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될 것이다 - 구본형의 자기경영 1954-2013
구본형 지음 / 김영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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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렇게 될 것이다]구본형의 자기경영 1954~2013

 

 

 

이 책을 읽으면 구본형처럼 살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길 듯하다.

그만큼 이 책 한 권이 어떤 강력한 종교의 믿음처럼 든든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의 초반부를 겨우 읽었을 때쯤 인터넷 문고를 열고 구본형이 저술한 거의 모든 책을

장바구니에 담고 클릭해버렸다. 한 번에 책값으로 20만원을 넘게 결제하는 건 처음이었다.

 

책을 읽다가 울고 웃기를 했다. 누가보면 가슴 짠한 소설책 보는 줄 알았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은 자기계발서이다. 가슴 뜨겁게 인생을 살아낸 한 남자의 멋진 사상이 이 한 권에 고스란히 들었다.

사실 울었던 이유가 명백하다.

몇 해전 고 장영희 교수님의 에세이를 보다가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그녀를 만나고 싶었지만 내가 만난 첫 책에서 그녀가 이미 몇 달전 암으로 사망했다는 걸 알았다.

인생의 멘토를 만났다고 생각했을 때 그녀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이 책의 작가 역시 올해 4월에 갑상선 암이 폐로 전이되어 사망했다는 걸 책 초반부에서 알았다.

그랬다. 내가 그동안 쓰는 것으로 살고, 느낀 것으로 다시 쓰는 글들이

오늘의 이 책과 너무도 같은 맥락이라 소름돋았다.

그의 희망직업이 교수였는데 작가의 길을 걷는 것도 같았고,

그가 강조하고 강조하는 매일 하루도 거르지 말고 글로 출근을 하라는

글쓰기에 대한 기본 자세도 닮았다.

그를 알아보는 순간 그를 만나고 싶었는데, 이렇게 그가 남긴 책으로 만날 일만 남겨두었다.

온 마음을 다해 그가 살다간 세상에 같은 생각 같은 느낌으로 살았다는 것으로 슬픈 위안을 삼아야 겠다.

 

이 책은 리뷰하기가 두려웠다. 왠지 내 마음 감추고 진정성을 숨길까 걱정이 되었다.

그만큼 마음의 적잖은 파동을 일으킨 책이기 때문이다.

이런 책은 평생에 한 두번 만나는 좋은 사람의 인연과 같은 것이라 왠지 혼자만 알고 싶었다는 것이 솔직한 표현이겠다.

하지만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선물 받은 것이라서 혼자만의 감탄으로 삼기에는 합당치가 않았다.

 

우연이 내게로 온 책이 내 인생의 전반을 다시 재정립하도록 한다.

구본형은 20년 동안 다니던 직장을 하루 아침에 그만두고 변화경영 연구소를 창립한다.

연구소의 슬로건은 '우리는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을 돕습니다'로 변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잠재력을 돕는 역할을 해왔다.

사람을 세상의 중심에 세우고 사람에게서 희망을 구하고 현실의 성공으로 이루게 하는 멋진 사람,

그가 바로 구본형이었던 것이다. 

 

그가 쓰는 언어는 구구절절 현실적인 철학이다.

자기계발서답게 사람이 변할 수 있도록 자신의 삶으로부터 얻어낸 모든 진정성을 언어로 구현해냈다.

자기창초, 그것을 어떻게 이루는지도 세세하게 카운트를 달고 서술했다.

이렇게 친절할 수가...

그는 시를 쓰는 시인이다.

그의 인생 마지막 명함에는 시인의 직함을 달고자 했다.

그것을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으나 구본형은 이미 사람들의 가슴에 시로 박혔다.

그가 쓴 시 중 자신을 위해 썼다는 시 하나를 소개해 본다.

제목은 밝히지 않았다.

 

 

 

가득 채워졌던 젊음은 한 번도 젊은 적 없이 비어가고 인생을 다 뒤져도 나는 없어

 

살아보지도 못하고 다 사라지기 전에 얼른 이 코너를 돌아야겠어

 

검은 깍지를 깨뜨리고 꽃이 터지는 것을 보아야겠어

 

어느 골목 모퉁이를 돌아설 때 벽으로 막혔던 햇빛이 쏟아지듯, 나를 덮치고

 

나의 황홀한 꽃이 되었어

 

우주에 한 걸음 다가서자 우주는 선뜻 내게 열 걸음 다가와 주었어

 

나를 기다린 거야, 나보다 더한 그리움으로            <구본형>

 

 

 

 

이 책은 그가 사망하고 난후 변화경영 연구소 연구원이었던 제자가 그간 스승이 님기고간 글들을 편집해 낸 것이다.

그가 스승에 대해 말한다.

"말과 글과 사람이 일치한 사람입니다."

"자기 혁명을 선동하지만 따뜻하고 통찰력이 있습니다.'

"본래의 자기를 찾아서 그 길로 나아가는 것이 진정한 자기혁명이다. 나는 혁명할 수 있다."

그래서

"언제 그 경지에 오를지 모르지만 스승처럼 살고싶습니다"

 

함께 동고동락한 제자의 말이니 진실된 그의 모습일 것이다.

그가 말하는 자신의 모습보다 더 구본형다운 모습을 말했을 것이다.

누군가에게 스승으로서 영향을 미치고 죽음으로 생을 완성했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마지막으로 그가 남간 사랑에 대한 단상을 소개해 본다.

 

사랑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혁명입니다. 왜냐하면 사랑할만한 것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그 대상을 날마다 깍고 다듬어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사랑은 놀랍고 힘들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사랑은 이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것입니다.

만일 이 세상에서 해야 할 단 한 가지 혁명을 꼽으라면 그것은 사랑하는 것입니다.       <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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