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보다 좋은 엄마의 말은 없습니다, 아이의 내적 성장을 도와주는 부모의 말공부

[전자책] 시보다 좋은 엄마의 말은 없습니다
김종원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1월

이 책을 지은 김종원 작가가 한 강연회에서 '작가님에게 글쓰기는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그 질문에 대한 작가의 답은 다음과 같았다.

"원고지의 하얀 여백은 내게로 와서 흰머리가 되었고, 나의 검은 머리는 원고지로 가서 검은 글자가 되었습니다."

질문에 대한 너무나 찰떡같은 표현이라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질문자는 구체적인 방법을 원했을지 모르지만 시의 언어처럼 그의 답엔 함축적으로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서, 자꾸만 그 문장을 되뇌게 된다.

내가 이 책에 마음이 동했던 첫 번째 이유는 '하루 한마디 인문학 질문의 기적' 책을 읽은 후, 김종원 작가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던 탓이다. 책을 통해 부모의 말에 아이의 가치관과 사고가 달라질 수 있음을 말하며 부모의 말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작가가 이번에는 시를 매개로 하여 아이와 소통하고 아이의 잠재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책을 내었다. <시보다 좋은 엄마의 말은 없습니다>를 통해서 한 수 배워보도록 하자.

아이가 어른보다 순수하고 창의성이 높은 것은 세상의 정의대로 사물을 대하지 않기 때문이라 한다. 자신의 생각보다는 정해진 답을 알게 되면 창의력에는 제동이 걸릴 수밖에는 없다. 아이의 창의성을 멈추지 않고 달리게 하는 힘은 바로 책에 있고, 또 아이들과 가까운 곳에서 생활하는 부모에게 있다. 아이의 나이가 어리다면 부모가 지닌 역할은 더욱더 중요하다.

일상의 언어보다 시의 언어는 간결하지만 함축적인 의미를 내포해서 사고를 확장하게 해주는 힘이 느껴진다. 그래서 아이의 창의성을 키워줄 수 있고 내면이 단단한 아이로 성장하게끔 도와줄 수 있다. 부모가 아이와 함께 시를 읽고 질문하고 대화하는 시간이야말로 아이를 성장하게 해주는 동력이 되어줄 것이다.

이미 생각이 고착화된 어른들은 좋은 말을 들어도 생각이 쉽게 바뀌지 않지만 아이들은 다릅니다. 그래서 좋은 시에 좋은 의미를 담아 들려주는 일이 매우 중요합니다. 사람의 인생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생각이고, 생각은 아주 작은 단어로 이루어져 있으니까요. (p. 35)

'시보다 좋은 엄마의 말은 없습니다'에서는 스물여덟 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총 4부로 구성된 책은 부모와 아이가 함께 공감하고 대화할 수 있는 시를 엄선해서 주제별로 실어놓았다. 수록한 시 뒷장에는 작가가 부모에게 알려주는 대화거리가 수록되어 있다. 시를 읽어주고 싶고 대화를 나누고 싶기는 하나 어떻게 하면 좋을지 막연한 부모들을 위해 질문과 답변이 수록되어 있어서 부모 자식간 깊이 있는 대화가 가능하게 만들어준다.

지금 원하지 않는 삶을 살고 있는 이유는, 앞으로 원하는 모든 것을 가지고 살아갈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쓸모없이 지나가는 시간은 없다는 멋진 사실을 아이가 깨달을 수 있다면, 아이가 보내는 하루는 차곡차곡 쌓여 역사가 만들어질 겁니다. (p. 71)

시인은 누구나 볼 수 있는 사물과 이미지에서 자신만이 느끼는 자극을 받아, 그 자극을 글로 표현하는 사람이죠. 그래서 시를 읽을 때 우리는 언제나, '이번에는 내가 시인이 되겠다.'라는 마음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그래야 자신만의 방식으로 읽고 표현할 수 있죠. (p.161)

사물의 의미는 사물이 아닌, 사물을 바라보는 사람에게서 태어난다는 것을 알려주세요. (p. 163)

책이 인간에게 미치는 중요성이야 백번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책을 무조건 읽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책을 내 것으로 체화하는 과정이 필요함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책을 읽는 행위가 숙제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가 살아감에 있어서 책이 좋은 윤활유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것을 아이 또한 알아가길 원한다. 그런 점에서 아이와의 시를 통한 대화하는 법을 알려준 <시보다 좋은 엄마의 말은 없습니다>라는 이 책이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에게 더없이 좋은 책이 되어줄 것이라 생각된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