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 끌려서, 그리고 표지에 끌려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분홍빛 표지에 빨강머리 소녀가 파란눈을 동그랗게 뜨고 웃고 있다.
나는 덜이 지난후부터 23살초까지 할머니와 함께 살았다.
명절에 만나는 시골에 계신 할머니가 아니었기에
할머니와 정이 깊다.
그래서 이 책에 더 끌렸는지도 모른다.
두께가 좀 있는 책이다.고등학교때 보던 수학정석의 두께와 비슷.
어려운 이야기는 아니다.
자세하다.
사물묘사도 감정 묘사도 자세하다.
글만으로도 어떤지 그림이 그려지는 것 같았다.
테러리스트 같은 할머니와 우라지게 짜증나는
소녀를 데리고 컴백하다.
동화처럼 잔잔함이 있으나. 결코 아름다운 구성의 동화는 아닌듯하다.
성인을 위한 동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어린 시절을 생각할 수 있고, 천재 소녀의 7살 이야기로 요즘 아이들은 어떨까 생각도 해 볼 수 있다.
할머니와 주인공 여자아이 엘사의 이야기로 내용이 전개 될 것으로 생각했으나
아니었다.
할머니와의 추억은 길지 않다.
할머니가 병에 걸려 죽게 되면서 남겨진 편지한통.
그 편지 한통으로 이야기를 풀어주가고 여러가지 놀라운 일들이 벌어진다.
그 일을 통해서 엘사는 할머니에 대해서 깊이 알아가게 된다.
괴짜같은 할머니가 참 정의롭고 따뜻한 사람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할머니가 가장 사랑했던 사람은 바로 주인공 엘사이다.
엘사는 7살인데, 생각하는 능력은 20살인듯 하다.
아주 머리가 좋다.
눈치도 빠르고 상황 판단력도 빠르다.
재혼을 하고 임신한 엄마의 생각을 다 읽어내니까.
그리고 학교폭력의 희생자이기도하다.
할머니의 편지 한통으로 놀라운 일들을 겪게 되면서 엘사는 더이상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지 않으며, 따돌림 당할듯한 이들의 친구가 되어주는 정의로운 아이가 된다.
이야기를 전개하기에 앞서 아파트 입주민을 소개한다.
등장인물의 간력한 소개와 아파트 구조를 보여준다.
몇층 어디에 사는지 그림으로 보여준것~~
참으로 신선했다.
글보다 그림이 이해가 빠르다는 것을 다시 한번 알게 한 부분이다.
할머니가 엘사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수 있은 부분이다.
미자막에 더 정확히 알 수 있다.
이런게 소설의 묘미인가?
엘사의 이름을 조합한 자물쇠!!
자물쇠 비밀번호는 소중한 사람의 생일로 하는 경우도 있는데 엘사의 이름이었구나.
프레드릭 배크만 이라는 작가의 책을 처음 읽어 보았다.
7살아이의 시선에서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고.
그 아이가 할머니의 생애를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상상의 나라로 갈 수 도 있다.
작가는 정말 천재인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세상의 모든 일곱살짜리에게는 슈퍼히어로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엘사의 슈퍼 히어로 할머니가 있었기에
엘사는 학교에서의 힘든시간. 엄마와의 갈등의 시간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우리 할머니가 생각났다.
동네 아이들은 우리 할머니를 아주 무서워했다.
내 또래아이들은 대부분 막내였는데, 나는 맏이였다.
나보다 나이 많은 아이들이 나를 괴롭히면 할머니가 한마디 하셨고, 그러면 아이들은 사라졌다.
그 아이들에는 언니 오빠가 있었다.
나는 언니 오빠는 없었지만 할머니가 있었다.
일일 학습지 밀렸는데 놀러는 나가고 싶고, 엄마한테 혼날것 같으면
할머니가 나를 탈출 시켜주시기도 했었다.
나는 키가 큰 편이다.
오똑한 코는 할머니를 닮지 못했지만, 큰 키는 할머니를 닮았다.
모내기 할때 힘 없는 사람줄에 대신 심어주셨다고 동네 할머니들에게 이야기를 들었다.
힘 없는 사람들 도와주신 우리 할머니.
그런 마음을 내가 조금은 닮은것 같아 좋다.
일곱살 엘사가 할머니의 장례식을 치루고, 편지 한통으로 알개 된
할머니의 이야기가 따뜻해서 마음이 좋다.
그래서 동화인듯도 하다.
일곱살이 아닌 서른여섯의 나에게도 슈퍼히어로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