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백서른두번째 책♡
‘포기하는 것의 반짝거림‘
-저는 일이 잘 풀리지 않거나 정체되어 있는 사람들을 무척 좋아해요. 그들에게서만 느껴지는 반짝반짝 빛나는 무언가가 있거든요. 일이 잘되고 있을 때는 맛볼 수 없는 시간이 거기에는 있죠.(p.292)
책의 마지막에 수록된 특별 대담에 나온 이 문장이 너무나 좋다. (물론 소설도 너무나 좋다♡)
처음에는 이 소설을 시작했을 때 앞의 3~4페이지를 읽으면서 내용이 참으로 유치하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몇 장 더 넘어가자 점점 감동이 밀려옴과 함께 마음이 정말 따뜻해졌다.
이 이야기는 ‘관계‘와 ‘행복‘에 대해 말해주고 있다.
고양이와 고양이, 고양이와 인간, 인간과 인간의 인연 이야기이다.
인간인 사오리를 너무나 사랑하는, 자신이 인간인줄 알았던 러시안블루 ‘요시오‘와 누구에게 사랑받아본적이  없는 외로운 40대 여성인 ‘사오리‘의 이야기.
인간에 의해 어미에게서 강제로 떨어지게 된 삼색고양이 ‘키이로‘와 화가이지만 색약이라는 자신의 한계때문에 괴로워하는 ‘고흐‘의 이야기.
‘철학자‘라 불리는 백로의 시선으로 보는 인간세계와 고양이세계의 모습.
젖도 떼기 전에 부모 형제를 잃은 삼색털 남자 아기고양이와 말을 하지 않는 아이 ‘나쓰미‘의 이야기.
배로 짐을 실어나르는 일을 하는 ‘센키치‘와 거상의 딸 ‘치요 아가씨‘, 그리고 그녀의 고양이이자 현재 고양이들 사이에 고양이신으로 불리는 ‘그 분‘이자 ‘센‘의 이야기.
각각의 이야기는 단편처럼 따로따로 전개되지만 전체적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고양이와 인간의 인연뿐만이 아니라 고양이라는 존재를 통해 사람들은 또다른 인간관계를 맺게 된다.
그 하나. 고등학교 교사 이케나가 요시오와 제자 야마시타의 인연.
그 둘. 고흐의 친구인 가타오카와 고흐의 그림모델이 된 나라사키의 인연.
그리고 셋. 독극물을 먹고 죽어가는 러블 요시오를 구해준 인간 요시오와 사오리의 만남. 그리고 요시오와 키이로에게 불어온 따뜻한 봄바람같은 사랑.
어떤 인연은 슬프기도 하고 괴롭기도 하다. 이별로 인해 고통스럽기도 하고. 자신에게 찾아온 불행이 몸과 마음을 힘들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한 것들이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비록 어둠 속에 있는 것만 같은 지금일지라도 내 안에 숨어있는 반짝거림을 잊지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는 그 반짝거림이 드러나 내 삶을 환하게 만들어줄 것임을, 그리고 나의 반짝거림이 ‘해님약‘이 되어 다른 상처받은 이를 치유해줄 수도 있음을 기억해야겠다.    
소설 속 인물들은 우연한 만남과 아픈 이별을 겪지만 결국은 모두 행복으로 나아간다.  
정말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감동적인 소설이었다. 어쩌면 내 옆에 있는 행복을 보지 못하고 지나치고 있는건 아닐지 돌아보게 된다.

센이 센키치를 그리워하는 마음은 애처롭다. 하지만 처음부터 만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 P276

저는 일이 잘 풀리지 않거나 정체되어 있는 사람들을 무척 좋아해요. 그들에게서만 느껴지는 반짝반짝 빛나는 무언가가 있거든요. 일이 잘되고 있을 때는 맛볼 수 없는 시간이 거기에는 있죠. - P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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