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막내딸처럼 돌봐줘요
심선혜 지음 / 판미동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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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젊음, 엄마, 암이라는 키워드가 떠오른다.

이를 짧은 문장으로 말하자면, 삼십 대 젊은 엄마의 고군분투 암 투병일지라 해야 할지 모르겠다.

2016년 겨울에 방영된 kbs스페셜 '앎'에 대한 이야기가 그래서 더 생각이 났다.

말기 암 4기로 삶의 끝자락에 위태롭게 서있는 엄마라는 이름의 그녀들이.

눈물 콧물 쏟으며 그들의 아픔에 공감 가다가도 나조차 세상이 원망스러웠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신경 써줘야 할 것이 많을 것 같으니, 그때까지만이라도 살고 싶다 하는 작은 소망마저 거둬가는 세상이 참 안타까웠다.

'당신을 막내딸처럼 돌봐줘요'는 암을 이겨냈지만 암과의 전쟁에서 종전을 맺지 못한 젊은 엄마가 담담하게 써 내려간 일기장과 같은 느낌이다. 나는 지금 그녀의 일기장을 엿보고자 한다.

 

누구보다도 건강에 자신 있었던 저자이기에 '암'이라는 글자 앞에 철렁했을 것이다. 암이라는 건 특효약이라는 게 없다던데 미리 예측할 수 있는 것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암은 죽음과 마치 유의어처럼 묶여있는 듯해서 그 누구든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나는 저자가 담담하게 써 내려간 책을 나 역시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자 한다. 감히 그 순간의 감정을 헤아려들지 않고 싶다.

가장 좋은 건 기분이 나아질 때까지 곁에서 기다려주는 것이다. (p.78)

상대가 너무 걱정하면 주객이 바뀐다. 내가 위로받고 싶은 상황인데 상대방을 공들여 안심시키게 된다. (p. 83)

그녀의 말처럼 가만히 온기를 나눠줄 따름이다. 아픈 건 티를 내야 한다지 않던가. 글 속에서 그녀는 자신의 아픔을 감추려 하지 않는다. '혈액암으로 항암치료 중'이라는 것을 구태여 감추지 않는다. 그럴 때 보이는 이들의 눈빛에서 때론 좌절하기도 했을 것이다. 어쭙잖은 칭찬에 상처를 받았을 터. 그러나 그 말을 들은 자들 역시 나름의 최선의 위로를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객관식 문항처럼 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주관식은 그래서 어려운가 보다.

나는 내 인생을 예측하지 않고 살아 보기로 마음먹었다. 아주 좋을 거라는 기대도, 정말 최악일 거라는 걱정도 하지 않는다. 자꾸 멀리 내다보려 하지 말고 징검다리를 건널 때처럼 바로 앞만 보려 한다. 그렇게 불행을 예습하지 않고 당장 오늘 몫의 하루를 산다. (p. 37)

제목처럼 그녀는 자기 자신을 막내딸처럼 돌봐주고 있을까?

누구의 딸, 누구의 아내, 누구의 엄마로서가 아닌 순수한 자아를 찾는 그녀와 내가 되기를, 또 당신이 되기를 바란다.

나 자신을 잘 보살피고, 감정을 표출 못하는 유아기 아이처럼 나 자신의 감정을 돌봐주고 아껴가며,

암이라는 녀석에 의해 굴복당하지 않기를,

그렇게 건강을 지켜나가기를 바란다.

때론 아픔과 어깨를 나란히 걸어나가기를 바란다.

찌는듯한 무더위를 느끼는 지금도, 마스크 안에 모든 감정을 감추며 사는 현재도, 살아있기에 아름다워라.

추억할 지난날이 있음에, 그려나갈 내일이 있음에, 오늘도 기운차게 살아간다.

Bravo, My Life! :-)

 

 

※ 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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