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주식투자자의 회상 - 전 세계 투자자들의 영원한 투자고전서, 전면 개정판
에드윈 르페브르 지음, 박성환 옮김 / 이레미디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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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미 이벤트로 책을 선물 받았고, 책을 다 읽은 후 간단한 후기를 남기고자 한다.


이 책은 실존인물인 제시 리버모어를 상징하는 래리 리빙스턴이라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실존 인물인 제시 리버모어는 월가에서 상당히 큰손이었다고 하며 1929년 공황 장세에서 공매도 등으로 현금 1억 달러를 벌어 들인 전설적인 개인 투자자라고 한다.


나와 같은 주린이들에겐 생소한 인물인데, 기껏해야 워렌 버핏, 피터 린치 등에만 익숙한 초심자들에게는 신선한 내용들이 가득할 것이다.


일단 제시 리버모어가 활약하던 시기가 100여년 이전 이야기다 보니, 현 주식 시장에서 고려하기는 애매한 부분들도 제법 들어 있다.


실제로 거래소를 찾아가서 주식을 매수한다든지, 아니면 규모가 큰 매수,매도를 진행해서 일종의 세력처럼 움직이는 전략들이 상당한 분량으로 소개되어 있는데 이 책은 이런 표면적인 부분에서는 적용점을 찾기가 애매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주인공이 알려주는 이야기 중에는 100년의 시간이 지나도 불변하는 주식 매매의 중요한 비법들이 가득 담겨 있다.


파편적이나마, 이 책에서 건질 수 있는 주요 내용들을 몇 가지 살펴보자.


이런 부분적인 가르침만 잘 숙지해 놔도, 이 책을 서재 한 켠에 꽃아둘 가치는 충분할 것이다. 평생을 개인 트레이더로 살았던 리버모어의 실제적인 가르침은 1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고, 중요하기 때문이다.



[1]

요즘도 "제가 비밀스러운 정보를 알고 있는데 말이죠.." 하면서, 각종 정보들이 소문만 무성하고 일반 트레이더들은 이런 소리에 혹하여 무리한 매수, 매도 포지션을 잡다가 돈을 날리기 십상인데 이와 같은 "비밀정보의 무가치함" 이 이 책에서 자주 강조되고 있다.


우리 모두가 들을 수 있는 대중적인 정보들은 실상 별 가치가 없다는 점은 예나 지금이나 동일한 것 같다.


[2]


또한 워렌 버핏도 이야기 했지만, 돈을 잃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먼저 깨달아야 이기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배우기 시작한 셈이라는 점을 강조한 부분도 주식 판에서 불변하는 진리라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3]


"진단하지 못하면 예측할 수 없고, 예측이 안 되면 수익을 올릴 수 없다."


"나는 주가 등락에 돈을 거는 것과 주가가 필연적으로 상승하고 하락하는 움직임을 예측해서 게임하는 것의 차이, 그러니까 도박과 투기의 근본적인 차이를 조금씩 깨달았다."


-> 많은 사람들이 주식 차트는 예측할 수 없고, 그저 대응할 뿐이라고 이야기 하지만 실상 1%라도 더 확률이 높을 것 같은 방향을 예측하여 움직이지 않고서는 주식 판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다.


-> 이 책의 주인공도 주가가 과거에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꾸준히 관찰하고 과거의 행동양식과 패턴을 따를 때는 과감히 예측을 하고, 그렇게 할 수 없는 행동 양식이 나오면 예측을 할 수 없으므로 건드리지 말아라고 이야기 한다.


-> 결국 "시장의 흐름" , "쩐의 흐름" 과 싸우지 않고 그 흐름을 최대한으로 예측하여, 그 규칙성이 나올 때는 과감히 달리는 말에 올라타는 '추세 매매'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4]

주식이라는 게 불로소득이 아니라 육체적, 심리적인 에너지 소모가 극심하다는 부분을 언급해 준 것도 좋았다.


"지금도 10시쯤이면 잠자리에 든다. 젊었을 때도 잠이 부족하면 제대로 일을 처리할 수 없어서 밤 늦게까지 깨어 있지 않았다."


[5]


상승장에서 너무 보수적인 거래를 하다 보니, 너무 빠르게 익절을 해 버려서 큰 돈을 못 벌었던 사례가 이 책 속에 담겨 있는데 이는 현대 트레이딩에서도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다. 일찍 매수를 해서 한참 물려 있다가 이제 본격적인 상승장이 왔는데 본전에 오면 팔아 버리거나, 아주 적은 금액만을 익절하는 사례는 비일비재한데 이 부분을 다뤄준 것도 흥미로웠다.


[6]

"초짜는 아무것도 모른다. 자신도 알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다음 등급 혹은 두 번째 호구는 자신이 주식시장을 상당히 많이 안다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여기게 만든다. 거래 경험도 있고 왠만큼 연구도 하니까. 하지만 시장 자체가 아니라 등급이 높은 호구들이 던지는 말 몇 마디를 연구한다. 2등급 호구는 초짜들이 당하는 몇 가지 수법에 맞서 돈을 지키는 방법을 안다. 하지만 1년 내내 거래소에 돈을 갖다 바치는 건 100퍼센트 초짜가 아니라 이런 어설픈 호구들이다. 월가에서 초짜의 평균 생존기간은 3주에서 30주 정도인데 어설픈 호구들은 평균 3년 반 동안 살아남는다. 유명한 주식 명언과 게임의 다양한 규칙을 입에 달고 다니는 이들도 2등급 호구들이다. 이들은 노련한 베테랑들이 신탁처럼 내려주는 모든 금기사항을 알지만, 단 한 가지 원칙은 모른다. 바로 이것, '절대 호구가 되지 말라!'

.....


주식시장의 거래 규칙이나 전례를 도통 모르는 이 순진한 호구들은 초강세장이 오면 덮어놓고 잘될 거라 믿으며 맹목적으로 '묻지마 매수'를 한다. 그러다 돈을 벌 수도 있지만, 단 한 차례 주가가 대폭 조정되면 홀라당 도로 빼앗긴다. 하지만 어설픈 호구보다 단계가 높은 신중한 호구는 한때 내가 현명하게 게임한다고 생각했던 방식대로 행동한다. 바로 다른 사람의 지략을 따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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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이 2등급 호구, 신중한 호구에 해당되는 것 같아 뜨끔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요즘 같이 반도체, AI 열풍이 불 때 달리는 말에 올라타는 것도 중요하지만 충분한 경험, 과거 분석, 차트 분석 없이 묻지마 매수를 하다가 언젠가 고점에 물려서 긴 세월 고통 받는 신중한 호구들이 속출할 것이다. 굉장히 탁월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7]


"강세장에서 게임을 할 때는 주식을 매수하고 강세장이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생각될 때까지 보유해야 한다. 그러려면 개별 종목의 비밀정보나 잠깐 영향을 미치는 특수 요인이 아닌 경제 전반을 파악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때가 되면 보유 물량을 전부 정리해야 한다. 깨끗이 털어야 한다!


-> 옵션 거래를 오랜 기간 해 봤거나, 큰 파동을 읽어낼 수 있는 대가들은 이런 큰 경제 전반의 흐름을 잘 읽어 낸다. 그 지침들을 꾸준히 공부해서 이 정도 경지에 이르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추세 매매의 아버지' 같은 존재다.


"나는 하락할 때 매수하지 않고, 상승세에 매수한다"


-> 추세를 보고, 열심히 불타기도 할 수 있는 과감함..... 방향을 잘 예측하고 뛰어드는 정신.


-> 초심자일 때는 주로 하락만을 기다리지만, 그러다가 거하게, 오랜 기간 물려본 경험이 있다 보면 이와 같은 말들을 새롭게 듣게 된다.


[8] 시드 머니의 중요성


"자산 규모가 크다면 큰 흐름을 타야 큰 돈을 벌 수 있다. 그렇게 매매하자면 증권사 계좌에 잔고가 넉넉해야 한다."


-> 10억으로 0.01% 먹기는 쉽지만, 10만원으로 100% 수익률 내기는 정말 어렵다..... 시드는 늘 중요하다


[9] 큰 파동, 큰 시장의 흐름을 읽는 것의 중요성


"주식시장에 시선이 꽃힌 일반 대중은 조금밖에, 그러니까 그 일주일 상황 밖에 보지 못하지만, 현명한 주식투자자들은 더 많이, 그해 전체를 내다본다. 바로 여기에 차이가 있다."


-> 이건 수년간 트레이딩을 해 보면 점차 깨닫게 되는 중요한 부분이다. 오랜 경험과 노력, 실전 연습이 필요한 작업이라 생각한다. 주식을 도박처럼 하는 사람들은 리버모어의 말을 새겨들어야 한다.


[10] 쩐의 흐름을 타라.


"주가가 처음에 100, 200, 300을 돌파하면 그 선에서 멈추지 않고 기세를 올린다는 게 내 지론이다. 그 선을 넘는 즉시 주식을 매수하면 거의 틀림없이 수익이 난다. 소심한 사람들은 신고가에 매수하기를 꺼리지만, 나는 그런 주가 움직임을 길잡이로 삼은 경험이 있다."


-> 요즘 주가가 어마어마하게 오른 엔비디아 차트를 보면 된다. 적절한 타점이 나오면 그 흐름에 올라타서 수익을 낸 이들이 많을 것이다. 차트를 보면 너무 높게 보이지만 과감히 적절한 눌림에서 뛰어든 사람은 지금도 재미를 보고 있다.


[11] 심리적 마음가짐의 중요성


"투기꾼의 최대 적은 항상 자기 내면에서 나온다. 인간 본성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이 적은 바로 희망과 두려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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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더로 성공하려면 뿌리 깊은 이 두 본성과 싸워야 한다. 자연스러운 충동인 이 두 감정을 반대로 뒤집어야 한다. 희망이 부풀 때 두려워해야 하고, 두려움에 사로잡힐 때 희망을 품어야 한다. 손실이 나면 훨씬 커질까 두려워해야 하고, 수익이 생기면 한껏 불어나기를 희망해야 한다."


-> 인간의 기본적인 본성에 역행하는 방식으로 마음가짐을 지니고 있어야 수익을 크게 내고,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사실 이 심리적 마음가짐 앞에서 많은 이들이 무너지는 것을 보게 된다. 이 책이 명저가 될 수 있는 중요 포인트다.


[12] 트레이더의 삶은 대충 하는 것 같지만 엄청난 노력과 경험, 노하우, 지식이 쌓여야 한다


"주식 트레이더가 되려면 의학 교육과 비슷한 훈련을 거쳐야 한다. 의사는 오랫동안 해부학, 생리학, 약물학과 부수적 과목까지 10여 가지나 배워야 한다. 이렇게 이론을 습득한 뒤에야 의료 활동에 일생을 바칠 수 있다. 의사는 온갖 병리 현상을 관찰하고 분류하고 진단하는 방법을 배운다. 


진단은 정확하게 관찰하기에 달렸지만, 진단을 정확하게 내렸다면 예후도 썩 괜찮아야 한다. 물론 인간은 실수할 수 있고 짐작도 못 한 일이 생길 수도 있기에 100퍼센트 적중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의사는 경험이 쌓이면서 즉각적으로 적절하게 대처하는 법을 배운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의사가 본능적으로 일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이는 반사적으로 나오는 행동이 아니다. 오랜 기간 유사한 사례를 관찰한 결과를 토대로 진단하고, 진단을 내린 후에는 경험에 비추어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치료법으로 진료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


관찰력, 경험, 기억력, 수리력, 트레이더로 성공하려면 이런 요소에 매달려야 한다.


...


-> 많은 이들이 의사의 빠른 진단, 치료를 경험하고는 "나도 조금만 배우면 의사할 수 있겠다" 라고 쉽게 판단하지만, 의사가 그 정도 경지에 이르기까지 거쳐왔던 수 많은 기초 의학 수업과, 실습 기간, 수년 간의 환자 케이스 경험, 이론적으로 다지는 작업이 있었기에 즉각적인 대처를 하는 것이다. 트레이더도 그냥 대충 사고, 팔고 하는 것 같지만 이와 비슷한 치밀한 분석과 경험, 연구가 선행되었기에 빠른 판단을 하는 것이라는 설명인데 정말 놀라운 통찰력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이와 같이 수 많은 주식 시장에서의 노하우가 집약되어 있다. 고전은 역시 다르다는 느낌을 받는다. 책의 후반부는 주가 조작, 공매도 등의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우리가 당장 적용할 만한 부분은 많지 않지만 상당히 두툼한 책 속에 진주알 같은 내용들이 가득 채워져 있다 보니 자주 꺼내서 펼쳐봐야 할 정도로 퀄리티가 있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


리버모어 개인의 가정사는 제법 불행하고, 우울증이 심해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고 하는데 그 부분이 참 안타깝다. 더 많은 책을 남겨 줬더라면, 그의 노하우를 대거 전수받을 수 있었을텐데......


이 책을 읽고 나면 리버모어처럼 전업 개인 투자자가 되어 트레이딩의 세계로 뛰어들고 싶어질 것이다. 


금융 공부 열심히 하고, 세계의 흐름을 잘 통찰하는데 이 책이 제법 도움이 될 것이다.


1독을 추천한다.


-[어느 주식투자자의 회상]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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