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을 위한 심리학, 어쩌면 페미니즘에 관한 이야기

[전자책] 여자들을 위한 심리학 - 자꾸만 나를 잃어가는 것처럼 느껴질 때
반유화 지음 / 다산초당 / 2021년 4월

인간은 수많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관계 안에서 행복을 느끼며 살기도 하지만, 또 관계 안에서 상처를 입고 무너지기도 한다. 사람이기에 상처를 주고받는 것이 어쩌면 당연시되는 게 현실. 자꾸만 나를 잃어가는 것처럼 느낄 때 가만히 손을 내밀어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책 '여자들을 위한 심리학'

책 표지는 마치 여성들에게 아이스크림처럼 달콤함을 요구하는 사회를 향해 여성들의 마음을 항변한다. 

"나 자신을 돌보지 않고 상대방을 위해 하는 달콤함을, 이제는 거부하겠노라고."

가족과의 갈등이나 직장 동료, 연인, 친구와 겪는 문제, 결혼과 나이 듦, 외모에 대한 고민 등 여성의 일상과 밀접한 주제 중 열두 가지의 사례를 선별해 다뤄주고 있는 '여자들을 위한 심리학'

이 책이 나에게 더없이 좋았던 이유는 여자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는 점이었다. 여자라는 대분류 중, 2030을 지칭한다는 점도 이 책을 읽어야만 하는 동기부여가 돼주었다. 그래서일까, 이 책은 어쩌면 페미니즘에 관한 이야기일 것이다.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여성들의 문제점을 하나씩 살펴보면 그 뿌리는 페미니즘과 연관되어 있다. 성차별과 관련해 여자들을 괴롭히는 문제들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으니.

적을 알고 나를 알자 했던가. 이 책은 여성들이 온전한 나로 살아가기 위한 인생의 바이블과 같다.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갈지에 대한 이정표를 제공해 준다.

저자는 무엇보다 중요한 건 개인의 마음이 다치지 않는 범위에서 불편하고 괴로운 감정을 드러낼 수 있는 용기를 내는 거라고 한다. 자기 삶을 지키면서도 불편한 상황을 말할 수 있는 균형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워주는 고마운 심리학 책이다.

우리는 인간관계에서 때때로 오랜 기간 알아온 신뢰감으로 두터운 믿음을 지닌 사람에게 실망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에 저자는 상대를 2D(평면)가 아닌 3D(입체)로 이해하는 일, 어떤 순간의 모습을 그 사람의 전부로 인식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나의 부분과 타인이 부분이 협력했을 때 서로 대충 맞으면 그걸로 족하다는 것이다. 타인의 낯선 모습은 자신과 타인이 맞지 않을 가능성을 알리는 시그널이지, 바로 손절해야 할 시그널은 아니라는 걸 알도록 하자.

나를 알지 못하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오는 삐걱거림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간 살아온 배경도 사고도 같을 수 없을 테니. 그렇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서 상처를 더 자주 받는다. 더 잘 알고 있기에, 가족구성원이라는 한 페이지 안에서 쉬이 끊어낼 수 없음을 알기에 주는 데미지는 더없이 크다.

때때로 자신을 감정 쓰레기통으로 여기는 엄마로 인해 힘들어하는 여자, 딸바보이지만 집안일을 하지 않는 아빠에게 자꾸만 불만이 생긴다는 여자, 부모가 유독 남자형제만을 위하고 아끼는 것에 질려버린 여자.

2030여성들은 이제 자신이 스스로를 양육해야 한다. 자신의 진짜 감정과 욕구, 두려움 등을 제대로 돌아다보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거친 바람이 아닌 따뜻한 태양이 필요하다.

감정은 유예하지 않고 느끼되, 감정의 처리는 유예하세요. (P.103)

누군가에게 미워하는 마음을 품는다는 것에 죄책감을 지닐 필요는 없다. 온전히 자신의 마음을 느끼되, 어떻게 선택하는 것이 합당한 것인지의 논의는 끊임없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몸이 아픈 것처럼 마음이 아프면,

속앓이로 끙끙거리며 아파하는 것이 아니라 입 밖으로 내뱉어야 한다.

"나도 힘드노라고."

사랑한다는 말도 표현해야 상대방이 알 수 있듯이,

아픈 것도 드러내야 할 것이다.

※ 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