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델마와 루이스>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소설로 영화와 마찬가지로 소설은 두 여자의 자유를 향한 모험과 주체적 자아에 대한 주제를 그리고 있다. 그러면서 영화와는 차별되는 점으로는 하들리와 그레이스를 통해 사랑과 우정 그리고 새로운 가족의 의미를 깨우쳐준다는 데 있었다. 딸의 방에서 발견한 거미를 잡지 못할 정도로 소심하고 두려움이 많으며 의존적인 하들리. 그녀는 남편의 가정폭력으로부터 자신은 물론 딸조차도 지켜주지 못하지만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로 타인을 쉽게 신뢰하고 사랑에 빠진다. 반면 그레이스는 불우하고 거친 환경 속에서 자라나 강하고 독립적이지만 다른 사람을 쉽게 신뢰하지 못하고 의지하지 않으며 그럼으로써 타인에게 도움을 받는 것조차 어려워한다. 완전 극과 극이었던 두 여자는 함께 도망치는 과정에서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의지가 됨으로써 우정을 쌓아간다. 눈 앞에 위기가 닥칠 때마다 그녀들은 즉흥적인 기지를 발휘하기도 하고 새로운 계획을 세우며 앞으로 나아가지만 일은 계속 틀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한 번에 하나씩.하들리와 그레이스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서로를 지키기 위해 앞으로 계속 달린다. 배우자의 가정폭력과 도박중독으로 인해 불행한 삶을 살았던 그녀들과 아이들이 새로운 가족과 함께 밝은 미래를 그릴 수 있기를 읽는 내내 응원했다. 아쉬운 점은 내용전개가 두 여자에게 맞춰있다보니 책속에서 유일한 악당이라고 할 수 있는 프랭크의 등장이 거의 없어서 긴장감이 조금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책 속에서 두 번의 죽음이 모두 허무하게 벌어졌는데 하나의 죽음엔 굳이 죽일 필요가 있었나 싶은 안타까움과 또하나의 죽음엔 "그는 죽었다"라는 대화만 있어서 통쾌함을 느낄 수 없다는게 너무나 아쉬웠다. 그럼에도 마지막에 그녀들이 FBI 요원들의 허를 찔렀던 작전에서는 계속 응원을 보내게 되고 작전 끝에 '그'가 방송 카메라를 보고 입가에 엷은 미소를 지었을 때에는 나역시 안도감과 함께 미소가 지어졌다. 델마와 루이스처럼 이 소설도 영화로도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글은 출판사에서 보내주신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