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현듯 살아야겠다고 중얼거렸다 - 이외수의 한 문장으로 버티는 하루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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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작가님의 신작,

에세이 <불현듯 살아야겠다고 중얼거렸다>를 읽었습니다

이외수 작가님의 솔직하면서도 연륜에서 나오는 깊은 인사이트가 담긴 글이

정태련 화백님의 그림과 함께 어우러져 나온 에세이집입니다.

이외수 작가님은 우리나라에서 엄청나게 유명한 작가님이시잖아요?

그런데 저는 지금까지 이외수작가님의 책을 읽어본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소설류는 제가 좋아하지 않아서 관심을 갖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외수 작가님 자체는 워낙 유명하신 분이고 관련 기사나 이슈거리가 많아서 작가님에 대해서는 들어본적이 있습니다.

이번에 이외수 작가님의 작품을 읽어보니

왜 사람들이 작가님의 작품들을 좋아하고, 지금까지 작품활동을 하시는지에 대한 작가님의 철학을 조금 알게되었습니다.

정태련 화백님은 이미 이외수작가님과 여러작품을 함께하며 호흡을 맞춘 작가님이신것 같았어요.

처음에는 정태련 화백님의 작품들이 생선, 꽃게, 무, 이런 그림들이 책에 나와있어서 이제 뭐지? 하는 생각이 살짝 들었습니다.

그러나 정태련 화백님의 사실적이면서도 따뜻한 색감의 그림 덕분인지

이외수 작가님의 글이 더 현실적이고 사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많이, 자주 나오는 단어를 꼽자면 존버 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이 단어는 제가 좋아하는 단어이기도 하고, 제가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을 나타내는 단어이기도 하는데요,

요즘 들어 내가 살아온 과거들을 돌이켜보면, 그 당시 최악이라 여기고 나를 우울하게 만들었던 일들이 오로지 나에게 나쁘게만 영향을 미치진 않았어요. 오히려 그런 결핍과 고난들이 있어서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게 한 것 같습니다. 뒤돌아 보니 그렇더라고요. 그때는 몰랐지만, 돌이켜보니 그렇습니다. 결국 존버가 답인것 같아요

 

이외수 작가님에게도 마찬가지인 것 같았어요

언제까지 존버마인드로 살아야하나 싶었는데, 작가님을 보니 죽을때까지 인것 같네요 ㅎㅎ

70세가 넘은 나이가 많은 작가님임에도 젊은 사람들과 여전히 공감할 수 있는 살아있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 정도 되면 그때까지 쌓아 올라온 경험과 생각으로 머리가 굳어지기 쉬운데, 이외수 작가님은 종잡을 수 없는 톡톡 튀는 매력을 보여 주시는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작가로 살고 계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러면서 동시에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다 보니 힘이 드실 것 같다는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그런것들로 힘들어 하시는 내용이 이 에세이 작품에 많이 들어있었거든요. 아무리 나이가 많고 유명한 사람들이더라도 불특정한 다수의 비판에는 누구나 힘든거죠.

나이도 많으신데, 부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오래도록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14 하나님께서 얼마나 좋은 일들을 내게 주시려고 연속 개떡 같은 일들만 던져 주시나, 습관처럼 존버 하나로 이를 악물고 덮쳐드는 악재들을 버티는 수밖에 없었다.

18 그놈의 착한 심성이, 때로는 마음 어딘가에 악습의 곰팡이를 은밀하게 배양하는 부작용도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 착하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들에게 모진 말을 하지 못하고 부당한 일을 당해도 그냥 넘어가는 사람들. 나는 그런 사람들을 착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이 부당한 일을 당했음에도 단순히 다른 사람들에게 모진 말을 하지 못해 그냥 넘어가는 사람들은 모자란 사람들이고, 자신을 위하지 못하는 사람일 뿐이다. 한편 다른 사람의 잘못을 질책하거나 벌주지 않고 덮어주면서 쉽게 넘어가는 사람들. 나는 그 사람들이 자신을 희생하면서도 다른 사람을 망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내가 아끼고 위하는 사람들이 잘못을 한 경우, 말을 해주고 바로잡아 주어야 그 사람이 또 나쁜 길로 가지 않게 할 수 있다. 잘못을 덮어주거나 넘어가게 되면 그 사람에게 다시 그길로 가라고 내버려 두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니 그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고, 그것은 착한 것이 아니다. 애정이 있어야 다른 사람이 듣기 싫어하는 모진 말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애정이 없으면 그런 일을 애써 할 필요가 없다.

29 기다리는 일은 사랑하는 일보다 힘들다는 말이 있다. 그건 사실이다. 하지만 생각이 날 때마다 모진 마음으로 떨쳐 버리면 처절한 아픔도 차츰 무디어지기 마련이다. 이래도 한 세상 저래도 한 세상. 잠깐 머물다 가는 인생인데, 봄이 오건 안 오건 나대로 즐겁게 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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