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만난 마음에 쏙드는책

이랴! 이랴? ㅣ 얘기줌치 3
양순옥 그림, 김장성 글 / 이야기꽃 / 2021년 3월

취향은 다양하니까, 그리고 변하겠지만.

아직까지 그림책 취향은 무조건 '재미있는 책'.

<이랴! 이랴?>(김장선 글, 양순옥 그림 / 이야기꽃)
는 정말 내 취향을 꿰뚫어버리는 책이다.

일단 글도 그림도 재미있고, 애들도 웃는데 나도 웃는책. 거기에 억지 감동이나 교훈은 없는데 덮고나면 뭔가 불끈하게 되는 책.

째릿! 하는 눈빛 레이져를 쏘는 저 여인의 얼굴도 너무 좋고 분해 죽겠다고 콧김을 킁킁거리는 말도 좋고.

마음에 안드는 일이 있으면 뒤돌아서서 불평할게 아니고 안풀리는 일이 있으면 주저앉아 울게 아니고 나도 저 여인처럼 눈빛 장착하고 맘에 안드는 일을 냅다 들어올려 메다꽂아버리고 싶네!!!!

7세는 '이다'라는 단어를 조금 설명해주니 명쾌하게 이해했고, 4학년은 그 단어를 아니까 처음부터 깔깔.

읽을수 있는 연령대도 아주 넓은 책이랄까. 어휴 다 가졌네 이 책!!!

[100자평] 축하해, 굴삭기 벤!

축하해, 굴삭기 벤! - 공사장에서 벌어진 생일 축하 이야기 ㅣ 꼬마 중장비 친구들 3
되르테 혼 지음, 필리프 스탐페 그림, 권지현 옮김 / 씨드북(주) / 2021년 3월

다양한 중장비들이 나오는데다가 보물찾기도 하고 생일도 축하해주다니. 이 이상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조합이 또 있을까싶다 ㅎㅎㅎ

[100자평] 동박새의 노래

동박새의 노래 ㅣ 우리 설화 그림책 16
박윤규 지음, 조수진 그림 / 봄봄출판사 / 2021년 4월

조수진 작가님 그림을 좋아해서 샀는데 맙소사 그림이 입이 쩍 벌어집니다.

가슴이 뜨겁게 울리는 책

서프러제트 - 세상을 바꾼 여성 참정권 운동가들, 2020년 볼로냐 라가치상 논픽션 수상작
데이비드 로버츠 지음, 신인수 옮김, 이진옥 감수, 초등성평등연구회 추천 / 대교북스주니어 / 2021년 1월

서프러제트는 여성에게 평등한 참정권을 줄것을 요구했던 참정권 운동가들 중에서도 평화시위 뿐 아니라 행동으로 시위했던 여성사회정치연합(WSPU)의 회원들을 일컷는 말입니다.

온화하게 시위했던 서프러지스트와 차별해서 부르는 말이고 처음에는 신문기자가 조롱의 뜻을 담아 부른 이름인데 오히려 더 좋아하며 이 이름을 사용했다고 하네요.

그들의 구호는 "말 대신 행동으로" 입니다. 왜 행동했을까요? 말로 해도 씨알도 안먹히니까 ㅎㅎㅎ


그도 그럴것이 이들의 주장은 그 시절 그 세상에선 그야말로 "웃기는" 주장이었어요. 남자들도 일부만 투표권을 가졌던 시절이죠. 남자 노동자들도 투표권이 없었고 법을 만드는건 남자들이었던 시절, 여성들이 참정권을 달라고 주장하는걸 누가 들었겠어요.

그래도 세상은 '끝내' 바뀌고야 마는것. 서프러제트가 참정권을 얻기 위해 투쟁한 역사는 정말 대단합니다.

의회 창문 부시고 우체통에 불지르고 이런건 너무 얌전한 방법이고요. 비행기구 타고 상공으로 올라가 전단지를 뿌리거나 의회 천장을 뚫고 미션 임파서블처럼 밧줄을 타고 내려오기도 했대요 ㅎㅎㅎ

어쩜 이렇게 멋져요 이 언니들!


이 골칫거리 서프러제트를 방해하기 위한 공작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일단 여왕이 여성 참정권? 웃기고 있네 라는 입장이었고 총리도 아주 완고했고요.

비록 내가 지지하는 후보는 아니었지만 어제 투표로 서울 시장이 새로 선출되었죠. 그래도 나의 죽은표는 민주주의국가의 참정권을 가진 국민으로써 목소리를 냈습니다.

당선자가, 당선자의 지지자들이 자신들의 득표수에 열광할것이 아니라 그를 뽑지 않은 표수에 고민을 가져봐야 정치는 또 한걸음 나가겠죠.

이 책은 중학년 이상 아이들이라면 아주 재미있게 보겠지만 무엇보다 우리 성인 여성들에게 큰 울림을 주는 책이에요. 꼭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100자평] 결혼식에 간 훌리안

결혼식에 간 훌리안 - 2022 어린이도서연구회 추천도서 ㅣ I LOVE 그림책
제시카 러브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5월

제시카 러브의 그림은 여전히 아름답고 할머니와 훌리안은 여전히 멋진 사람들이네요. 우리 아이들은 이 책의 이야기도 그림도 너무 아름답대요. 사랑으로 가득한 책이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