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 물건 - 웬만하면 버리지 못하는 물건 애착 라이프
모호연 지음 / 지콜론북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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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애착을 가지고 있는 물건들, 혹은 만났던 물건들에 대한 에세이다.
제목 참 잘 지었다. 반려 + 물건 이라는 조합이 딱이다. 우리와 같이 생활하는 물건을 보면 우리를 엿볼 수 있는 것 같다. 우리의 살아온 인생, 혹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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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유독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다. 그 중에서 가장 공감갔던 에피소드는 ‘노트는 나의 트로피’

‘버리면 속이 시원하겠지만 버릴 수가 없다. 그 많은 시도와 계획의 흔적마저 사라진다면 나는 정말 아무것도 노력하지 않은 사람이 될까 두려운 것이다.’ 노트는 나의 트로피 中
이 에피소드가 정말 공감이 갔다. 나는 학창시절에 노트를 정말 많이 구매했었는데, 목적이 있어서 샀다기보다는 그냥 예쁜 노트를 사서 목적을 끼워맞추듯 찾아냈다. 정말 필요해서 산 게 아니다보니까 앞 몇페이지만 글씨가 빼곡히 적혀있었고 뒤에는 완전 그냥 새 것으로 놔뒀었다. 그런 노트가 나한테 정말 많았는데 나도 이와 같은 이유로 버리지 못했었다.(지금은 하나도 남김없이 다 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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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처음에 앞부분을 슬쩍 봤을 때, 내가 이렇게 책을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을 거라곤 생각못했다.
잠시 물건과 관련된 내 얘기를 해보자면, 나도 한 때는 맥시멀리스트였지만 최근에 미니멀리스트가 되자고 마음을 먹었었다. 프롤로그를 보면, 작가님께서 미니멀라이프가 삶의 방식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을 하셨었다. 책의 1/3 부분까지 읽었을 때는 당장 나에게 필요없는 물건이라도 예쁘면 무작정 다 사고 봤던 과거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았고, 나는 과거에 그랬었던 내 모습을 다시 보기가 싫어서 그냥 읽는 걸 포기할까 생각도 했었다. 근데 책을 보면 안다. 작가님은 물건 하나하나에 정을 붙이는 다정한 사람이고, 단지 그 정을 주는 물건이 많다는 걸! 그래서 자신이 미니멀리스트가 되기 어렵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 하지만 뭐 물건을 적게 가지고 있어야 미니멀리스트인 건 아니니까. 그냥 자신의 삶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제외한 필요 없는 것들을 정리할 줄 아는 게 미니멀리스트가 추구하는 거지~~ 아휴 앞에서 잘 읽을 수 있을까 걱정하며 봤던 내가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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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서 물건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던 터에 이 책을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너무 좋았다.
전과는 달라진 환경에서 자주 소비를 해야하는 사람들이 읽어보면 좋겠다. 특히 처음으로 돈을 벌어 자유로운 경제 생활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이나, 자취를 막 시작하는 사람들!

이 책을 읽어보고 자신의 반려 물건은 무엇인지, 어떻게 구하게 됐는지 스스로 질문을 던져봐도 재밌을 것 같다. 또 실패해봤던 소비 경험으로 자책하고 있다면 책의 뒷부분을 꼭 읽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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