쓰셨듯이, 맞아요, 나이를 먹을수록 부고 듣는 일이 잦아지고 그에 대처하는 요령들도 하나씩 배워가는 것 같아요. 사실 재작년에도 상주인 친구가 화환이 적은 것에 마음 쓰는 걸 겪었음에도 그때는 그게 친구의 개인 성향이라고 여기고 넘어갔는데, 이번에 한 번 더 겪으면서 새로 다시 배웠어요. 앞으로는 상가에 화환이 충분한지, 그렇지 않다면 친구가 그것에 마음 쓰지는 않는지 미리 꼭 체크할 것. 화환문구는 수상하지 않게.....쓸 것. 2022년 12월 26일 김혼비 드림 - P124
"내년이면 잘 치게 될 거야"라는 희망의 말이 아니라, 내년에도 크게 나아지진 않을 테고 10년은 걸릴거라는 말이, 그러니까 혹은 그렇지만 그만두지 말고 계속하라는 말이 왜 더 힘이 되는 걸까요. 2023년 1월 11일 황선우 드림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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