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사춘기 사계절 동시집 19
박혜선 지음, 백두리 그림 / 사계절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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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노래하며 지내던 나의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외로움이 켜켜이 쌓인 마음이 내 손끝에서 춤을 추듯 피어오른다.

조금은 가벼워진 마음으로 또다시 모든 것을 마주하며 섰다.

 

시를 노래하며 살고싶었던 내 어린 날의 꿈들이

꽃이 채 피어나기도 전에 시들어 흔적없이 사라졌다.

그렇게 나는 어른이 되었고,

그렇게 나는 엄마가 되었다.

 

동시집을 읽으면 유년시절의 순수한 마음이

다 커 버린 내 몸에 가만히 와 닿는다.

    

'바람의 사춘기'라는 제목에서도 느낄 수 있듯

수록되어 있는 49편의 시들은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는 청소년들은 물론이고, 그보다 어린 친구들의 마음 또한 대변해준다.

 

나에게 사과하기시에서는

친구와 다투고 나서, 또는 동생과 다투고 나서

으레 어른들은 '미안해라고 사과해'라는 말을 하곤한다.

쥐어짜듯 '미안해'라며 힘겹게 내뱉고나서는

오히려 홀가분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실상 우리들은 자기 자신에게 '미안해'라는 말에 더 인색한 듯 하다.

아이의 마음을 옮겨놓은 듯한 이 시 '책상 서랍'

어제도 자기 할일 하지 않고 동생이라 노는데 치중한 아이에게

'방에 들어가서 문제집 풀어야지.'라며 말했다.

그러면서 '언제까지 말해줘야 풀을래. 어차피 해야할 거 스스로 하면 안 돼?'라며 아이를 다그쳤다.

 

잘 되라고 하는 내말은 아이에게 충언이 아닌 잔소리가 되어 귀에 닿은 듯 하다.

그런 아이의 마음이 저렇지 않았을까 싶어

시를 읽다가 웃음이 나온다.

 

식물

게으름을 모른다.

 

봄기운이 완연한 오늘, 게으름을 모르는 부지런쟁이 식물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스타일대로 하루를 살아가고 있더라.

 

다시금 내 안에 있는 순수한 마음을 재가동 시킬 때.

오늘 만난 이 동시집이 나에게 마음에 쌓아두지말고 풀어버리라고 말을 해주는 듯 하다.

자신의 내면에 있는 것들을 말로 하기 어려울 때 동시를 통해서 풀어내면 어떨까한다.

그렇게 시를 노래하며 살 수만 있다면.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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