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예술 토머슨
아카세가와 겐페이 지음, 서하나 옮김 / 안그라픽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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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한 것을 유용한 것으로 변모시키는 시선이 엉뚱하고 사랑스럽다. 이 책을 읽으면 틀림없이 절로 킥킥거리는 웃음이 새어나올 것이다.

제목만 보아서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지 짐작이 잘 가지 않는데, ‘초예술 토머슨’이라는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나면 제목이 조금 너무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초예술 토머슨’은 저자가 이름 붙인 것으로, 쓸모는 없지만 길에서 흔히 보이는 구조물 자체를 ‘초예술’, 그리고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높은 연봉을 주고 데려왔지만 헛스윙으로 벤치에 앉아있는 야구 선수로 쓸모가 없는(…) ‘토머슨’ 이 두 가지를 합하여 만든 말이다. 조금 너무한 작명이지만 그냥 지나치고말 수 있는 구조물에 이름을 붙이고 진지하게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저 읽으면 웃을 수밖에 없게 된다. 토머슨이라는 말을 미리 알았더라면 내가 본 기묘한 구조물들에 이름을 붙이고 반가워할 수 있었을 텐데,하는 생각도 들기도 한다. 저자는 토머슨을 직접 찍기도 하고 제보 받기도 해 이 책에서 소개한다. 그리고 사진을 해부하기 시작한다. 이 토머슨은 어떻게 발생하게 되었으며 어떤 용도로 쓰였을지, 그리고 토머슨으로서의 가치가 있는지 등을 파헤친다. 이 또한 쓸모없어보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충분히 유용한 행위이다.

주변을 관찰하기 위해선 느릿느릿한 발걸음과 순간을 포착할 수 있는 집중력과 집요함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런 노상관찰행위를 하기 위해서는 시간적 여유가 필수적이다. 바쁜 현대 사회에서 주변을 관찰할 수 있는 심적 여유가 얼마나 있을까. 이 책을 읽고나니 시간을 내어서라도 매일 다니는 길을, 또는 새로운 길을 걸으며 주변을 관찰하고 싶어졌다. 물건과 사람의 쓸모를 찾기 바쁜 현대 사회에서 한숨 돌릴 여유를 갖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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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고 오는 길에 글을 썼습니다
김중혁 지음 / 안온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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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그다지 즐겨보지 않는 사람이지만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읽는 행위는 퍽 신선하고 즐거웠다. 잘 알지 못하지만 아는 영화가 나오면 반갑고 모르는 영화가 나오면 새로웠다. 이 책은 영화를 보는 기쁨을, 그리고 그 기쁨을 온전하게 누릴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특정 장르보다는 영화 그 자체를 좋아하는 마음이 드러나면서도 영화를 보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메모하고 살을 붙이며 본 영화를 내것으로 만드는 과정을 친절하게 알려준다. 그리고 그 과정이 담긴 77개의 토막은 영화를 따라보고 싶게 만들고 영화를 보고 메모하는 일을 하고 싶게 만들었다. 영화 속 인물의 그 표정은 뭐였을까, 그 숨소리는 어떤 감정이 담겨 있었을까, 이런 사소한 질문을 메모했다가 다시 꺼내 상상해본다면 감정의 폭은 더 넓어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도 확장될 것이라고 말해준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될 것이다. 메모란 그런 것이다. 단순히 글자를 기록할 뿐인 것 같지만 그런 작은 행위가 모여 다른 세계를 이어주는 징검다리가 되어주는 것. 이 책에 나오는 영화를 어딘가에 메모해두었다가 그 영화들을 하나씩 보고 또 메모하고, 다시 또 이 책을 펼쳐보며 김중혁 작가와 생각을 공유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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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이드 게임 타이포그래피 - 픽셀 폰트 디자인의 예술
오마가리 토시 지음, 박희원 옮김, 무로가 기요노리 서문 / 안그라픽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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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이드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흥미로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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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
다카세 준코 지음, 허하나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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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목욕을 하지 않는다.’ 소설의 첫 문장은 강렬하다. 노래에서 도입부가 중요하듯 소설도 첫 문장이 중요하다. 이 문장은 순식간에 읽는 이를 책속으로 이끌어 목욕하지 않는 남편을 둔 아내로 만든다. 생생한 표현력 덕에 장면이 영화처럼 눈앞에 그려지는 것은 물론, 씻지 않는 남편의 악취마저 느껴지는 듯했다.

이쓰미가 어린 시절 키우던 물고기 이야기가 나오는 시점부터, 아니 처음부터 이야기의 결말은 충분히 짐작 가능했다. 그럼에도 뒷 이야기를 궁금해하며 어떻게 이 이야기가 맺어질지 마음 졸이며 읽어나가게 된다. 이쓰미는 씻지 않는 남편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만 크게 바꾸려 하지 않고 남편 겐시가 원하는대로 하게 둔다. 하지만 그가 진정 원했던 게 그를 내버려두는 일이었을까. 이쓰미의 미온적 태도가 둘 사이의 좁은 균열을 더 깊게 만든 건 아니었을까. 이쓰미는 같은 건물에 사는 사람을 ’이웃‘이라 칭하지 않으며 주변 사람들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도쿄 사람들을 삭막하다고 여겼다. 하지만 본인이 정작 가장 가까이 사는 남편을 방관하고 있었다. 이쓰미가 어린 시절 키우던 물고기 다이후짱을 방관한 것처럼. 이 소설의 원제는 <水たまりで息をする>, 물 웅덩이에서 숨을 쉰다는 뜻이다. 소독약 냄새가 나지 않는 물 웅덩이가 겐시가 진정 숨을 쉴 수 있는 곳이었을지, 소설의 끝부분을 곱씹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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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66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민음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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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덤함이 주는 강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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