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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의 대화법 - 성교육 전문가 손경이 박사의 관계교육 51가지
손경이 지음 / 길벗 / 2021년 3월
평점 :
내가 자라나던 시대엔 성교육 전문가라 하면 구성애 아줌마가 단연 떠오른다. 그리고 요즘 성교육 전문가라 하면 손경이 박사가 떠오른다. 내가 그녀를 만나게 된 건 tvN 어쩌다 어른이라는 프로그램에서였다. 성숙한 성 인식을 가르치는 엄마답게 그녀의 아들 역시 어린 시절부터 성 감수성이 풍부한 아이로 자라났음을 일화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아들이 초등학생 시절 같은 반 여자아이가 첫 생리를 하게 된 것을 알고 편지를 써서 건네주었다고 한다.
너의 첫 생리를 축하해. 보건실에 가면 보건선생님이 도와주실 거야. 만약 피가 묻었다면 내 남방을 빌려줄게.
나 역시 초등학교 시절 그와 비슷한 경험이 있었는데, 그런 멋진 남자아이는 내 주변에 아쉽게도 없었다. 그리고 그런 아들의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나 역시도 우리 아이를 자신의 성뿐만이 아닌 여성의 성을 존중할 수 있는 남자아이로, 따뜻한 성 감수성을 지닌 아이로 키워보고 싶다고. 그렇게 손경이 박사는 엄마로서의 나의 롤모델이 되었다.

한 사람이 입으로 내는 소리는 듣는 사람에 따라 '말'이 되기도 하고 '소음'이 되기도 한다. 아이에게 소리를 높일 때 높이더라도, 아이와 말싸움을 할 때 하더라도 그것이 대화의 연장선이 되어야 한다. 싸울 때는 싸우되, 잘 싸워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서로의 마음에 상처만 남긴 소모적인 싸움이 아닌 서로에게 득이 될 수 있는 싸움이 될 수 있을까?
아이와 어릴 때부터 꾸준히 대화를 통해 관계를 다져 놓아야 성에 관한 대화도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다. 평소 꾸준히 속 깊은 대화를 나누는 엄마여야 아이와 속 깊은 공부 이야기가 가능하다. 대화의 최우선 목적은 언제나 관계 그 자체여야 한다.
모든 인간관계의 핵심은 대화이기에, 엄마와 아들 사이의 해답도 대화일 수밖에 없다. 아들이 자신과 다른 존재로 느껴져 막막한 기분이 들수록, 아들 육아의 롤모델이 부족해 방향을 잡을 수 없어 혼란스러울수록 마음을 열고 아들과 대화를 시작해야만 한다.
관계대화의 5단계
모든 인간관계는 친밀도에 따라 단계를 구분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단계는 뜀뛰기처럼 단계를 휙 넘어가는 것이 아닌,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간다.
0단계, 말이 오가지 않는 관계 - 친분이 없는 단계로 한마디로 말해 남남
1단계, 말이 트는 단계 - 이제 막 친분을 쌓는 단계로 '남'이 '아는 사람'으로 바뀌고 최소한의 대화가 오가는 단계
2단계, 밥을 같이 먹는 단계 - 친분이 있는 지인이 되는 단계로 밥을 매개로 대화의 장을 넓혀가는 단계
3단계, 취미를 공유하는 단계 - 지인을 넘어 '친구'가 되는 단계로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며 더 많은 대화를 나누는 단계
4단계, 고민을 나누는 단계 - 고민을 털어놓을 정도로 그냥 친구를 넘어 '절친'이 되는 단계
5단계, 성을 이야기하는 단계 - 가장 내밀한 부분일 수 있는 성을 털어놓을 정도로 '최고 절친'이 되는 단계
아들과 대화를 잘하려면 '듣기'가 '말하기'만큼이나 큰 역할을 차지한다는 사실을 인지하자. 아들의 말을 잘 듣지 않으면서 일방적으로 하는 말은 대화가 아닌 잔소리일 따름이다. 잘 듣는다는 것은 단순히 아이의 말에만 집중하라는 것이 아닌, 때때로 아이의 비언적 표현에 주목하라는 것이다. 비언어란 그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담은 표정이나 몸짓, 손짓 등을 가리킨다. 아이의 진짜 속마음은 말보다 비언어에 더 자주 담기기 마련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궁금해하고 조언을 얻고자 하는 내용이, 하나의 성숙한 아들을 키워낸 엄마의 시선으로 담긴 책이다. 아들과 일상 대화는 물론이고 성토크까지 서스럼없이 하는 그들을 두고 '51세기형 엄마와 아들'이라는 부른다고 한다. '아들과의 대화법'에서는 51세기형 엄마가 들려주는 관계 교육 51가지가 담기 알짜배기 책이다. 앞서 언급한 내용 외에도 유아기 아들과의 상황별 대화법, 초등학생 아들과의 상황별 대화법이 실려있다. 아들과의 대화가 막막하셨던 분들이나, 지금처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으신 분들이 꼭 보시길 바라는 바이다.
*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