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위한 내 일 - 일 잘하는 여성들은 어떻게 내 직업을 발견했을까?
이다혜 지음 / 창비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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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이 없는 세상이 상상가지 않는다. 모두가 일을 하고, 모두가 적성이 있다. 허나 여성에게만큼은 이 상상과 실행이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존재해온 것이 아니다. 누군가의 투쟁으로 개척된 길들이다. 그 투쟁의 역사는 강력하기도 하고, 조용하기도 하고, 실패로 끝난 적도 있으며, 꾸준하다.

이다혜 기자님을 처음 알게 된 것 팟케스트를 통해서였다.그간 기자라는 직업에 대해 가진 생각이 많이 바뀐 포인트였다. 일단 기본적으로 기자라는 직업은 어디에선가 할당받은 글과 가쉽을 쓰는 사람인줄로만 알았는데... 이들은 세상에 존재하는 소설을 전하는 사람들이었다. 소설같은 현실을 취재하고 쓰는 사람들이었다. 취재의 관점을 놓치고 있던 나에게 이다혜 기자님의 걸음들은 새로운 소식을 들려주는 고마운 움직임이다.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 중 하나는 인터뷰어의 역할과 글쓰기다. 물론 각자의 이야기를 나누어준 멋진 여성 워커들에게도 감사해하며 읽었지만 말이다. 인터뷰어의 질문과 시선에 따라 이야기가 흘러가고, 분위기가 잡힌다. 마치 악보는 있지만 어떨게 연주될지는 지휘자가 정하는 것처럼. 하나의 삶을 살아온 사람이라고 이 책 안에선 또다른 이야기를 펼치고 있는듯하다.

가장 인생깊게 읽은 부분은 윤가은 감독님의 인터뷰 내용이다. 감독님의 작품을 좋아하는 것도 그치만 감독이 가지고 있어야한다고 여겨지는 덕목에 대한 언급이 흥미로웠다. 역시나 내가 가진 생각은 너무 고루했던 것이었다. 강압적이고 압도되는 리더쉽이 아닌 다른 영역에서 이끄는 힘을 가져다 쓰는 감독님의 방식이 있었기에, 내가 보았던 찬란한 장면들이 있을 수 있었단 것이 단번에 이해되었다. 그래서 이 영화들이 특별했구나. 그래서 새로웠구나. 싶어 위로받았다.

나에겐 아직 내 일이 없다. 그런데 그건 내가 능력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가진 직업에 대한 생각이 딱딱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 길의 다양성을 넓히기 위해 오늘도 걷고 있는 수많은 여성들에게 존경을 보낸다.

※창비에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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