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마 남편에게 쫓기는 여인의 이야기인 표제작 <회색여인>도 괜찮았지만 세일럼의 마녀재판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인간집단이 무고한 인간을 마녀로 몰고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두번째 <마녀 로이스>가 가장 인상깊었다. 이기심과 타인에 대한 배척, 무지로 인해 인간들이 보이는 폭력성과 사회적 광증이 유령이나 살인보다 더한 공포를 불러일으켰다.세번째 이야기 <늙은 보모 이야기>는 저택의 비밀과 유령에 대한 이야기로 내내 음산한 분위기를 풍긴다.세 이야기는 많이 접해본 단순한 스토리지만 담긴 메세지는 그렇지 않았다.남성 편향의 불합리한 사회구조 속에서 차별과 폭력에 노출된 여성들 그리고 편견 속에서 배척당하는 이방인이나 원주민들의 삶과 고정된 성 역할에 대한 비판과 동성애적 요소를 넣음으로써 다양한 비판적 메세지를 우리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그러나 인간의 사악함을 한껏 드러내면서도 각 이야기 속에서는 주인공들의 옆에서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보살펴주는 헌신적인 인물들을 등장시킴으로써 인간이 가진 또다른 모습인 연민, 공감 같은 면을 보여주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