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의 시간 - 제26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김유원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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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의 시간은 이번 해 한겨레 문학상을 받은 작품으로 야구를 통한 승부의 의미를 조명하고 있다. 이 책의 특이한 점은 승리의 의미보다 지는 것의 의미를 조명한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재능을 타고난 것은 아니며 그러므로 승리는 누군가의 패배가 된다. 서로 최선을 다할수록 이 법칙은 처절하게 선명해진다.

​승리감에 도취될 때 기억해야한다. 모든 승리에는 패배자가 있으며 패배자의 삶에도 최선이 있다는 것을. 또한 우리는 다음 경기에서 언제든 질 수 있음을.

그치만 모든 경기에 승패가 있다고 해서, 그게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필요는 없다. 즐거움을 위해 경기 할 수도 있으며 누군가에겐 경기라는 무대 자체가 꿈이 될 수도 있다. 승패가 결과가 되기 시작한 후 마치 승패가 가장 중요한 것처럼 취급되기 시작했다. 경기에는 수많은 감정이 오가는 것도 잊은 상태로 말이다.

그렇게 모든 삶의 경기가 결국 경마장과 같은 기록이 전부인 운동장이 될 때, 잠시 멈추는 법을 알아야한다. 그 멈추는 법도 배워야 한다. 달리는 법을 배울 때 잘 멈추는 법도 배워야 한다는 건 어쩌면 당연한 사실이지만 아무도 언급하지 않기에, 멈춘 사람은 낙오자가 된다. 이상한 사람이 되며 결국 포기한 것이라고, 결국 진 것이라고 기억된다.

나를 둘러싼 시선이 어떻게 되든 우리는 마음 속 패배에 대한 공포와 조우해야 한다. 그 공포의 손을 잡고 지는 것의 의미에 대해 얘기해야 한다. 우리는 이기는 동시에 늘 지고 있기 때문이다. 늘 지고 있는 것으로 이기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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