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왕, 무슨 일을 하지? 고양이와 왕
닉 샤랫 지음, 심연희 옮김 / 키다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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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그림책을 읽는 시기에서 동화책으로 넘어가는 시기가 있다. 동화책을 괜한 부담감에 무조건적으로 거부하는 아이들이 우리 주변에 적지 않다. 초등학교 도서관에만 가도 학습만화를 읽고 있는 아이들 무리를 보는 것이 어렵지 않다. 그림에 익숙해진 아이들이 조금 더 커서는 그림책이 아닌 만화로 빠지게 되는 것이다. 그런 아이들이 동화책으로 자연스레 넘어갈 수 있는 책이 여기 있다. 바로 영국에서 인기 있는 그림책 작가이기도 한 닉 샤랫의 '고양이와 왕' 시리즈이다.

 

마음씨 나쁜 드래곤이 불을 뿜어 대는 바람에 왕이 살고 있던 성은 지금 폐허가 되었어요. 지금은 성 같은 집이라고 불리는 37번지에 고양이와 살고 있답니다. 원래 고양이는 돈세기를 잘하지 못하는 왕을 대신한 왕실 금고 담당이었어요. 지금도 여전히 그 사실은 변하지 않았지요.

 

어느 날 고양이는 금고안에 돈이 2주도 되지 않아 떨어질 것을 알고는 고민에 잠기게 돼요.

그러다 신문 안의 구인광고를 보고는 둘의 고민이 시작된답니다.

 

"내가 직업을 구하면 우리는 곧 돈을 많이 벌게 될 것이니라! , 왕이 하기에 딱 좋은 직업이 무엇이 있을까?"

 

충직한 고양이는 노트북을 가져와서는 전하께서 특별히 잘하시는 일을 적으며 어떤 일이 적합할지를 생각하죠.

 

가장 먼저, 기차역 안내 방송 담당자

 

고양이는 왕이 연설을 아주 잘했기 때문에 기차역 안내 방송도 잘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렇지만 일 시작한 첫날 해고!

 

그다음으로는 백화점 판매원

고양이는 리본 자르기를 잘하는 왕이 바느질 도구를 파는 곳에서 일하면 좋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그렇지만 이 역시 예상과는 달리 사고를 치며 해고!!

 

그다음으로는 박물관 안내원

방문객이 입장료를 내면 스티커를 붙여주는 일인데, 고양이는 왕이 메달 수여를 아주 잘했기에 이 일이 제격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렇지만 이 역시 해고!!!

 

마지막으로 호텔의 문지기에 도전하기로 해요.

가장 화려한 호텔이기도 했고 호텔 현관으로 이어지는 계단에 깔린 빨간 카펫이 깔려있는 곳이죠. 고양이는 빨간 카펫이 깔린 곳에서 일하면 왕의 마음이 편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번에는 일이 잘 풀리려는 징조인지 호텔 지배인은 호텔 벨보이 일을 고양이에게 맡겼답니다.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어 보여요. 왕에게 딱 맞는 일을 찾아낸 것처럼 보이죠. 손님들에게 문 열어주기도, 택시를 타는 것을 도와주고 뒷좌석의 문을 닫아주는 것까지 척척해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이지 손님들 얼굴이 찌푸러져 있네요.

이 역시 해고, 해고!!!(무슨 이유로 해고를 당하게 되었는지는 책을 통해 살펴보도록 해요)

 

 

*책을 읽고나서_ 

왕에게 직업을 갖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을까요? 세상에는 쉬운 일이 없어 보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성을 불태웠던 드래곤이 지금 왕과 고양이가 살고 있는 37번지 집까지 나타나고 말았네요.

고양이와 왕은 왕실 금고를 채울 수 있을까요?

 

또 드래곤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요?

 

지금 살고 있는 이 집마저 배고픈 드래곤이 불태워버린다면...?

 

드래곤으로 인해 성이 불타고 아무것도 남겨진 것이 없는 왕이라기엔 세상 천진난만한 모습이다. 책을 읽고 나서 왕처럼 아무런 근심 없이 현 상황을 직시하고, 옆에는 믿고 의지할 고양이 같은 친구 한 명 있다면 다시 일어날 힘을 얻을 수 있을 것만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 앞에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지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침착해지도록 하자. 그리고 다시 시작할 힘을 얻도록 하자.

 

더불어 고양이와 왕 이야기를 읽고 조금 더 확장해서 '우리 집 옆에 대통령이 산다면?'하고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다. 아이는 대통령을 보좌하는 주변 인물 없이 오롯이 대통령과 그의 고양이가 단둘이 사는 모습을 보게 되면 굉장히 친근한 마음이 들것만 같다고 한다.

 

이렇듯 고양이와 왕 시리즈는 그림과 이야기의 적절한 조화로 술술 읽히는 재미있는 동화책이다. 그림책에서 동화책으로 넘어가는 9세 정도의 초등학교 저학년 친구들이 이 책을 통해 동화책의 매력속에 자연스럽게 퐁당하고 빠질 수 있기를 바란다.

 

 

*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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